백신 특허 푼다는 美..독일 반발할때, 되레 중·러는 환영

2021. 5. 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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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백신 생산에 심각한 영향 줄 것"
푸틴 "특허 포기하자는 접근 분명히 지지"
"WTO 차기 회의 열릴 11월이 현실적 목표"
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면제하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는 반대 의사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지재권)을 면제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유럽이 술렁였다. 독일은 반대 입장을 내고 오히려 러시아는 찬성하는 등, 각국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이를 합의하는 데만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 백신의 지재권을 중단하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제안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강하게 반대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신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였다.
메르켈 총리는 현재 백신 공급이 잘 안 되는 이유도 특허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생산 능력과 높은 품질 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지식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혁신의 원천"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보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화이자와 함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만든 회사가 독일의 바이오엔텍이다. 이 회사 역시 지재권 면제에 대해 이날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와 관련한 논의에 "기꺼이 임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에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유럽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규모로 백신을 수출하는 민주주의 지역"이라는 것이다. 결국 자국민을 위해서만 백신을 쌓아두고 있는 미국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미국의 제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금 코로나19는 응급 상황"이라며 "러시아는 의심의 여지 없이 이런 (미국의) 접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모습이다. FT는 "효과적이고 공평한 합의에 이르기 위해 WTO 체제에서모든 당사자와 건설적인 논의를 하길 기대한다"는 중국 외교부의 입장을 전했다.
이처럼 각 나라의 의견이 분분하자, 로이터는 WTO에서 일부 회원국의 반대를 극복하고 합의를 이루기까지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 백악관에서 통상 관련 업무를 했던 클레트 윌럼스는 지금 WTO에 코로나19의 백신 지재권을 면제자는 제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있지도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어쩌면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릴 다음 WTO 각료회의까지 논의를 마치는 게 현실적일 수 있다고도 했다.
그렇게 되면 그사이 제약업체들은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고, 특허를 포기하라는 압박도 줄어들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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