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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탄소중립 위해 원전 수명 연장..日, 우크라이나도 수명 연장, 韓 2025년까지 4기 멈춰서

입력 2021. 05. 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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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40년 넘은 원전 3기 재가동, 체르노빌 우크라이나도 50년까지 연장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가 다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原電)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에선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처음으로 설계 수명 40년이 넘은 원전 3기가 재가동할 예정이다. 일본 후쿠이현은 최근 간사이전력이 운영하는 다카하마 원전 1·2호기와 미하마 원전 3호기 등 원전 3기 재가동에 동의했다. 이로써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 중단됐던 원전 3기가 10여년 만에 다시 가동하게 됐다. 이 원전들은 모두 1974~1976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전으로 영구정지된 고리 원전 1호기와 월성 1호기보다 오래된 원전들이다.

◇세계는 탄소 중립 위해 원전 수명 연장···美·스위스 1969년 가동한 원전도 가동 중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모든 원전의 가동을 전면 중단, 원전 ‘제로(0)’를 선언하며 세계적으로 탈원전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전력 부족과 폭등하는 전기료 부담에다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원전 가동을 다시 늘리고 있다.

전 세계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1기 건설에 5조원 이상 필요한 신규 원전 건설보다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94기 원전을 운영 중인 미국은 1969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뉴욕주 나인 마일 포인트 1호기를 가동 중이다. 미국은 펜실베이니아주 피치 보텀 원전 2·3호기. 플로리다 터키포인트 원전 3·4호기의 수명을 기존 60년에서 80년으로 연장했다.

/조선일보 DB 80년까지 수명이 연장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치 보텀 원전. 지난 1974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 원전은 2054년까지 가동될 예정이다.

미국은 전체 원전 94기 가운데 88기가 60년 운영 허가를 받았다. 이 가운데 피치 보텀 원전 등 4기는 80년 연장 허가를 이미 받았고, 추가로 6기는 80년까지 수명 연장을 검토 중이다. 현재 40년이 넘은 원전은 47기로 절반에 해당한다. 미국 전체 원전의 평균 가동 연수는 40.5년이다.

1984년 탈원전 공론화를 시작해 33년 동안 다섯 차례 국민투표를 거쳐 2017년 5월 탈원전을 결정한 스위스도 1969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베즈나우 원전 1호기를 가동 중이다.

◇체르노빌 참사 겪은 우크라이나도 원전 수명 연장

세계 최악의 원전 참사인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경험한 우크라이나도 원전 수명을 기존 30년에서 60년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15기의 원전을 운영 중인 우크라이나는 이미 12기의 설계 수명을 20년 연장한 바 있다. 기존 30년에서 20년을 연장한 데 이어 10년 추가 연장을 추진 중인 것이다. 우크라이나 원자력공사는 60년이 지난 후에는 신규 원전 건설과 수명 연장의 경제성·안전성 등을 비교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까지 원전 5기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했던 스페인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지난 3월 설계 수명이 종료되는 코프렌테스 원전의 운영허가 갱신을 승인, 오는 2030년 11월 30일까지 수명을 연장했다. 스페인은 원전 설계 수명을 40년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주기적 안전성 평가를 토대로 10년 단위로 운영 허가 갱신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실제로는 40년 이상 계속 운전이 가능한 셈이다. 코프렌테스 원전은 2019년 스페인 정부가 2027년부터 2035년까지 단계적 원전 폐쇄 계획을 발표한 이후 4번째로 수명 연장을 승인한 원전이다.

◇거꾸로 가는 한국···2025년까지 4기 줄줄이 가동 중단

/조선일보DB 영구정지된 고리 원전 1호기

이들뿐 아니라 원전 종주국인 영국과 세계 2위의 원전 대국인 프랑스, 루마니아, 체코, 폴란드, 불가리아 등도 원전 수명 연장이나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 중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 같은 세계적 흐름과는 역행하고 있다. 이미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뿐 아니라 앞으로 2025년까지 원전 4기가 줄줄이 멈춰설 예정이다. 고리 2호기는 2023년 4월 8일, 고리 3호기는 2024년 9월 28일, 고리 4호기는 2025년 8월 6일, 한빛 1호기는 2025년 12월 22일 설계 수명이 만료된다.

그러나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고집하고 있어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들 원전에 대한 설계 수명 연장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계속 운전(수명 연장)을 하려면, 설계 수명 만료일 2~5년 전까지 주기적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그 기한이 지난 4월 8일이었다. 그러나 한수원은 주기적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원안법이 계속 운전과 관련해 설계 수명 만료 2~5년 전까지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규정한 것은 안전성 평가·심의에 수 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앞서 월성 1호기의 경우 안전성 평가 보고서 작성에서 최종 계속 운전 승인까지는 7년여가 걸렸다.

한수원이 수명 연장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리 2호기 등은 곧 멈춰서거나 수명이 연장되더라도 몇 년 가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고리 2호기의 최근 10년간 평균 이용률은 78.6%에 달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원전은 주기적으로 수리·보수를 통해 안전성만 확보하면 60~8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며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멀쩡한 원전도 멈춰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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