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 대상 가난 아닌 父"..이재명, 어버이날 사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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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극복해야 할 대상은 가난이 아니라 아버지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그래서 더 모질게 하셨다. 저의 10대는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며 필사적으로 좌충우돌하던 날들이었다"며 "돌아보면 제가 극복해야 할 대상은 가난이 아니라 아버지였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일은 참 품이 많이 드는 일로 그 강렬한 원망이 저를 단련시키기도 했지만 때로는 마음의 어둠도 만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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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제가 극복해야 할 대상은 가난이 아니라 아버지였는지도 모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제 49회 어버이날을 맞아 부친과 추억을 회상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원망했던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어김없이 제 고향 안동에는 진달래와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며 “따스한 햇볕과 산이 내뿜는 서늘한 공기, 고요히 부는 산들바람에 어쩔 수 없는 촌놈은 어릴 적 뛰놀던 시골 풍경이 살갑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그는 “부모님을 한 명의 인간으로 연민하게 될 때 조금은 철이 든 것이라고 한다”며 “공부 좀 해보겠다는 제 기를 그토록 꺾었던 아버지이지만 사실은 학비 때문에 대학을 중퇴한 청년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더 모질게 하셨다. 저의 10대는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며 필사적으로 좌충우돌하던 날들이었다”며 “돌아보면 제가 극복해야 할 대상은 가난이 아니라 아버지였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일은 참 품이 많이 드는 일로 그 강렬한 원망이 저를 단련시키기도 했지만 때로는 마음의 어둠도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는 고시생 시절 말없이 생활비를 통장에 넣어주시고 병상에서 전한 사법시험 2차 합격 소식에 눈물로 답해주셨다. 그때서야 우리 부자는 때늦은 화해를 나눴다”며 “제 청춘의 한 페이지가 넘어갔던 순간이다. 벌써 40년이 다 돼가는 일”이라고 회상했다.
이 지사는 또 “합장해 두 분을 함께 모셨으니 투닥투닥 잘 지내실 것”이라며 “떠나시기 직전까지 자식 형제들 걱정하던 어머니, 이제 제 꿈에 나타나 걱정 안 하시도록 잘하겠다. 마음고생만 시킨 못난 자식이지만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시간은 흐르고 어느새 저도 장성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며 “무뚝뚝한 우리 아들들과도 너무 늦지 않게 더 살갑게 지내면 좋겠다. 서툴고 어색한 마음을 부모님께 드리는 글을 핑계로 슬쩍 적어본다”고 썼다.
신민준 (adon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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