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냄새 따라갔다 미국까지..엄마, 보고 싶어요"ㅣ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수십 년째 잃어버린 자식을 찾아 헤매는 부모들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어버이날, 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는 자식의 이야기입니다. 이름은 '오성민'. 5살이던 1978년, 길을 잃어버렸다가 미국으로 입양을 가게 됐습니다. 늘 엄마도 어딘가에서 나처럼 마음 아파하고 있을 거란 생각을 품고 살아왔다며 더 늦기 전에 꼭 찾고 싶다고 합니다.
함께 눈여겨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자]
[제 이름은 크리스토퍼 포들레스키입니다. 한국 이름은 오성민이고요. 만 3살(우리 나이 5살) 때, 서울에서 입양이 됐고…]
어쩌다 길을 잃었던 건지, 부모님을 찾을 단서를 말해달라고 하자, 눈을 감고 기억을 더듬습니다.
[오후에, 제가 어느 뒷마당에 있어요. 그런데 어딘가에서 음식 냄새가 났어요. 어디서 나나 보니까, 음식 파는 리어카로 기억하는데, 거기서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따라갔죠.]
너무 어릴 때라, 기억들은 조각 조각 흩어져 있습니다.
성민 씨의 다음 기억은 어둑어둑한 밤의 '버스 정류장'입니다.
[그 다음으로 기억나는 건 제가 버스 기사를 올려보고 있고요. 버스 기사는 팔을 이렇게 쭉 뻗고는 제게 '어디로 가냐, 어디 사냐' 이렇게 물었던 것 같아요.]
길을 잃고 겁에 질린 성민 씨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결국 한 남성이 그를 노량진 경찰서로 데려갔고, 석 달 동안 임시 보호소에 머물다 보육원에 보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인 1979년, 성민 씨는 미국으로 입양을 가게 됐습니다.
미국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어엿한 전자 엔지니어가 돼 지금은 두 아이의 아버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모님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어요. 제가 두 아이의 아버지가 돼보니,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를 잃어버렸을 때 부모님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더 늦기 전에 낳아준 엄마를 안아드리고 싶다는 성민 씨.
부모님에게 닿길 바라며 어버이날 편지 한통을 띄웁니다.
[엄마, 아빠. 전 잘 지내고 있어요. 보고 싶어요. 하루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어요. 부모님이 저를 잃어버린 거, 전혀 원망하지 않아요. 인생은 아주 짧으니까요. 전 그저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성민 씨는 자신이 서울의 한 이층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실종될 무렵에는 어머니가 몸이 아파 입원 중이었던 것 같다고도 합니다.
성민 씨의 가족을 알고 있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 오성민 씨 연락처 : ckoixy@gmail.com / 1-812-202-5799)
(※ 아동권리보장원 : 02-6283-0476~7)
(영상그래픽 : 한영주, 연출 :홍재인)
◆ 관련 리포트
"우리딸, 아빠 얼굴 기억나니"…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너에게ㅣ한민용의 오픈마이크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612/NB120026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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