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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극찬' 1분기 성장률 국제 비교하니..대만 절반 수준, 싱가포르보다 낮아

이민아 기자 입력 2021. 05.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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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경제성장률 전분기 비 3.09%
같은 기간 한국 경제 성장률 1.6%
아시아 네마리 용 중 홍콩 제외 가장 낮았다

전세계 주요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성적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따라 갈렸다. 특히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의 ‘네마리 용’으로 불리는 대만, 싱가포르, 홍콩 가운데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혼란을 겪은 홍콩을 제외하면 꼴찌였다. 코로나19 확산을 확실하게 막은 대만 경제는 빠르게 반등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백신을 조기에 공급해 일상으로의 회복으로 다가서고 있는 미국도 1분기에 약진했다.

한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시장 컨센서스를 넘어섰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GDP 결과가 발표된 날 쏟아낸 극찬처럼 “우리 경제의 놀라운 복원력”으로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K-방역 성과를 홍보하는데 치중하다 3차례에 걸친 재확산으로 일상 복귀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수급을 머뭇거리다 접종률도 뒤쳐졌고, 이런 요인들이 아시아 내 다른 경쟁국에 비해 저조한 경기회복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바람처럼 올 연말 ‘놀라운 복원력'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코로나 백신 수급 불안을 안정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차 특별 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아시아 네마리 용 중 반정부 시위 겪은 홍콩 다음으로 낮아

이달 3일 대만통계청에 따르면 대만의 올해 1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3.09%를 기록했다. 한국의 1분기 성장률(1.6%)을 크게 웃돌았다. 대만은 작년 2분기 -0.73% 이후 3분기 4.34%, 4분기 1.43%로 빠르게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해 2분기 -3.2%, 3분기 2.1%, 4분기 1.2%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한국과의 격차를 벌렸다.

연간 성장률로 보면 대만은 2019년 2.96%, 2020년 3.11%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같은 기간 각각 우리나라는 각각 2.0%, -1.0%를 기록했다. 대만통계청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당초 4.64%로 제시했다. 하지만 1분기 깜짝 성장을 바탕으로 5~8%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면서 내수를 회복한데다,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대만의 대표 기업인 TSMC가 약진했던 것이 대만 경제를 이끌었다.

싱가포르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계절조정 기준) 2%로 집계됐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지 않는다면 올해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공식 예상 범위인 4~6%의 상단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다본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대 중반이다. 대만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역내 경쟁국들은 연간으로도 한국보다 경제성장률을 높게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다 경제규모가 12배나 큰 미국도 우리나라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높은 백신 접종률을 업은 미국도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보였다. 미국 상무부는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6.4%(연율 기준 속보치)를 기록했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연율은 해당 분기의 경제 상황이 앞으로 1년간 계속된다고 가정하고 연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다. 연율 6.4%를 우리나라 등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는 분기별 성장률로 환산하면 약 1.6%가 된다.

중국은 지난 4분기부터 경기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올해 1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0.6%의 성장률에 그쳤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 하면 18.3%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중국이 1992년 분기별 GDP를 집계해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전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1.8%에 그쳤다.

반면 백신 보급이나 코로나19 확산에 있어 뚜렷한 방역 성공을 이뤄내지 못한 국가들은 0%대, 또는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이탈리아통계청(ISTAT)은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4% 줄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방역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의 경우도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가장 앞서가는 회복세” 말하려면 백신 확보해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들 가운데 가장 앞서 가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경제의 놀라온 복원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은 27일 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1.6%, 전년동기대비 1.8% 성장했다고 발표하자 이렇게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금융투자회사 이코노미스트들은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 초반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이 같은 시장 컨센서스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자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가 고무된 반응을 내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대만과 백신의 빠른 보급에 성공한 미국의 사례를 비춰봤을 때, 우리나라의 경제 회복도 코로나19 종식과 백신 확보에 달렸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조했던 것처럼 “가장 빠른 경제 회복”이란 수사를 연말에도 할 수 있으려면 백신 보급이 1번이란 지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이 완료되는 순간에 수입과 수출이 모두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어느정도 백신 접종이 늘어야 성장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OECD 회원국 가운데 백신 접종률이 공개된 31개국의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전망) 상승치와 백신 접종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률이 1%포인트(P)씩 올라가면 전년 대비 경제성장률이 0.021%P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야 민간소비가 늘고 내수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활동 제약으로 지난해 연간 민간소비가 약 4%P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용대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펜트업 소비(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의 전개에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보급이 주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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