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년 전 백인 무리에 목숨 잃은 15세 미 흑인소년 사후 사면

백나리 2021. 5. 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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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5년 7월 얼굴을 가린 75명의 백인 남성이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카운티 감옥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백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던 15세 흑인 소년 하워드 쿠퍼를 끌어내고 인근 나무에 목을 매달았다.

기념판에 새겨진 쿠퍼의 경우 린칭을 당하기 두 달 전 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1분도 안돼 유죄 평결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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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흑인 린칭 피해자 34명에 사면 조치
린칭으로 목숨 잃었다 사후 사면된 하워드 쿠퍼 기념판 [A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1885년 7월 얼굴을 가린 75명의 백인 남성이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카운티 감옥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백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던 15세 흑인 소년 하워드 쿠퍼를 끌어내고 인근 나무에 목을 매달았다. 초법적 살인을 저지른 것인데 이 일로 대가를 치른 백인은 아무도 없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8일(현지시간) 쿠퍼를 포함, 1854년에서 1933년 사이 '린칭'(lynching)으로 피해를 입은 메릴랜드주의 흑인 34명을 사후 사면했다.

린칭은 흑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미국에서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흑인을 상대로 백인이 가한 초법적 폭력과 살인을 뜻하는 용어다.

사면 발표는 쿠퍼가 수감됐던 감옥 옆에서 이뤄졌다. 쿠퍼가 린칭 피해로 목숨을 잃는 과정을 기록한 푸른색 기념판이 현장에 세워졌다.

호건 주지사는 사후 사면 대상이 된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했다. 마지막으로 호명된 사람은 메릴랜드주 세실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나무에 목매달려 사망한 13세 소년 프레드릭이었다.

호건 주지사는 "이번 조치가 끔찍한 잘못을 바로잡는 한편 당사자와 후손의 기억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주에서 잘못 기소된 채 린칭 피해를 본 이들이 사후 사면을 받은 사례가 있지만 린칭 피해자들을 상대로 체계적 사면에 나선 건 호건 주지사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기념판에 새겨진 쿠퍼의 경우 린칭을 당하기 두 달 전 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1분도 안돼 유죄 평결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백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였는데 해당 여성이 성폭행이 있었다는 증언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쿠퍼에게는 사형 판결이 내려졌다. 쿠퍼의 변호인은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사건이 대법원으로 가기 전에 린칭이 발생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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