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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₂ 줄여야 경쟁서 살아남아.. 기술 개발·비용 부담 '장벽' [멀지만 가야 할 길 '2050 탄소중립']

남혜정 입력 2021. 05. 10. 06:05 수정 2021. 05. 10.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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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경쟁력 강화 '피할 수 없는 과제'
탄소국경세처럼 국제적 규제 강화
제조업 비중 높은 한국 '발등의 불'
기업들 'RE100' 가입 등 본격 대응
해외 사업장 친환경 전력 공급 구축
기술·인프라·연구인력 확충 등 과제
세제 혜택 등 범정부 대책 마련해야
“탄소중립은 어려운 과제이지만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탄소중립(넷제로) 2050 비전’ 선언에서 강조한 것처럼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화두다. 전 세계가 기후위기의 주범인 탄소배출량 줄이기에 나서는 추세이고, 탄소세와 탄소국경세처럼 탄소 배출과 관련된 국제적인 규제도 강화되는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탄소중립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 비중이 높고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우리나라 산업 특성상 탄소중립 실현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국내 기업도 앞다퉈 탄소중립 선언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개선) 경영이 강조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속속 탄소중립사회를 달성하기 위한 캠페인에 뛰어들고 있다.

2014년 국제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이 시작한 RE100(Renewable Energy 100%)의 경우 SK그룹과 LG그룹 등이 동참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국제 캠페인으로, 구글과 애플, GM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가입해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SK그룹이 제일 먼저 RE100 가입 추진을 공식 발표했고, 올해 들어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SK,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SKC 등이 가입을 마쳤다.

국내 배터리 기업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RE100에 가입하며 2030년까지 글로벌 전 사업장의 사용 에너지를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RE100에 공식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활용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 시행된 한국전력 ‘녹색 프리미엄제’ 경쟁입찰을 통해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인 400GWh의 재생에너지를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흥·화성·평택·온양 등 4개 사업장의 주차장에 2만7660㎡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했고, 화성과 평택캠퍼스 일부 건물 하부에서 지열 발전 시설을 운영하는 등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해외 사업장에서는 대부분 친환경 전력 시스템을 완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 중국 내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100%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한 상태다.
◆글로벌 경쟁 필수… 비용문제 등 제약 많아

국내 기업들은 탄소중립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기술이나 비용적인 문제로 인해 실질적으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최근 연구개발(R&D) 조직을 보유한 기업 679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기업의 78.5%가 탄소중립 실현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탄소중립의 영향이 크지 않거나 무관하다는 응답은 8.7%에 머물렀다.

하지만 탄소중립과 관련한 대응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의 47%는 탄소중립과 관련한 준비 시작단계에 있으며, 12.9%는 전혀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애로사항은 ‘기술개발 관련 비용부담’(58.9%)이었고, 이어 ‘기술성과 성능 시험 및 실증을 위한 인프라 부족’(38.9%), ‘전문 연구인력의 부족’(37.3%) 등의 순이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정부정책에 대해서는 ‘정부R&D사업 예산 확대’가 96.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전력이 구매한 전력의 평균 구매단가는 원자력이 1kWh당 59.6원, 유연탄은 1kWh당 79.6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태양열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낸 전력의 구매단가는 1kWh당 96.3원으로 비싼 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녹영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민간이나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인프라를 바꿔야 한다”며 “기존에 갖춘 설비와 공정을 완전히 바꿔야 하기 때문에 기업 차원에서는 비용도 크고 불확실성도 높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정부에서 적극 나서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창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은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전략이 필요하고, 정부와 민간의 협력과 역할분담 정립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혜정·박세준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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