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심장에.. " 미얀마 저항 시인 장기 없는 시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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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에 저항해왔던 시인이 군경에 체포된 지 하루 만에 장기가 없는 시신으로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
10일(현지시간) 미얀마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구금됐던 미얀마 저항시인 켓 띠(45·사진)가 전날 장기가 모두 제거된 채 시신으로 가족에게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무장 군경이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에서 그를 체포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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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인권단체 "고문당해 숨져"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에 저항해왔던 시인이 군경에 체포된 지 하루 만에 장기가 없는 시신으로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 미얀마 인권단체는 고문을 당해 숨진 것이라며 군부를 비판했다.
10일(현지시간) 미얀마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구금됐던 미얀마 저항시인 켓 띠(45·사진)가 전날 장기가 모두 제거된 채 시신으로 가족에게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무장 군경이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에서 그를 체포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켓 띠는 “군부는 머리를 겨냥하지만 우리의 혁명은 심장에 깃든다는 걸 알지 못한다”는 문구를 쓰며 시위대를 총살하는 군부에 저항해왔다. 엔지니어였던 그는 2012년 시에 집중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스크림을 팔기도 했다. 2월 1일 쿠데타 이후엔 반군부 시위의 최전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의 부인 차우 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토요일 군경에 체포돼 나도 남편도 심문을 받았다. 군부는 다음 날 아침 100㎞ 떨어진 몽유와 지역의 병원에 남편이 있다고 전화했다”며 “당시엔 팔 정도가 부러지는 부상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남편은 장기가 제거된 채 영안실에 누워 있었다”며 “병원에선 심장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사망 원인이라고 설명했지만 조작됐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 말을 믿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군경이 시신을 매장하려 했지만 시신만이라도 제발 돌려 달라고 간청했다”고 덧붙였다.
군경에 끌려갔다 장기가 없는 시신으로 발견된 사례가 처음이 아닌 탓에 그가 고문을 당해 숨졌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그의 가족은 시신의 가슴, 손목이 멍들어 있는 등 고문당한 흔적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도 “켓 띠는 심문 장소에서 고문을 당한 후 병원에서 숨졌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군부와 병원 측에 켓 띠의 사망 원인과 장기가 사라진 이유 등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구했으나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켓 띠는 쿠데타 이후 세 번째로 사망한 시인이다. 그는 지난 3월 반군부 시위 도중 총에 맞아 숨진 시인 크 자 윈(39)과 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켓 띠는 쿠데타가 벌어진 2주 후에 “영웅이 되고 싶지 않고 순교자가 되고 싶지 않다. 약자가 되고 싶지 않고 바보가 되고 싶지도 않다. 불의를 지지하고 싶지 않다. 만약 삶이 1분밖에 남지 않았다면 그 순간만이라도 양심이 순수하길 바란다”는 시를 썼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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