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지스강에 시신 떠다니는 인도.."백신맞은 의사도 코로나 감염"
인도에서 연일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가 수십만명씩 쏟아지면서 '코로나 재앙'이 이어지고 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병상과 의료 인력은 한계에 도달했다. 인도의 한 대학에서는 전·현직교수 34명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으며, 갠지스강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로 추정되는 시신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총리는 아직 봉쇄령을 내리지 않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보건부는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 수(전날부터 약 24시간 동안 주별 통계 합산)가 32만994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6~9일 나흘 연속 40만명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누적 확진자 수는 2300만명에 육박한다.
치료용 산소와 의료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인도의 의료 시스템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병상이 모자라 입원을 기다리다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뉴델리의 최대 사립병원 서 강가람 병원의 이사장인 라나 박사는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병원에 660개의 병상이 있는데 현재 100%가 차 있다. 정부의 지시로 인해 이중 약 90%는 코로나19 환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두바이에서 산소가 도착해 2주 만에 병원 산소탱크를 채웠지만 아직 공급이 불안정한 상태다. 국제사회의 지원을 애타게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의료진이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라나 박사는 "우리 병원에서는 의사 4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백신을 2회 접종받았다"고 말했다. 의사가 감염되면서 인력난은 더 커졌다.
화장터도 포화상태에 이르러 공원, 주차장 등에서 시신을 처리하고 있다. 갠지스 강변에서는 최근 40여구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이들은 화장할 돈이 없어 강에 수장됐다가 떠내려온 코로나19 사망자로 추정된다. 일부 지역매체는 발견된 시신이 100구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일부 주민들은 영국 BBC에 "지금 인도에서는 시신을 화장하는 데 쓸 나무가 부족하다. 장례 비용도 상승했다"며 형편이 어려운 가족들에게 남은 선택지가 강에 수장하는 것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 겸 백악관 최고 의학고문은 9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인도는 당장 봉쇄해야 한다"면서 "나는 인도에서 여러 주가 이미 봉쇄 조치를 실시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감염 경로를 끊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완전한 봉쇄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CNN 인터뷰에서도 "상황이 진정되고 백신 접종이 증가하면 감염 확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우선 봉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인도의사협회(IMA) 역시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인도의 보건 시스템이 복원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선 10~15일 간 전국 봉쇄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라 안팎에서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모디 총리는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전국 봉쇄령을 내리지 않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집단 감염 지역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겠다면서 전국 봉쇄령은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0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인도에서 처음 특정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B.1.617'를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로 지정했다. 영국발 변이(B.1.1.7),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B.1.351), 브라질 변이(P.1)에 이어 네 번째다. 우려 변이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성과 치명성이 더 커 분석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바이러스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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