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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1500만원 받는 수상한 경력직..학교도 회사도 다 가짜였다

서유진 입력 2021. 05. 12. 05:01 수정 2021. 05. 1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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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위조된 경력을 배경으로 고액을 봉급을 받던 회사원의 사기 행각이 6개월 만에 들통났다. 뒤늦게 이를 안 회사가 그간 받은 보수를 내놓으라고 요구했지만 이 직원은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회사 잘못"이라며 버티다 결국 소송을 당했다.

중국에서 고액의 보수를 받던 남성이 뒤늦게 경력을 위조한 것이 드러났다. 회사 측은 그에게 받은 돈 일부를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웨이보]

인민일보와 중국 재판문서망에 따르면 사건은 루윈셩(가명)이 2019년 3월 18일 베이징 헝카이공사 창의센터의 브랜딩 총괄로 임명되면서 시작됐다.

루윈셩은 첫 1개월은 세후 기준 7만2800위안(1250만원), 그 뒤 5개월은 세후 기준 월 9만1000위안(1500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그런데 사내에서 루가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결국 그는 입사 6개월만인 지난 2019년 9월 돌연 사직서를 제출한 뒤 출근하지 않았다.

루가 회사를 떠난 뒤 회사 측은 뒤늦게 그의 학력과 경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중국 법원은 회사 측의 월급 반환 요구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웨이보]

일단 학력부터 수상했다. 루는 자신이 시카고 예술대학을 졸업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이 학력 증명을 위해 졸업증을 요구했지만 루는 제출하지 않고 버텼다. 그는 “졸업증과 학위 원본은 분실했고, 복사본만 남아있어 제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루가 정말 시카고 예술대학을 나왔는지 아닌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경력은 명백한 허위였음이 드러났다. 루가 2010년 8월~2014년 9월 재직했다고 주장한 '아이지바 브랜딩' 시카고와 '아이지바 브랜딩' 상하이라는 회사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회사였다.

회사 측은 "루는 그렇게 많이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었다"면서 그간 지급한 보수 중 30만 위안(5200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루는 자신이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며 항변하고 있다.

그는 “내 브랜딩 경력은 10년 이상이고 회사와 여러 차례 면접을 거친 후, 회사 대표가 직접 나를 채용했다”면서 업무 관련 메시지를 주고받은 대화방 캡처 화면을 증거로 제출했다.

다만 경력은 위조 사실은 일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처음 날 뽑을 때 회사가 개인 자료를 제대로 검증 안 했다”면서 “그건 회사에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 재판부는 누구 손을 들어줬을까.

1심에선 루가 위조한 경력을 바탕으로 회사의 권리를 침해했고, 신의성실원칙을 위배했기 때문에 30만 위안의 반환 요구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루는 곧바로 항소했지만 2심 역시 급여를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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