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죽어가는 극장을 살려달라" [스경X현장]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21. 5. 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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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한국상영관협회 측인 12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관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다원 기자


“영화산업 정상화 위해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전국 상영관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죽어가고 있다. 2020년 전제 극장 관객수는 전년대비 74% 감소하며 통전망이 가동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화관 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무급 휴직, 운영시간 축소, 일부 지점 휴업 및 폐점 등 필사적인 자구책을 이어감에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속적인 적자 누적, 정부의 각종 재난 지원 정책에서 제외되며 자구책을 통한 운영이 한계에 봉착했다며 정부에 실질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12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진행된 영화관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는 한국상영관협회 이창무 회장을 비롯해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최낙용 대표,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 등 주요 상영관과 위탁사업주가 참석해 정부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이창무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영화산업은 각종 재난지원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 정부의 지원책은 상당히 제한적이고 일시적”이라며 “영화산업 지원을 위해 사용된 재원은 영화 티켓값의 3%를 모아 조성한 영화발전기금을 전용해 마련한 것으로, 당연히 극장을 포함해 영화업계 구제를 위해 쓰여야 하는 돈임에도 정부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제약을 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피해 극복 해결책으로 ▲영화 시장 정상화를 위해 배급사들의 영화 개봉을 독려할 수 있는 ‘개봉지원금’ 및 관객들의 문화생활 확대를 위한 ‘입장료 할인권’ 지원 ▲2021 영화발전기금 납부 전면 면제 ▲피해 극장들에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 ▲단계별 음식물 취식 완화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정부에 요청했다.

최낙용 대표는 “영화정책의 전면적 수정과 지원프로그램이 보완되지 않으면 독립예술영화관 대부분 한두 해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20년간 어렵게 지켜온 독립영화계 인프라가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다. 무너지면 복구하기 쉽지 않다. 긴급 예산을 편성해달라. 지자체가 지역의 독립영화관을 파악하고 지원방향을 고민할 수 있도록 적극 권해달라”고 요구했다.

CGV 칠곡점을 위탁운영 중인 임헌정 대표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같은 대기업 외에도 전체 상영관 37%는 위탁사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이같은 중소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받고자 많은 노력을 해도 그 담이 너무나 높다”며 “매년 납부하는 영화발전기금을 감당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년 한국영화발전기금을 내고 있지만 그 발전기금은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 영진위에서 발표한 기사 내용을 보면 영화관을 지원하기 위해 70억원 가량 지원한다고 하지만, 확인한 결과 2020년 영화발전기금 완납한다는 조건이 붙었다”며 “우린 지금 발전기금을 낼 여력이 안 된다. 우리 회사는 영화관을 총 9개 가지고 있는데 2019년 매출 280억에서 80억 매출로 떨어졌다. 굉장한 손실이다. 대출만 50억을 받아야만 했다. 그 돈을 다 내고 구조조정을 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영화발전기금까지 내기는 힘든 상황이다. 1년 5개월을 버텨온 게 대단하다고 할 정도다. 정부에서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돈을 내라고 하는 건 정말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발전기금은 영화 발전을 위해서 써야하지 않나. 그 프로그램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관은 물론 위탁상영관도 임대료 삭감, 세금 면제 등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해왔다. 차라리 영진위가 보증을 서서 대출을 쉽게 받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더 절실하다. 영화발전기금이 남아있으니 지원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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