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MVP 집안 싸움서 최종 승자된 원태인 "뷰캐넌은 대단한 선수, 피렐라는 힘 주는 외인 타자" [스경X인터뷰]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5. 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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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삼성 원태인. 연합뉴스


지난 3일 발표된 프로야구 4월 MVP 후보에는 삼성 소속 선수가 3명이나 포함됐다. 원태인(21), 데이비드 뷰캐넌(32), 호세 피렐라(32) 등이었다.

세 명 모두 선두 삼성의 화려했던 4월을 이끌었기에 쟁쟁한 집안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리고 최종 승자는 원태인이었다. 원태인은 지난 10일 월간 MVP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다.

4월 한 달 동안 눈부신 활약을 선보였다. 5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평균자책 1.16을 기록했고 해당 부문에서 모두 리그 1위에 올랐다. 또한 36탈삼진(2위),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1.00으로 공동 4위 등 마운드의 대부분 기록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수상이 확정된 날 원태인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영광스러운 상이라서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후보로 선정된 후 아버지가 매일 팬투표 결과를 보여줬다. 그의 아버지는 현역 시절 실업 야구에서 활약하고 삼성의 프로 지명을 받기도 했던 원민구 협성경복중 야구부 감독이다. 아들의 절대적인 지지자다. 원태인은 “아버지가 매일 결과를 보내주셔서 투표수를 보고 잘 하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받게 되어서 기쁘다”라고 밝혔다.

최종 수상자는 원태인이 됐지만 그는 다른 후보들 덕분에 이 상을 받았다고 했다.

뷰캐넌은 원태인이 이번 시즌 한층 더 발전할 수 있게 도와준 외인 투수다. 지난 시즌 15승(7패)를 올리며 삼성의 외인 투수 악몽을 깬 뷰캐넌은 11일 현재 7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 2.27로 활약 중이다.

원태인은 “뷰캐넌에게 많이 배우려고 물어본다. 뷰캐넌이 평소에 장난이 많은 선수이지만 내가 물어볼 때에는 자기가 아는 선에서 모든걸 알려준다. 정말 많이 가르쳐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선발진에서 서로 자극이 되는 존재다. 원태인은 “내가 4월 마지막 경기(4월30일 LG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고 나서 뷰캐넌이 ‘내가 MVP 노리고 있었는데 4월은 네가 에이스다. 고생했다’고 말해주더라. 그런 멘탈적인 부분에서도 대단한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아직까지 뷰캐넌을 따라갈 급은 아니다”라면서 “내가 한 달만 잘한거지, 뷰캐넌은 꾸준한 선수니까 많이 따라갈 것이다. 뷰캐넌이 잘 던지면 나도 좋은 분위기를 따라가고 싶어 잘 던지고 싶어진다”고 했다.

외인 타자 피렐라도 힘을 불어넣어 준 선수 중 하나다. 원태인은 “내가 등판한 4경기 중 2경기에서 홈런을 쳐줬다”고 했다.

피렐라는 11일까지 홈런 11개로 리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종종 “홈런을 쳐달라”고 부탁을 하는 원태인에게 피렐라는 “내가 치면 9이닝을 던져라”고 말한다. 원태인은 “내가 6~7이닝 밖에 못 던지면 ‘아기’라면서 놀린다”며 “그러면서도 내가 던지는 경기에서 열심히 해주는 선수가 있으면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쟁쟁한 동료들을 제치고 영광을 차지한 만큼 남은 시즌 각오도 남다르다. 게다가 지난해에도 전반기까지는 13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 3.56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으나 후반기에는 14경기에서 단 1승(8패)만 거둔 기억이 있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원태인은 “4월은 돌이켜보면 꿈만 같았다. 앞으로도 4월의 모습을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서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한두달은 괜찮았으니까 아직까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그래도 지난해와 재작년의 2년간 경험이 쌓였으니 올해는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예비 엔트리에도 승선한 원태인은 대표팀의 새로운 선발 자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국가 대표는 모든 야구 선수의 꿈이다.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나가고 싶은건 당연한 욕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태극마크의 꿈은 멀지 않다. 또한 기세를 이어서 데뷔 후 첫 가을무대에도 오르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원태인은 “올해 팀이 달라진 분위기를 느낀다. 팀 전력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뜻”이라며 “선두에 있는 팀의 선발 투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가는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내가 떨어지면 팀 성적도 떨어질 때가 많더라. 올시즌 끝까지 잘 유지하고 싶다. 잘 유지해서 우승이라는 꿈까지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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