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도망칠 때, 큰 상어는 허리케인 길목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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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폭풍이 몰아치면 얕은 바다의 동물은 거센 파도와 조류, 기압과 온도의 급격한 변화를 피해 일제히 깊은 바다로 대피한다.
열대폭풍이 다가오면서 기압이 떨어지면 대부분은 물고기나 새는 이를 감지하고 미리 도망친다(▶'태풍 1번지'로 이동하는 제비갈매기만의 비법). 그러나 바하마만의 대형 뱀상어들은 "기압이 갑자기 떨어진 것을 감지하자 일제히 활발해져 마치 새로운 먹이 기회를 맞은 것 같은 행동 변화를 보였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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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에 죽은 동물 먹을 기회로 삼아..5등급 매슈 때 대형 뱀상어 평소 2배로
열대폭풍이 몰아치면 얕은 바다의 동물은 거센 파도와 조류, 기압과 온도의 급격한 변화를 피해 일제히 깊은 바다로 대피한다. 그러나 일부 대형 상어들은 폭풍에도 끄떡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 길목으로 모여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닐 햄머슐랙 미국 마이애미대 교수 등은 과학저널 '하구, 해안 및 대륙붕 과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이런 사실을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최근 미국 남동부에 닥친 가장 강력한 열대폭풍에 속하는 5등급 허리케인 매슈(2016년)와 4등급 허리케인 어마(2017년)를 연구대상으로 했다.
상어의 움직임을 측정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바하마와 마이애미 해안에 각각 32개의 수중 음향센서를 750m 간격으로 배열하고 상어에 추적장치를 달아 상어가 언제 어디를 통과하는지 측정했다.
초강력 허리케인 매슈가 바하마만을 직격했을 때 연구자들은 소형 상어에 관한 기존 연구처럼 상어들이 깊은 바다로 피할 줄 알았다. 햄머슐랙 교수는 “허리케인의 눈이 닥쳐오는데도 대형 뱀상어들은 도망가기는커녕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바하마만의 연구 해역에는 길이 2m가량의 대형 뱀상어 12마리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출몰했다. 시속 145㎞의 바람과 함께 허리케인이 상륙하던 날 한 달 동안 눈에 안 띄던 개체를 비롯해 평소의 곱절에 이르는 뱀상어가 이곳에 몰려들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햄머슐랙 교수는 “폭풍이 지나갈 때 상어가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추정컨대 폭풍에 휩쓸려 죽은 동물을 먹을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옆구리에 줄무늬가 있는 뱀상어는 갑각류부터 물고기, 새, 거북, 돌고래까지 먹이로 삼는 포식자이며 뱃속에서 자동차 번호판 등 쓰레기가 나오는 등 쓰레기까지 닥치는 대로 삼키는 행동으로 유명하다.
열대폭풍이 다가오면서 기압이 떨어지면 대부분은 물고기나 새는 이를 감지하고 미리 도망친다(▶‘태풍 1번지’로 이동하는 제비갈매기만의 비법). 그러나 바하마만의 대형 뱀상어들은 “기압이 갑자기 떨어진 것을 감지하자 일제히 활발해져 마치 새로운 먹이 기회를 맞은 것 같은 행동 변화를 보였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허리케인 어마가 140㎞ 밖에서 마이애미 비스케인만에서 대형 상어가 보인 반응은 상어의 종과 장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인다. 이 해역에서는 대서양수염상어 10마리, 큰귀상어 7마리, 황소상어 2마리가 1달에 1번 이상 출현했지만 어마가 스쳐 지나가 시속 133㎞의 폭풍이 분 날 대서양수염상어 2마리와 큰귀상어 1마리만 자리를 지켰다.
연구자들은 뱀상어와 대서양수염상어가 강인하고 스트레스에 잘 견디는 것이 다른 반응을 불렀을 것으로 추정했다. 햄머슐랙 교수는 “기후변화로 더 강력한 열대폭풍이 자주 생기고 있다”며 “이런 폭풍이 대형 상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면 보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용 논문: Estuarine, Coastal and Shelf Science, DOI: 10.1016/j.ecss.2021.107373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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