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청정 에너지원"..스마트원전 SMR, K원전 구원투수 되나

안재용 기자 2021. 5. 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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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에너지 게임체인저 '스마트원전'(SMR) (상)

[편집자주] 이른바 '스마트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이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값싸고 안전하면서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 원자력 시장의 새로운 희망이 될지 주목된다.

K원전 '부활의 열쇠' 되나…'스마트원전' SMR에 거는 기대
이른바 '스마트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한국 원자력발전 생태계 부활의 열쇠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전 세계가 대안 원전으로 주목하고 있는 SMR의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국내 원전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경쟁에 나설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2028년 인허가를 목표로 경제성과 안전성을 대폭 향상한 '혁신형 SMR'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30년이면 세계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한수원의 판단이다.

두산중공업은 시제품 개발에 나섰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7월 4400만달러(약 500억원) 규모 지분을 투자한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손잡고 수출가능한 SMR 모델을 만들고 있다. 강홍규 두산중공업 부장은 "두산중공업은 현재 국내 주기기 공급업체로 SMR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며 "미국 SMR업체인 뉴스케일과 함께 중소형 원전설계를 준비하고 있고 공정개선과 기술최적화 등을 통해 시제품을 제작 중"이라고 말했다.

SMR이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을 하나의 용기에 담은 규모가 300MW(메가와트) 이하인 소규모 원전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경제성 문제로 상용화 노력이 부족했지만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란 공동의 목표가 생기면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청정 에너지원이란 점에서다.

대형원전은 낮은 주민수용성과 높은 비용,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사고 위험 때문에 신규건설이 어렵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흐린 날씨 등 기상조건에 따라 전기생산이 일정치 못하다는 단점이 있어 기저발전으로 활용이 어렵다.

SMR은 전력생산 뿐 아니라 그린수소 생산과 증기판매, 해수담수화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한수원은 현재 SMR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증기를 활용해 값싼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김한곤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장은 "SMR을 이용하면 기존 수전해 방식 외에도 섭씨 600~800도에 달하는 증기를 이용해 훨씬 효율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세계 노후 상용원전 중 48기가 500MW(메가와트)급 이하다. SMR의 전기출력 300MW 이하인 만큼 이들 노후 상용원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공장제작, 현장조립이 가능한 소형 원전인 만큼 전력망과 무관한 분산형 전원, 수소생산, 해수담수화 등 다양한 곳에 활용이 가능하다. 선진국 뿐 아니라 저렴한 투자비용 등을 감안하면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도 대형원전이나 온실가스 배출 부담이 큰 석탄화력 발전 등에 비해 경제적이다.

실제로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까지 전 세계에서 65~85GW(1GW는 원전 1기 설비용량)의 SMR이 건설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연간 150조원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 뿐 아니라 수 많은 국가들에서 총 71종 이상의 SMR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 17기, 러시아 17기, 중국 8기, 일본 7기, 한국 2기 등 미국과 러시아가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개념설계 40기, 기본설계 5기 등 대다수가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 현재 상용화를 앞둔 노형은 운영 1건, 건설 중 2건, 설계인증 2건 수준이다.

한국은 1997년부터 개발에 착수, 2012년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를 개발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세계 최초로 SMR형 원자로 표준 설계 인가를 받았다. 미국도 2020년 '뉴스케일(NuScale)'이 표준 설계 인가를 획득했다.

한국 정부는지난해 12월 28일 개최된 국무총리 주재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SMART를 이을 차세대 SMR인 '혁신형 SMR(i-SMR)' 개발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i-SMR은 170MWe급 소형모듈원자로로서 무붕산, 내장형 제어봉구동장치 등을 설계 적용해 국내외 SMR 대비 안전성, 경제성이 뛰어나다.

국회에서도 SMR 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혁신형 SMR 국회포럼'이 공식 출범했다. 향후 SMR 개발을 위한 정책 지원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12일까지 이틀 간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1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세계 원자력계가 소형원전에 주목하고 있다"며 "국내 원자력계도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화 로드맵을 조속히 정립하고 소형 원전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용, 민동훈 기자

'탄소중립 치트키' 스마트원전, 그린수소와도 찰떡궁합
속칭 '스마트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치트키'에 해당한다. 그 자체로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데다 최고 수준의 청정 에너지인 '그린(Green) 수소' 생산에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그레이(grey) 수소라고 한다. 천연가스 개질이나 수소환원제철 방식 등으로 생산한 수소가 대표적인 그레이 수소다.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면 블루(blue) 수소로 분류한다.

한발 더 나아가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한 수소를 그린 수소라고 한다. 발전 과정에서 아예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린수소 중에서도 석탄화력발전 등 이산화탄소 발생이 많은 기존 에너지원이 아닌 원자력이나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얻은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그린 수소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날씨와 일조량의 영향을 받는 풍력이나 태양광의 경우 기술적으로 수전해 시스템에 직접 연결하는 작업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반면 원전의 경우 기저전원으로 쓰일 만큼 안정적인 출력이 장점인 만큼 수전해 시스템에 활용하기에 용이하다. 수전해가 아니더라도 고온의 증기에 촉매를 넣어 수소를 대규모로 생산할 수도 있다. 원전을 소형화해 주민 수용성과 안전성, 경제성만 높일 수 있다면 그린수소 생산과 가장 시너지가 큰 전원이다.

김한곤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장은 "SMR을 이용하면 기존 수전해 방식 외에도 섭씨 600~800도에 달하는 증기를 이용해 훨씬 효율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며 "SMR에서 발생하는 증기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이 SMR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또 SMR은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현실적으로 유일한 대안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의 이산화탄소 배출계수(g/kWh)는 549다. 석탄(991)의 절반 수준이지만 10에 불과한 원전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태양광 조차도 이산화탄소 배출계수가 54에 이른다. 대형 원전도 탄소 배출이 거의 없지만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 문제가 걸림돌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2050 탄소중립' 비전에 맞춰 올해 안에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상향 조정키로 했다. 결국 안정성과 경제성, 탄소배출량까지 모두 고려할 때 SMR 이상의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홍규 두산중공업 원자력영업부장은 "(출력이 일정치 않은) 풍력과 태양광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SMR이 최적"이라며 "SMR은 탄소배출이 없고 출력조절이 가능하며 소규모 부지에도 건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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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용 기자 poong@mt.co.kr,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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