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일상적이라 더 자극적인..'대박부동산' '모범택시' 더 적나라해지는 드라마들

박정선 2021. 5.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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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들이 더 적나라해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장나라·정용화 주연의 KBS2 드라마 '대박부동산'은 제목과 같이 부동산을 주요 배경으로 한다.

실제로 '대박부동산'은 2020년 이후 시청률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KBS2 수목드라마에서 유일하게 5~6%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상승세로 돌려놓았고, '모범택시'는 2주차 방송부터 현재까지 4주 연속 동시간대 프로그램들 중 정상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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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죄 다루던 드라마, 현실적인 사회문제로 시선 돌려
"쾌감 주는 범죄 드라마, 자칫 현실 부정할 우려도"
ⓒSBS, KBS

드라마들이 더 적나라해지고 있다. 일차원적 선정성 혹은 폭력성이 아닌, 현실을 반영한 듯한 소재들이 사용되면서 오는 적나라함이다. 사회문제를 드라마 소재로 사용한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사회 문제는 대중이 공분할 만한 일들에 극적 요소를 더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면서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되어 왔다.


과거엔 주로 살인이나 강간 각종 범죄와 불륜, 비도덕적 행위들을 주로 드라마에 옮겼다. 실제 일어났던 특정 사건을 모티프로 만들어지는 실화바탕의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사회에 만연한 강력 범죄들을 다루면서 모두가 공분하고, 악을 처단하는 식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 최근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드라마 안에서 극적인 요소를 위해 앞서 언급한 강력 범죄들도 여전히 다뤄지고 있지만 현 시대를 반영하는, 우리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직접 옮겨오면서 ‘생활밀착형’ 드라마가 탄생하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른다.


지난달 1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장나라·정용화 주연의 KBS2 드라마 ‘대박부동산’은 제목과 같이 부동산을 주요 배경으로 한다. 공인중개사인 퇴마사가 퇴마 전문 사기꾼과 한 팀이 되어 흉가가 된 부동산에서 원귀나 지박령을 퇴치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대작 화가 논란, 재개발 비리, 건물주의 횡포, 부동산 사기, 임대동 차별 등과 같은 문제를 끌어온다.


매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SBS 드라마 ‘모범택시’는 정의가 실종된 사회에서 베일에 가려진 택시 회사와 기사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내용이다. 이 작품 역시 최근 화두였던 학교폭력, 보이스피싱, 몰카 등 불법동영상 게시 등의 소재를 차용하면서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또 tvN ‘마우스’와 최근 종영한 ‘빈센조’ 등 많은 드라마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담은 이 드라마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하나 같이 비현실적이다. 주인공을 영웅화시켜 범죄를 대부분 ‘사적’으로 해결한다. 즉 리얼리티와 일상적인 부분을 판타지적 설정으로 해결하는 셈이다. 의도적으로 과장된 해결 방법을 쓰는데, 오히려 반감을 일으키기보다 시청자들의 쾌감을 불러내면서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건 이 같은 현상은 현재 사회의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과 사회 시스템에서 모든 걸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절망감을 판타지로 해결하면서 통쾌함을 주는 식이다.


실제로 ‘대박부동산’은 2020년 이후 시청률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KBS2 수목드라마에서 유일하게 5~6%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상승세로 돌려놓았고, ‘모범택시’는 2주차 방송부터 현재까지 4주 연속 동시간대 프로그램들 중 정상을 지키고 있다. 10%중반의 시청률을 꾸준히 이어오던 ‘모범택시’는 가장 최신회인 8일 방송에서 17%(2부)로 최고시청률을 찍기도 했다. ‘빈센조’도 케이블 방송임에도 10%중반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한 채 종영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런 드라마들에 대한 우려도 내비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영웅화된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현실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각종 범죄를 해결해주는 모습에서 쾌감을 느끼는 동시에, 거꾸로 현실을 부정하고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될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또 “극적 요소를 위해 학교폭력 등의 범죄를 비교적 상세하게 그려가는 과정이 모방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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