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나이트클럽발 집단감염, 거리두기 완화·풍선효과 탓?

여수·고흥 급속 확산에도 인근 지역 완화 규정 그대로
거리두기 개편안 시군 상황 고려 없이 일률 적용도 문제

(순천=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전남 동부권인 순천·여수·광양·고흥 등에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범개편안 적용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시군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완화 규정을 적용한데다, 적용 이후 여수·고흥에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데도 인근 지역이 시범안을 유지한 것은 방역당국의 소극적인 대응 탓이라는 의견도 있다.

1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범 개편안이 적용된 이달 1일 이후 2주간 전남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64명에 달한다.

도내 누적 확진자 1천123명의 16%가 최근 2주간 발생할 정도로 감염이 급속도로 퍼졌다.

시범개편안이 적용된 첫날 여수에서 1명이 발생한 이후 다음날 24명이 나왔고 이후 연일 두 자릿수 확진이 이어졌다.

확진자가 급속도로 발생하는데도 방역당국은 이 기간 확진자가 발생한 여수시와 고흥군만 시범개편안에서 제외하고 인근 순천시와 광양시는 개편안 적용을 유지했다.

사적 모임을 6명으로 완화한 시범개편안은 적용 전부터 도내 22개 시군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동안 전남지역 확진자는 인구 밀집 지역인 전남 동부권 도시들인 순천·광양·여수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왔는데 이를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완화 규정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수·고흥에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풍선효과'가 뻔히 보이는데도 생활권이 같은 바로 옆 도시인 순천시와 광양시가 개편안 적용을 유지한 것은 방역당국의 오판이라는 시각도 있다.

순천에서 자영업을 하는 신정구(56) 씨는 "옆 동네에서 계속 나와 매일 불안불안 했는데 결국 터졌다"며 "설마 하고 버티다가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순천의 경우 그동안 영업장 집합금지가 워낙 자주 이뤄져, 확진자 발생이 미미한 상황에서 거리두기 완화를 배제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순천·광양은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고 개편안 제외를 검토하기로 했었다"며 "더는 추가 감염이 이뤄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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