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증상이지만 다른 자궁근종 vs 자궁내막증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입력 2021. 5. 13. 14:17 수정 2021. 5. 1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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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직장인 A씨는 최근 묵직한 골반통과 심해진 생리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인터넷에서 본 자궁근종 증상과 흡사했다. 초음파검사와 자궁(골반) MRI검사 결과, 자궁근종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자궁 내막의 조직이 이탈해 다른 곳에서 증식하는 자궁내막증으로 최종 진단을 받았다.

민트병원 제공


A씨가 처음 짐작했던 자궁근종은 자궁근육층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으로, 가임기 여성의 절반 이상에서 발생할 만큼 흔하다. 무증상도 있지만 위치 및 크기에 따라 생리과다, 부정출혈, 생리통, 빈혈, 빈뇨, 복부압박감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다발성으로 여러 개가 동시에 발병하기도 하며 크기는 1cm 이하에서 15cm 이상까지도 자란다.

자궁내막증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 만성염증성 질환으로,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 내막의 조직이 자궁 이외의 곳에서 증식하는 질환이다. 자궁내막증 발병 원인은 월경(생리)과 깊은 관계가 있다. 자궁 내막은 매달 배아의 착상을 준비하기 위해 두꺼워졌다가 임신이 되지 않으면서 저절로 떨어져 나가는데 이것이 바로 월경이다.

이때 생리혈은 대부분 질을 통해 배출되지만 일부는 난관을 통해 복강 내로 역류하는 역행성 월경이 발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궁 내막이 제대로 떨어져 나가지 않고 생리혈과 함께 난소나 난관, 복막 등 자궁 외부에 달라붙으면서 염증이나 유착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궁내막증이다.

역행성 월경 외에도 면역 기능 저하, 유전적 요인, 난포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한 과다 분비, 빠른 초경 등이 자궁내막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두 질환 모두 생리와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므로 단순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어렵다. 초음파검사, MRI검사와 같은 정밀 영상검사를 통해 어떤 질환인지를 명확하게 알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궁근종은 혹을 떼어내는 수술(개복/복강경/자궁경)이나 근종만을 괴사시켜 증상을 완화하는 자궁동맥 색전술, MR하이푸 등의 치료를 적용한다. 비수술의 경우 치료 과정이 수술보다 간단하고 회복이 빠르지만 근종 및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치료법을 잘 적용해야 한다. 치료를 하더라도 다른 위치에 또 다른 자궁근종의 재발 가능성도 있다.

자궁내막증의 경우 우선 로잔정, 비잔정 등 디에노게스트 성분의 약물을 사용해 자궁내막 증식을 억제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

생식샘 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작용제, 혹은 성선 자극호르몬 방출 호르몬 유사체로 불리는 GnRH항진제도 치료에 사용된다. 난포호르몬 생성을 억제해 가짜로 폐경 상태로 만들어 자궁내막증의 증식을 막는 원리다. 위폐경요법이라고도 한다.

또는 호르몬제를 사용해 자궁을 임신과 유사한 상태로 만들어 배란과 월경을 멈추는 ‘위임신요법’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궁내막증 증상이 심하거나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혹은 난소낭종 파열 등 급성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 치료가 시도된다. 수술은 주로 복강경수술로 진행되며 자궁내막증 병변이나 유착된 부위를 제거한다.

민트병원 부인과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자궁근종, 자궁내막증의 증상은 발생 부위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생리통, 생리과다, 골반통 등이 가장 대표적”이라며 “특히 이런 자궁질환은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임신을 계획 중인 가임기 여성이라면 치료 대비를 해둘 것”을 권했다.꼭 가임기가 아니더라도 여성질환은 청소년기부터 노년기까지 평생을 관리해야 위중한 자궁난소질환을 대비할 수 있다. 때문에 1년 단위의 산부인과 검진이 중요하다. 여성생식기질환 검사를 위한 자궁·난소 초음파검사는 지난해부터 급여 적용이 되어 초음파 검사비 부담이 낮아졌으며, 자궁 보존을 위한 자궁근종 수술 시 MRI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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