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와 무릴로, 믿으니 터졌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2021. 5. 1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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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수원FC 라스(오른쪽 뒤)와 무릴로가 지난 1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광주FC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뒤 서로 껴안은채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올해 1부리그로 승격한 수원FC 김도균 감독(44)은 개막을 앞두고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 전북 현대에서 사실상 실패한 선수로 낙인이 찍혔던 라스와 무릴로에게 공격을 맡긴 것이다.

그나마 라스는 지난해 여름부터 수원FC의 승격에 힘을 보탠 선수라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으나 퇴출 위기에 휩싸인 무릴로 영입은 도박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두 선수는 전북에서 각각 1골씩을 기록한 게 활약상의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이 두 선수를 안고 간 것은 코로나19로 새 외국인 선수를 찾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김 감독은 “그래도 전북에서 한 번 뛰었던 선수들이니 괜찮지 않겠느냐. 기량 자체에는 의심이 없다”고 말했다.

개막한 지 세 달 가까이 지난 현재 김 감독의 믿음은 기대 이상의 결과로 보답받았다. 라스는 5골 3도움으로 K리그1 공격 포인트 순위에서 당당히 2위를 달리고 있고, 무릴로는 4도움(2골)으로 이 부문 4위다. K리그1 전체에서 수원FC보다 나은 외국인 선수 조합을 구축한 팀을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덕분에 승격팀으로 강등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던 수원FC도 중위권인 8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구관이 명관’이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라스의 무릴로의 부활은 시즌 초반 두 선수의 부진에도 출전 기회를 보장한 김 감독의 뚝심이 빚어낸 결과이기도 했다. 라스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시즌 첫 골을 터뜨릴 때까지 무려 두 달이 걸렸다. 개막 전 무릎 수술을 받은 여파였다. 라스는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출전 감각을 끌어 올렸고, 4월 25일 FC서울전부터 5월 11일 광주FC전까지 4경기 연속골을 쏟아냈다. 무릴로도 본격적인 활약을 펼친 것은 5월 1일 대구FC전부터였다. 광주전에서 무릴로와 함께 2골을 합작한 라스는 “선수로 감독에게 신뢰를 받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라스와 무릴로의 시너지 효과가 수원FC의 윗물 도전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라스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몸 싸움을 아끼지 않으면서 2선 공격이 전반적으로 살아나고 있는 것이 반갑다. 김 감독은 “라스가 득점 감각만 살아난 게 아니라 동료들을 돕는 이타적인 플레이에도 눈을 떴다”며 “우리 팀 전체의 공격이 살아난다면 순위 싸움에 더 힘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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