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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국민 눈높이 못미친 논란의 내각인선 급마무리 아쉽다

연합뉴스 입력 2021. 05. 1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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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논란의 내각 인선 '끝내기'를 사실상 마쳤다. 과반 의석의 민주당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13일 저녁 소집한 본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가결하고 이후 상임위를 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 국토교통부 노형욱 장관 후보에 대해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들 의결 과정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함께하지 않았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총리를 임명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장관은 그렇지 않다. 총리와 두 장관 후보는 이로써 임명을 위한 사전 절차가 모두 끝났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까지 세 장관 후보에 대해 1차 송부 시한 내에 국회로부터 보고서를 받지 못해 오는 14일까지 보고서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총리 인준과 세 후보의 임명을 엮어서 모두 반대했다.

여야 대치 속에 시한을 하루 앞두고 빠르게 가닥이 잡힌 것은 박 후보가 이날 오후 발표한 자진사퇴 영향이 결정적이다. 배우자의 도자기 대량 밀반입 때문에 그는 임, 노 후보와 함께 국민의힘에 의해 낙마 대상으로 꼽혔다. 정의당까지도 그와 임 후보를 '데스노트'에 올려 여권의 부담을 가중한 바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여당은 박 후보만의 사퇴로 양보에 선을 그은 모양새다. 청문 정국에 마침표를 찍고 국정의 고삐를 다잡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야당의 반발 등 정치적 여진이 작지 않다. 당장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오기인사 폭거', '협치 파괴'라고 성토하고 14일 오전 청와대 앞 집회를 예고했다. 정의당 역시 임 후보에 대한 임명 철회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 눈높이에도 모자란 선택인 점은 가장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은 임명 반대 57.5% 대 찬성 30.5%의 여론을 알렸다.

여론과 싸우는 듯한 이런 선택은 캐스팅보트 없이 여당 홀로 의안을 처리할 수 있는 수의 힘과 대통령의 강행 의지가 겹친 결과다. 중간당 없는 의회 지형은 앞으로도 의도하든 않든 여당의 단독 의사결정을 반복하게 할 수 있다. 우려되는 지점이다. 장관 임명 여부를 두고 최근 여당 내에서 전개된 논쟁 양태는 걱정을 키운다. 임, 박, 노 후보 중 최소 1명 이상 낙마를 요구한 초선들이 일부 주류 의원들에게 면박을 당했다. 어떤 이유로 어느 후보가 그래야 하는지 특정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그 한 명은 임 후보를 암시하는 것으로 대개 이해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가 왜 문제 되는지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신인들의 의견을 위축시키는 그런 행태가 반복되면 당은 민심과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와 청와대 참모진이 대통령에게 민심을 제대로 전하며 소통하는지, 대통령은 또한 민심을 수용하며 당에 주도권을 넘겨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질문들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의 대결정치가 심화할 가능성도 염려된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퍼진 협력정치 기운은 초장부터 꺾이게 생겼다. 여당 탓만 말고 국민의힘도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이번 대치 과정을 보면 국민의힘에 타협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간다. 여당을 독주 프레임에 가두어 놓으려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만 하고 손을 놓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총리와 장관 후보 3명의 임명에 전부 반대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이냐는 물음을 피하기 어렵다. 코로나19 방역과 민생 지원, 부동산 정책 등 여야가 국회에서 대안을 다툴 의제가 많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협력할 것은 협력하란 것은 늘 민심에 가까운 명제다. 여당의 독주에 주목하는 여론이 야당의 국정 발목 잡기로 눈을 돌리는 것은 순식간이다. 재보선 압승이 자력에 의한 것이 아님을 국민의힘은 한순간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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