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말, 다승 1위 원태인이 타격 1위 강백호를 이겼다 [스경x승부처]
[스포츠경향]
1-0으로 앞선 7회말. 6회까지 91개를 던진 원태인(21·삼성)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2사후 이날 처음으로 2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1번 조용호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2번 김민혁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해 2사 1·2루에 몰렸다. 타격 1위 강백호가 다음 타석에 섰다.
원태인은 전날까지 타율 0.403을 기록하고 있던 강백호를 앞선 세 타석에서 삼진, 외야플라이로 잡은 뒤 볼넷 1개를 줬지만 치기 좋은 공을 절대 주지 않았다. 네번째 타석에서 원태인은 또 체인지업으로 승부했다. 초구 떨어뜨린 체인지업에 강백호가 헛스윙을 하자 2구째 직구를 바깥쪽으로 한 번 뺀 뒤 3구째 다시 체인지업을 던졌다. 조금 덜 떨어진 공을 강백호가 받아쳤지만 원태인의 힘에 밀린 타구는 외야 높이 떠 좌익수 송준석에게 잡히고 말았다.
KT의 득점 기회가 무산되고 삼성으로 승기가 기운 순간, 강백호는 헬멧을 집어던졌고 106구째로 아웃카운트를 잡은 원태인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현재 리그 최고 투수와 최고 타자의 대결이 이날의 승부를 갈랐다.
2021년 KBO리그 새 에이스로 떠오른 원태인이 또 이겼다.
원태인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7이닝 5안타에 4볼넷을 내주고도 삼진 8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고 150㎞ 직구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올시즌 가장 많은 106개 역투를 펼쳤다.
4월30일 LG전부터 3경기 연속 7이닝을 소화하며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해 그야말로 압도적인 페이스로 리그 에이스의 길로 직진하고 있다. 시즌 첫승을 거둔 4월13일 한화전부터 6경기 연속 승리를 거둔 원태인은 이날 6승째로 다승 단독 1위를 지키며 1.18이던 평균자책을 1.00으로 더 낮추고 역시 선두를 굳게 지켰다.
5회초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상대로 나온 구자욱의 희생플라이에 선취점을 뽑은 삼성 타선은 8회초 2점, 9회초 1점을 추가해 4-0을 만들었다. 불펜에서는 우규민이 8회말을 막았고, 오승환은 9회말 1사 1·3루가 되자 등판해 4점 차 승리를 지키고 11세이브째를 거뒀다. 원정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친 삼성은 지난해 상대전적 4승12패를 당해 압도적 우위를 내줬던 KT에게 올해는 5승1패로 앞서고 있다.
강백호와 원태인은 1년 차 선·후배로 고교 시절 많은 대회에서 만나 친분을 쌓았다. 이제 4년차와 3년차가 된 올시즌, 리그 최고의 타자와 투수로 출발하며 첫 정면대결을 펼쳤다. 바로 전날도 경기 전 만나 같이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절친한 형·동생이지만 그라운드 안 승부에서 양보란 없다.
원태인은 “(강)백호 형과 워낙 친하고 리그 1위 타자라서 즐기자 생각하고 자신있게 던졌다. 네 타석에서 만났는데 투 스트라이크 전까지는 빠른 공으로 승부했다. 신인 때부터 형과 맞대결 해보면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직구 타이밍을 노리는 것 같아 체인지업으로 승부했다”며 “고교 때부터 많이 보고 친한 백호 형이라 더 잡고 싶었다. 경기 전 타율이 0.403이길래 내가 3할대로 떨어뜨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이 인터뷰를 보면 전화가 올 것 같다”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제 평균자책 0점대를 바라보는 원태인은 “백호 형 타석 전에 전광판을 봤더니 1.01이길래 이 타석 막으면 0점대 되나 했는데 (1.00이라) 아쉬운 감은 있다”고 또 농담을 하며 “평균자책도 언젠가는 올라갈 거니까 최대한 좋은 페이스로 꾸준하게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7회말 투구를 마친 뒤 3루 원정 관중석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고 내려온 원태인은 “우리 팀이 수원에서 계속 안 좋았고 위닝시리즈도 거의 없어서 오늘 많이 집중했다. KT 타선이 상승세라 오늘 경기가 내게도 시험대라고 생각해 꼭 이기고 싶었다”며 “예상 못했는데 원정에서 기립 박수를 받아 더 뿌듯하다. 앞으로 더 잘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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