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뺐더니 잘 나가네..'제로 전성시대'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입력 2021. 5. 14.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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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나랑드 사이다 제로’. 동아오츠카 제공


유통업계에 ‘제로’가 대세로 떠오르고있다. ‘칼로리 없는 탄산음료’, ‘카페인 없는 커피’, ‘알코올 없는 술’ 얘기다.

■칼로리 ‘제로’ 탄산음료

‘0㎉’. 최근 음료업계의 화두는 단연 ‘제로 칼로리’ 제품이다.

제로 카로리의 열풍은 ‘원조’ 동아오츠카의 ‘나랑드 사이다’가 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과 함께 ‘홈트레이닝’이 유행하면서 유튜브 등에서 ‘다이어트용 탄산음료’로 입소문이 났고, 지난 2010년 출시된 나랑드 사이다가 이른바 ‘역주행’ 흥행을 하고 있다. 칼로리는 물론 보존료와 설탕, 색소가 없는 ‘4무(無)’ 탄산음료를 표방한 나랑드 사이다의 매출은 지난 달 기준 전년대비 153.2% 급증했다.

칠성사이다 제로. 롯데칠성음료 제공


그러자, 코카콜라·롯데칠성음료 등이 잇따라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를 출시하며 시장을 키웠다.

먼저 롯데칠성음료가 올 초 ‘칠성사이다 제로’를 내놓으며 시장에 가세했다. 2011년 처음 시장에 나왔다가 매출 부진으로 단종됐던 ‘칠성사이다 제로’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칠성사이다 제로는 출시 100일 만에 누적 판매량 3500만개(250㎖ 캔 환산 기준)를 돌파했다. 롯데칠성음료가 판매하는 ‘펩시 제로 슈거’ 또한 지난 1월 출시 후 4월 말 기준 2700만개(250㎖ 캔 환산 기준)가 판매됐고, ‘코카콜라 제로’를 내놓고 있던 코카콜라 역시 올 초 ‘스프라이트 제로’를 출시하며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은 음료업계의 주류로 떠올랐다.

스타벅스 디카페인 음료.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디카페인 커피

디카페인 커피 시장 역시 성장세가 만만치 않다.

시장 점유율에서 절반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커피업계의 독보적인 1위, 동서식품의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믹스 매출은 197억원으로 전년(142억원) 대비 38.7% 증가했다. 카페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디카페인의 인기는 폭발적,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은 33% 증가했고, 투썸플레이스의 올 1분기 디카페인 음료 매출 역시 전년 동기보다 세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초의 무알코올 막걸리 발왕산 막걸리. 일화 제공


■알코올 없는 술

그런가 하면 주류업계에서는 ‘무알코올’이 화두에 올랐다.

중국 맥주 칭따오가 지난해 6월 내놓은 ‘칭따오 논알콜릭’의 매출 역시 역시 최근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칭따오 논알콜릭은 올 1분기에만 전 분기 대비 150%를 팔아치워고, 이로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총판 자체에 물량이 없는, 주류 업계에서는 극히 드문 ‘품절 대란’을 겪었다.

하이네켄은 이 달부터 무알코올 맥주 ‘하이네켄 0.0’을 국내에 도입키로 했고, 무알코올 맥주로 조금씩 국내 점유율을 높여 온 네덜란드 맥주 브랜드 바바리아 역시 오리지널 비알코올에 레몬, 애플, 진저라임 등의 향을 가미한 3종의 라인업을 더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무알코올 트렌드는 막걸리 시장도 지나치지 않았다. 일화는 지난 4월 주력 신제품으로 ‘발왕산 막걸리 제로’를 출시하며 비알코올 시장에 합류했다. 강원도 평창군의 특산물인 ‘발왕산 막걸리’가 함유된 제품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비알코올 막걸리 탄산음료다.

엄밀히 말하면 주류는 아니지만, 맥주의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는 맥주맛 음료도 인기다. 하이트진로음료가 지난 2012년 출시한 무알코올 음료, ‘하이트 제로’의 경우 지난 수 년간 특별한 매출 증가를 보이지 않았지만 올 1분기 매출이 급증하며 지난 해 동기와 대비해 140%를 기록, ‘제로’의 인기를 입증했다.

여기에 주세법상 알코올 함유량이 1% 미만인 제품은 음료로 분류돼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무알코올 주류 시장의 확대를 가속화 했다.

하이트 제로. 하이트진로음료 제공


식품업계의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제로’의 인기는 가히 신드롬에 가깝다”면서 “시원한 음료는 즐기고 싶지만 다이어트가 신경쓰이고, 커피를 즐기지만 카페인은 싫고, 또 술 자리는 좋지만 술에 취하기는 싫은, 새로운 소비트렌드와 ‘제로’가 완벽하게 어우러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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