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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미디어①] 음주도 '문화'가 될 수 있을까

박정선 입력 2021. 05. 14. 08:17 수정 2021. 05. 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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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음주가 건강에 해롭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인천에 거주 중인 한 직장인 부부는 "퇴근 후 거의 매일 저녁 식사와 함께 술을 곁들인다. 처음엔 간단히 맥주 1~2캔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 음주량과 빈도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걸 느낀다. 홈술을 하게 되면 먹고 바로 잠들 수 있고, 너무 과한 수준의 음주만 아니라면 출근에도 지장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음주량과 빈도수가 늘어나는 걸 느끼고 나선 조금씩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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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 전년 대비 지난해 주류 매출 17.8% 증가
홈술·혼술, 알코올 의존도 높이고 우울감 유발

과도한 음주가 건강에 해롭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0만명이 술 때문에 사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국내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하루 평균 12.9명이 알코올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음주를 하나의 ‘문화’로 말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와 관련된 변화와 이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이후엔 외부 활동이 위축되면서 ‘홈술’ ‘혼술’이 새로운 음주 트렌드로까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0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소비자들은 매달 평균 9차례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8.9차례였던 것이 2019년에는 8.5차례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반등한 것이다. 응답자들은 지난해 음주 문화의 트렌드(복수 응답)로 혼자 마시는 ‘혼술’(74.9%)과 ‘홈술’(72.0%)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국내에서 점포를 가장 많이 보유한 CU의 지난해 매출 현황을 보면, 주류 매출은 전년 대비 17.8% 증가했다. 와인이 68.1%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막걸리(23.2%)와 소주(19.5%), 맥주(15.0%)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덩달아 냉장안주 매출도 17.6%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주류 마케팅의 승부처가 편의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인천에 거주 중인 한 직장인 부부는 “퇴근 후 거의 매일 저녁 식사와 함께 술을 곁들인다. 처음엔 간단히 맥주 1~2캔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 음주량과 빈도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걸 느낀다. 홈술을 하게 되면 먹고 바로 잠들 수 있고, 너무 과한 수준의 음주만 아니라면 출근에도 지장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음주량과 빈도수가 늘어나는 걸 느끼고 나선 조금씩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홈술과 혼술이 알코올 의존도를 높이고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혼술, 홈술족들의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성 음주로 발전하게 되면서 최근 들어서는 알코올 의존증에 대한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이 명확히 드러남에도 국내에서는 “적당한 음주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정설처럼 떠돌 정도로 술에 있어서 관대하다. 규제 정책도 느슨하다. 외국인들이 국내 여행시 가장 놀라운 점으로 ‘24시간 술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자주 꼽는다. 그만큼 언제든, 어느 곳에서든 손쉽게 술을 구하고 마실 수 있다는 말이다. 광고도 일부 매체에 대한 규제만 있을 뿐 청년층 대상 뉴미디어, 스포츠와 문화 행사 스폰서, 판촉 행사에 대한 규제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음주로 발생하는 국민건강 저하와 사고 등을 예방하겠다는 의도로 보건복지부는 주류 광고 금지 대상을 확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법안에 따르면 6월 30일부터 술병 그림이나 술 브랜드 이름을 넣은 옥외 광고가 금지되며 이에 따라 주류 회사가 운영하는 영업·운반 차량, 입간판이나 빌딩 옥외 대형 멀티미디어 광고도 금지된다. 이 밖에도 텔레비전, 데이터방송,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술 관련 광고를 내보낼 수 없게 된다. 또 주류회사가 행사를 후원하는 과정에서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금지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주류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현재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알코올은 건강에 미치는 폐해가 큰데도 한국 사회는 이에 관대한 측면이 있어서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서 인식을 재확립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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