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U-22 출전 규정으로 보는 K리그, 누가 웃었나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2021. 5. 1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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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수원 삼성 정상빈. 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는 지난 2013년부터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이들의 의무 출전 규정을 제도화했다. 처음에는 출전 선수 엔트리에 23세 이하 선수 1명을 포함시키는 규정이었지만, 조금씩 더 확대(2014년 2명 포함, 2015년 2명 포함-1명 출전)돼 왔다. 2019년부터는 22세 이하로 나이 제한도 낮춰졌다.

프로축구연맹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축구연맹(FIFA)가 교체 출전 선수를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도록 하자, 로컬룰로 22세 이하 출전 규정을 강화했다. 22세 이하 선수가 최소 1명이 출전하고 1명이 교체로 그라운드에 나섰을 때만 교체카드 5장을 모두 활용 가능하게 했다.

■‘매탄 소년단’, 수혜자는 역시 수원 삼성

결국 22세 이하 유망주가 많은 팀이 유리하다. K리그1에서는 올 시즌 ‘매탄 소년단’이라는 히트상품을 내놓은 수원 삼성이 톡톡히 재미를 본다. 수원은 13라운드까지 500분 이상 소화한 22세 이하 선수가 김태환, 강현묵, 정상빈까지 셋이나 된다. 세 선수의 플레이 타임만 더해도 12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2537분(32경기)이다. 경기력도 좋았다. 4골을 넣은 정상빈을 비롯해 셋은 5골 3도움을 합작하며 수원 상승세의 동력이 되고 있다.

선수 활용폭으로 보면 포항 스틸러스가 다채롭다. 지난 시즌 영플레이어상(신인왕) 수상자 송민규가 5골을 넣으면서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주는 가운데 22세 이하 선수가 7명(36경기 1924분 출전, 6골 1도움)이나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승모, 이수빈 등도 포항이 키우는 주력 선수들이다. 포항은 2010년대에만 신인왕을 4명 배출한 ‘화수분 축구’다. FC서울도 22세 이하 선수를 9명이나 활용(46경기 2290분, 2골)했다. 정한민, 조영욱 등 이미 주전급으로 자리잡은 선수도 있지만, 두텁지 못한 선수층에서 박진섭 감독의 선수 육성 의지를 읽을 수 있는 결과다. 광주FC에서도 엄원상, 엄지성이 많은 기회를 얻었다.

■여전한 논란 속 긍정의 효과

새로운 22세 이하 출전 규정은 새 얼굴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편법으로 활용되면서 논란도 적지 않았다. 22세 이하 선수를 선발 출전시킨 뒤 조기 교체하는 꼼수도 적지 않았다.

새로운 22세 이하 출전 규정으로 더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은 것은 분명하다. 각 팀별로 22세 이하 선수 기용폭이 넓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리그 전체로 56명이 329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 49명, 236경기와는 차이가 크다. 22세 이하 선수들의 활약도가 매년 더 좋아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는 22세 이하 선수들이 24골(7도움)이나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2019시즌에 8골(8도움), 2020시즌에 19골(8도움) 등 조금씩 비중이 커진다.

그러나 우려대로 전년 대비 출전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올 시즌 22세 이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머문 시간은 1만4743분으로 전년대비(1만5656분) 줄었다.

FC서울 이태석(오른쪽). 프로축구연맹 제공



■2002년생 새싹에겐 기회

올해 마침 한일월드컵 4강 역사가 쓰여졌을 때 태어난 2002년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입단했다. 그들에겐 넓어진 문이 기회로 작용한다. 현재까지 2002년생의 K리그 데뷔가 두드러진다. 정상빈, 엄지성 외에 이지훈(전북 현대), 이태석(FC서울), 박상혁(강원FC) 등이 K리그1 데뷔전을 치렀다. 이 가운데는 강성진(FC서울), 이영준(수원FC) 등 2003년생도 있었다. 아직 시즌 절반도 미치지 못한 시점에서 2002년생의 K리그 데뷔는 벌써 12명이다. 앞선 두 시즌 전체로 각각 14명(2020시즌), 18명(2019시즌)이 나온 점을 고려하면, 그 이상으로 많아질 수 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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