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사면한다고 투자하는 시대, 오래 전 끝났다"

김종일 기자 2021. 5. 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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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합니다. 이유는 딱 하나. '법 앞의 평등.' 실제로 경제에 도움이 될지도 의문입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사면은 사면이고, 투자는 투자다. 법치의 영역과 경제의 영역을 혼동하면 안 된다. 이 둘을 마구 뒤섞어서 무질서하게 만든 것이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패착이었다. 이 부회장이 좋은 기업인이라면 경영판단을 통해서 좋은 투자결정을 할 거라고 본다. 삼성은 고도의 시스템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다. 자신을 사면해준다고 돈을 더 투자하고, 안 해준다고 덜 투자하는 사사로운 의사결정의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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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면에 반대하는 이유
헌법 제11조 환기하며 '법 앞의 평등'과 '실질적 평등' 강조

(시사저널=김종일 기자)

"반대합니다. 이유는 딱 하나. '법 앞의 평등.' 실제로 경제에 도움이 될지도 의문입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33자로 이뤄진 짧은 메시지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의원은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자 인터뷰를 청했다. 시사저널은 이 부회장의 사면을 공개 요구한 이원욱 민주당 의원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2021년 2월1일 국회 소통관에서 임성근 법관 탄핵소추안 발의에 관해 기자회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부회장의 사면을 반대하며 '법 앞의 평등'을 말했다. 자세한 생각을 듣고 싶다.

"여럿이 같은 죄를 저질렀는데 그 중 누구만 경제적 지위가 높다고 봐주면 안 된다. 이번 정부에서 86억원에 달하는 돈을 횡령하고 뇌물공여한 사람에 대해 사면을 해준 전례가 없다. 경제적 지위에 따라 실질적인 처벌 수위가 달라져서 안 된다는 점은 우리 헌법 제11조가 천명한 원칙이다. '실질적 평등'은 제 의정활동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도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경제에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한 이유는.

"사면은 사면이고, 투자는 투자다. 법치의 영역과 경제의 영역을 혼동하면 안 된다. 이 둘을 마구 뒤섞어서 무질서하게 만든 것이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패착이었다. 이 부회장이 좋은 기업인이라면 경영판단을 통해서 좋은 투자결정을 할 거라고 본다. 삼성은 고도의 시스템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다. 자신을 사면해준다고 돈을 더 투자하고, 안 해준다고 덜 투자하는 사사로운 의사결정의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가 '버팀목'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국민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대기업 총수인 이 부회장 사면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그러나 사면을 한다고 안 할 투자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가 버팀목 역할을 못한다고 했다.

"중산층과 서민의 삶이 너무 어렵다. 4월 수출액이 최대를 기록하고 1분기 성장률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심리적·육체적 고통이라는 3중고를 겪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코로나19 피해 구제와 경기부양을 위해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2% 정도의 재정을 썼다. 우리나라는 3% 밖에 쓰지 않았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입장과 동일하다. 100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은 공직자에 대한 사면은 찬성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난 2017년 촛불혁명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투명한 공직사회, 선진국 수준의 공직윤리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 이 부회장 사면 논쟁에 투여될 사회적 에너지를 우리 사회의 '미래 청사진'에 대한 논의에 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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