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엄마들의 간절한 외침..영화 '학교 가는 길'

2021. 5. 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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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김정인 영화감독, 정난모 전 강서장애인부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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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들의 간절한 외침 영화 <학교 가는 길> 

김정인 / 영화감독
"서진학교 건립 주민 1차 토론회 무산 기사 보고 2차 토론회에 관심 가기 시작"

정난모 / 전 강서장애인부모회 회장
"교육권, 장애인들에게 유독 잘 지켜지지 못해…우리 사회가 함께 도와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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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영상을 보면서 다시 한번 어머니의 힘은 정말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위대한 어머니의 힘이 발현되기까지는 왜 이렇게 지난한 고통의 시간들이 있어야 했는지 그 부분을 오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2017년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도 여러분께 전달해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특수학교를 세워야 하는데 반대하시는 부모님들 앞에서 자녀들을 둔 부모님들께서 무릎을 꿇고 앉아서 호소하셨던 그 장면이 기억이 나는데 그 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왔습니다. '학교 가는 길'. '학교 가는 길'의 김정인 감독님 그리고 정난모 어머님 두 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 감독님은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 과정을 그대로 다 담은 영화입니까?
 
▶ 김정인/영화감독: 네, 이제 토론회부터 개교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토론회부터 개교하기까지. 개교한 지는 이제 얼마?
 
▶ 김정인/영화감독: 작년 3월에.
 
▷ 주영진/앵커: 작년 3월에. 왜 이 영화를 내가 만들어야겠다. 혹시 같은 입장이나 같은 상황이셨습니까, 어떻습니까?
 


▶ 김정인/영화감독: 사실 저도 평소에 그런 장애 이슈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제 2017년에 소위 무릎 영상으로 유명했던 게 9월에 있었던 2차 토론회였고 먼저 1차 토론회가 7월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때는 언론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을 때인데 저도 어느 날 인터넷에서 짧은 뉴스를 보게 되었어요. 이렇게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토론회가 있었는데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하고 무산이 됐다. 평소 때 같았으면 그냥 이런 게 있나 보고 넘겼을 텐데 마침 저도 이제 아빠가 되고 조금은 부모의 마음을 알다 보니까 굉장히 여운이 남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사 말미에 '9월에 2차 토론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라는 말이 있어서 처음에는 정말 단순한 호기심에 작은 카메라 하나 가지고 2차 토론회 현장을 찾았던 게 이 영화의 시작이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영화의 시작. 영화가 이제 마무리돼서 지난 5일에 개봉이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이 영화를 제작하시면서 처음에 가졌던 그런 공감의 마음 그리고 아마 이 어머님들을 아프게 했던 그런 상황에 대한 분노나 이런 것들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 영화가 마무리되고 개봉되면서 그 마음들이 좀 풀렸습니까? 이걸 세상에 알릴만 한 또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거라는 그런 확신 같은 것.
 
▶ 김정인/영화감독: 사실 저희 장애인 부모님들께서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이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서 앞장서셨는데 이제 정작 이 주인공 분들은 자녀들이 이미 장성을 해서 그 학교가 설립되어도 큰 혜택을 받지 못하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어머님들께서 정말 오랜 시간 땀과 눈물을 아끼지 않으셨던 이유는 ‘우리 후배 장애 엄마들이 내가 겪었던 그 어려움을 다시는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대물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에서 먼저 이제 앞장서주셨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런 부분들을 좀 우리 사회가 함께 보면 좋을 것 같고요. 또 이제 반대하셨던 주민들도 단순한 지역이기주의나 님비 때문이 아니고 우리 한국 사회의 그런 도시 형성 과정에서 모순된 사회적 구조 속에서 또 다른 의미의 어떻게 보면 그분들도 피해자셨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까지 좀 두루두루 잘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어머님께서는 김정인 감독이 ‘이 영화를 제가 한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라고 제안을 하고 같이 이야기를 했을 때 그때는 좀 마음이 상당히 어려웠던 시절인데 어떻습니까? 흔쾌히 동의를 하셨습니까? 아니면.
 
▶ 정난모/영화 출연자: 저희가 2017년 9월 토론회가 끝나고 정말 많은 언론 매체들이 저희한테 인터뷰 요청을 해왔습니다, 이게 이슈가 되면서. 그 와중에 그중에 이제 정인 감독님께서 또 저희한테 찾아오신 거죠, 메일을 주고. 처음에 만났을 때는 정말 프로필 한 장 조심스럽게 건네시면서 이 과정을 영상으로 좀 담아보고 싶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아무도 그때 뭐 반대를 하거나 그 노출에 대해서 걱정을 했던 엄마들도 없고요. 저희가 오히려 다 반대하는 상황에서 저희한테 관심을 갖고 이렇게 찾아와주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저희는 감사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하는 활동들을 감독님이 근 3년이 넘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기록을 하셨는데 오히려 저희 회원 어미님들은 어느 날 이제 감독님이 안 나타나시면 오늘은, 그때는 저희가 정인 쌤이라고 불렀거든요. 오늘은 정인 쌤 안 오셨냐고 이렇게 할 정도로 같이 몇 년을 같이 촬영하면서 그냥 감독님도 같은 가족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처음에 아마 세상에 이 일이 알려진 게 어머님들께서 무릎을 꿇고 호소하시는 그 장면 때문인데 그 무릎을 꿇었던 대상이 있었을 것 아닙니까?
 
▶ 정난모/영화 출연자: 그렇죠.
 
▷ 주영진/앵커: 학교 설립에 반대하시는 분들. 그분들에 대한 어떤 원망의 마음 이런 것들이 상당히 크셨을 것도 같은데.
 


▶ 정난모/영화 출연자: 지금 이렇게 돌이켜서 보면 그분들의 입장도 저는 충분히 조금 이해하고 있거든요. 만약에 제가 제 아이가 장애가 아니었다면 저는 어땠을까라고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고요. 그때의 상황들을 이렇게 돌이켜보면 저는 제 아이를 키우면서 사회가 조금씩 좋아졌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 현장에서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하나도 없다. 단지 제가 그 상황에 익숙해져 있던 것뿐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현장은 반대하시는 분들이 있었지만 그분들의 입장을 저희 어머님들도 지금 영화를 보고 감독님께서 그 내용을 잘 다뤄주셨기 때문에 몰랐던 부분을 다뤄주셔서 충분히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이 영화 '학교 가는 길'. 특히 어머님들의 호소가 무엇보다 시청자 여러분께도 다가가는 그 의미가 상당히 클 것 같습니다. 어머님들의 눈물의 호소, 여러분과 함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VCR
 
▷ 주영진/앵커: 감독님이 아마도 저 어머님들의 눈물의 호소가 또 감독님을 움직이게 했다고 아까 말씀을 하셨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 시청자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든 또 이렇게 뉴스,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셨든 간에 정말로 이것만은 우리 시청자 분들께서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제작자로서, 감독으로서 메시지가 있었을 것 같아요.
 
▶ 김정인/영화감독: 사실 바람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그러니까 우리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이상 자격이 어떻든지, 상황이 어떻든지 정말 최고의,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되는 거는 헌법을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모든 국민들이 다 합의를 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교육권이 유독 우리 장애 학생들에게만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너무 제한적으로 막 이렇게 행사되었기 때문에 이제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에서 적어도 장애인 부모님들께서 자녀들을 학교를 보낼 때만큼은 너무 이렇게 무릎을 꿇는다든지 이렇게까지 좀 간절한 마음으로 하지 않으셔도 우리 사회가 그런 부분들을 더 좀 앞장서서 함께 좀 노력해 주셨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이번에 어머님들께서 호소하셨던 이 학교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마침내 개교가 됐는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앞으로 또 다른 지역에서 또 다른 이런 시도가 있을 경우에 똑같은 과정이 반복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 아닙니까?
 
▶ 정난모/영화 출연자: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한데 정말 그러면 안 되는 상황이죠. 안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솔직한 마음으로. 앞으로는 정말 이렇게 눈물로 호소해서 학교가 지어지는 일은 없어야겠고 교육권이라는 거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권인데 누구에게 당연한 것들이 누구에게는 정말 생존과 같은 일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상황들이 앞으로는 조금 이루어지지 않기를 저희는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제가 어떤 인터뷰 기사를 봤더니 어머님께서 ‘만약에 제 아이가 장애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하면 저 또한 이 학교 세우는 데 반대했을 겁니다.’라고 하는 그 말씀이 되게 저는 아프게 다가왔어요.
 
▶ 정난모/영화 출연자: 아마 저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도 발달장애 영역에 대해서 제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전혀 몰랐을 부분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아이를 키우면서 저도 스스로 배워가는 것들이 되게 많은데요. 이런 것들을 저희가 이렇게 영화를 통해서 개봉하고 많은 사람들한테 또 노출을 시킴으로써 시민들에 대한 우리를 바라보는 인식이 조금 바뀌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사실은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영화를 찍고 이렇게 앞서서 인터뷰를 나가고 하는 이유들은 누군가는 우리 아이들을 조금 다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똑같이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거든요.
 
▷ 주영진/앵커: 이 영화가 만들어 지는데 시간이 3~4년 걸리신 겁니까?
 
▶ 김정인/영화감독: 첫 촬영이 2017년에 시작해서 촬영은 이제 작년 초까지 마무리가 됐고요. 개봉까지는 총 5년이 걸렸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아이들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미 장성을 해서 이 학교에 다닐 수가 없는 아이들도 이미 있는 것이고 영화에도 그런 내용들이 좀 담긴 거죠?
 
▶ 김정인/영화감독: 네,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훌쩍 자란 아이들.
 
▶ 김정인/영화감독: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 부분 한번 여러분과 함께 저희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감독님, 음악이 영화의 OST 같은데 '학교 가는 길'. 'The way to school'. 상당히 경쾌한 연주곡이네요?
 
▶ 김정인/영화감독: 이 연주곡은 영화 OST는 아니고 피아니스트 김광민 님께서 작곡해 주신 굉장히 잘 알려진 곡입니다.
 
▷ 주영진/앵커: '학교 가는 길'.
 
▶ 김정인/영화감독: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이 영화에 이 음악을 사용을?
 
▶ 김정인/영화감독: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특별히 이제 우리 뉴스브리핑 요청을 받고 곡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래서 이걸 선택하신 거군요. 처음에 저는 얼핏 그렇게 전해 들어서. 어쨌든 이 음악을 보니까 학교 가는 길이 저렇게 경쾌하고 밝은 길이 됐으면 좋겠는데 지금 보니까 서진학교를 비롯해서 서울시 내에서도 한 서너 군데 장애 자녀들을 위한 학교, 특수학교가 만들어졌는데 영화도 만들어졌고 이제 어머님께서 소망하시고 또 앞으로도 내 아이뿐만 아니라 또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뭔가 꼭 해야겠다. 우리 부모님들께서 꿈꾸고 계시는 게 있다면요?
 
▶ 정난모/영화 출연자: 학교라는 공간은 일반 아이들과 다르게 우리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공간이에요. 유일하게 사회를 배울 수 있는 곳이 학교거든요. 우리 아이들은 학교 아니면 집, 치료실이 전부인데 이제 그 학교를 졸업한 후에 성인기가 되면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돼요, 갈 곳이 너무 없기 때문에. 이 성인기 친구들이 앞으로 지역 사회에서 제도권 안에서 좀 인프라가 갖춰져서 지역 주민들과 사람들과 더불어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저희는 간절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어머님 말씀 또 감독님 말씀 들으면서 저는 그런 기사. 저는 이제 경험은 없습니다만 어쨌든 장애를 갖고 있는 자녀를 둔 많은 부모님들의 소망은 내가 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말씀을 늘 하시거 하는 걸 저도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아마 이 영화 '학교 가는 길'을 보게 되면 여러분께서 그 심경을 정말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공감의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말씀 여러분께 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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