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당신의 '울분', 혹시 이것 때문인가요?

미래팀 입력 2021. 5. 15. 08: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당신이 '울분'을 느끼는 지점


여러분, 혹시 살면서 '울분'을 느껴보신 적 있나요? 코로나19 이후에는 어떤가요? 여기에서 '분노'와 '울분'의 차이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울분과 분노의 사전적 정의는 각각 이렇습니다.


사실 사전적 정의를 읽어봐도 자세한 차이를 구분하기는 어려운데요. 2018년부터 한국 사회의 울분을 측정하며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의 유명순 교수는 울분이란, 부당하고 모욕적으로 여겨지는 일을 당한 사람이 고충과 고통을 겪으면서 본래 품고 있던 정의와 공정에 대한 기본 신념이 붕괴되고, 분노와 함께 답이 없고 희망이 없다고 느끼게 되는 감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보건의료 조직과 건강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연구하는 학자로 코로나19 국내 환자 발생 직후부터 매달 '국민인식조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일상 마모가 크고 누적된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감정의 하나로 울분(鬱憤)에 주목해 꾸준히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들여다보고 있는 유명순 교수는 최근 <<2021 한국사회의 울분 조사>> 결과와 그 함의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10명 중 6명 만성적 울분 상태

지난달 21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발표한 << 2021년 한국 사회의 울분 조사 >> 결과에 따르면 전체 울분 점수 평균은 1.75점으로 이전 조사 (2018년 1.73점, 2020년 1.58점)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울분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정상'의 비율은 낮아지고 국민의 58.2%가 중간(moderate) 또는 심한(severe) 수준의 울분을 겪는 '만성적인(chronic) 울분' 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 됐는데요. 이 수치는 2020년(47.3%)보다 10.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다년간의 조사 중 '만성적 울분 (중간+심한 울분)'을 겪는 집단의 비율이 가장 높은 상황입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유명순 교수는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 속에 '울분의 경험'이 단순히 한 번이 아니라 '지속 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뒷받침 해주는 결과" 라고 분석하면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독일에 비해 6배 이상 높다"고 그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울분 순위 5 → 1순위로 급상승한 것은?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회 정치 사안에서 느끼는 울분의 순위 변동입니다. 2018년부터 시작된 <<한국 사회의 울분 조사>>는 이혼, 해고 등 부정적 생애사건 경험이 일으키는 울분 외에도,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접하는 사회·정치적인 '사회적 울분'을 측정해 왔는데요. 2018년 조사에서 5순위를 차지했던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 항목이 1순위로 껑충 뛰어오른 것입니다.


연령별로 상세히 들여다봐도 결과는 같습니다. 자세한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20대, 30대, 40대, 50대 이상에서 모두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에서 느끼는 울분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울분 연구를 총괄한 유명순 교수는 2021년 크게 높아진 사회·정치 울분 사안(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은 "앞으로 '사회적 울분'을 줄이기 위해 어느 측면에서 정의와 공정성을 높여야 할지를 엿보도록 했다"면서 "개인과 사회의 건강을 위한 긍정, 인정, 공정의 역량을 키워 울분을 줄이고 예방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는데요.

한국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설문 결과 또한 유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 합니다. 정치인의 활동이 '공정하지 않다'고 대답한 비율이 81.8%로 다른 항목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SBS의 사회공헌 지식 나눔 플랫폼 SBS D포럼(SDF)은 지난해, 연구 발표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함께 생존하기 위한 조건으로 새로운 사회 계약이 필요함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 가운데 '사회적 신뢰'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중요한 사회적 자본임을 강조했었는데요. 지금처럼 '사회‧정치적 울분'이 높아지는 상황은 어떤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야 할까요? 그리고 그 중심에서 우리 정치권에서 진짜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SBS 보도본부 미래팀의 취재파일은 SBS의 대표 사회 공헌 지식 나눔 플랫폼 <SBS D포럼>을 중심으로, SBS 보도본부 미래팀원들이 작성합니다.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화두를 들여다 보고, 의미 있는 새로운 관점이나 시도들을 전합니다. SBS 미래팀의 취재파일 내용을 한발 앞서 접하고 싶은 분은 SDF다이어리를 '구독'해주세요!

▶ SDF 다이어리 구독하러 가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67025 ]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