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방미계획에 北연락시도까지..통일부, 남북관계 물꼬 시동

이인영 6월말 방미 계획..통일부, 北연락 꾸준히 시도
북한 관망세 유지 기간 동안 내부 동력 얻겠다는 의도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4.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미국 대북정책 발표와 한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을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기 위한 자체적인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15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오는 6월 말쯤 미국 방문을 예정하고 있다.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한미정상회담 개최 이후 상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방문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지난해 취임한 이후 방미 일정을 지속적으로 검토했지만,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국제 정세 등을 이유로 실제 방미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 장관이 이렇게 방미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데에는 우리 정부 자체만으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고 호응을 유도하기에는 쉽지 않아서다.

이 장관이 직접 미국의 고위 당국자나 의회, 싱크탱크, 시민단체 인사를 접촉해 이들에게 남북관계의 특수성,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조기 남북·북미 대화의 필요성 등을 설득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장관이 누굴 만날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는 한미정상회담이 지난 후에나 본격적으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남북 연락 채널의 복원이 중요하다는 기조 하에 북측에 연락 시도를 지속적으로 취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연락사무소를 통한 연락 시도는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면서 "연락사무소의 기능을 복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KBS가 17일 휴전선 인근 비행금지선(NFL)에 인접한 파주시 문산읍의 상공에서 폭파 후 뼈대만 남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다. (KBS 1TV 캡처) 2020.6.17/뉴스1

북한은 지난해 6월 일방적으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남북 통신연락선을 차단한 바 있다. 하지만 통일부는 연락사무소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지난 9월쯤부터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해 왔다. 연락은 시도한 주기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다.

다만 지금까지 북측은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통일부는 남북 연락 채널의 복원은 통신선 점검과 남북 간 합의 이행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또 통일부는 우리 남측 내부적으로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남북한 접경지역을 걷는 행사를 마련했다.

비무장지대(DMZ)와 민간통제선 이북 지역을 직접 걸으며 체험할 수 있는 'DMZ 평화의 길 통일걷기 2021' 행사는 오는 '6·15남북공동선언' 제21주년을 맞는 6월15일부터 11월까지 이어진다. 강원도 고성부터 경기도 파주까지 장기 코스로 걷거나 경기도 김포·파주·연천,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거점을 걷는 단기 코스가 있다.

이 걷기 사업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의원 시절부터 국내 통일 대중운동의 일환으로 역점을 두고 개최해 온 행사다. 다만 올해부터는 의원실 주최가 아닌 통일부 주최 형식으로 열리면서 연례 정부 행사로 자리 잡게될 전망이다.

이 같은 통일부의 노력은 북한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동안 남측 내부적으로라도 동력을 얻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시도들이 북측의 긍정적인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측은 현재 한미정상회담은 물론 미국의 대북정책 발표 등 한반도 정세를 변화시킬 만한 일정들을 앞둔 상황에서 특별한 대외행보 없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가장 최근 대외적으로 메시지를 낸 것은 지난 2일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발표된 대남·대미 비난 메시지였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