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탐사 로버 화성에 착륙, 미·러 이어 세 번째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2021. 5. 15. 10:34 수정 2021. 5. 1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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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샷]
중국 화성 탐사선 텐원 1호는 궤도선과 함께 착륙선과 로버도 동시에 운영한다. 화성 표면에 내린 착륙선에서 탐사 로버가 내려올 준비를 하는 모습의 상상도./CNSA

중국 탐사 로버(이동형 로봇) ‘주룽(祝融·축융)이 화성에 착륙했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화성에 도착한 국가가 됐다.

중국 신화통신은 15일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 1호’ 착륙선과 로버 주룽이 화성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궤도선·착륙선·로버 첫 동시 운용

텐원 1호는 화성 주위를 도는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로 구성됐다. 지난해 7월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워졌을 때 지구를 떠나 지난 2월 10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이날 텐원 1호 화성 착륙선과 로버 주룽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바이킹 2호가 착륙한 곳의 남쪽에 있는 유토피아 플라니티아 충돌구에 착륙했다.

중국이 이번에 착륙선과 로버까지 화성 표면에 내려놓으면서 화성에서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를 동시에 운용하는 첫 국가가 됐다. 톈원은 ‘천국에 대한 질문’이라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시인 굴원의 시에서 따온 이름이다.

앞서 국가항천국(CNSA)은 “톈원 1호는 한 번의 임무로 궤도 진입, 착륙, 탐사 등을 하도록 설계됐다”며 “중국이 화성 탐사 프로그램의 핵심 단계를 완료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9분 동안 지구 통제 없이 착륙 진행

텐원 1호의 착륙선과 로버를 탑재한 진입 캡슐은 이날 오전 5시(한국 시각) 궤도선에서 분리돼 하강을 시작했다. 3시간 비행 후 진입 캡슐은 고도 125㎞에서 화성 대기권에 진입했다.

진입 캡슐은 화성 대기와의 마찰에 의해 속도를 감속했다. 캡슐의 속도는 초속 48㎞에서 460m까지 떨어졌다. 이후 면적 200㎡의 낙하산을 펼쳐 초속 100m까지 감속했다.

캡슐은 이후 낙하산과 방열판을 분리하고 착륙선과 로버를 노출시켰다. 착륙선은 역추진 로켓을 작동해 속도를 0에 가깝게 감속했다. 화성 지면 상공 100m에서 장애물을 확인하고 지표면의 경사도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체공했다. 마지막으로 착륙선은 지면에 충격 흡수용 다리 네 개를 내리고 착륙했다.

중국 CNSA의 겡 얀 박사는 이날 신화통신에 “진입 캡슐이 약 9분 동안 화성 대기를 뚫고 하강하는 과정은 지구에서 통제를 할 수 없어 가장 어려웠다”며 “각 단계는 오직 한 번의 기회밖에 없고 모든 과정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어느 곳이라도 오류가 발생하면 착륙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화성 탐사선 텐원 1호가 발사 직후 내장 카메라로 자신을 찍은 사진. 지난 2월 10일 화성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CNSA

◇지하 100m까지 탐사하는 레이더 장착

탐사 로버 주룽은 6개의 바퀴가 달린 이동형 로봇으로 높이 1.85m, 무게는 240㎏에 달한다. 골프 카트 크기다. 주룽은 미국의 퍼서비어런스와 같이 화성 탐사 로버 최초로 지하 100m까지 탐사할 수 있는 레이더 장비를 장착했다. 중국은 이번 탐사에서 물과 얼음을 찾고 토양과 암석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동력은 태양전지에서 얻는다.

CNSA는 지난 2월 말까지 로버 이름 공모전을 진행하고 인터넷 투표를 통해 가장 표를 많이 받은 ‘주룽’으로 최종 결정했다. 주룽은 중국 고대 신화에 나오는 ‘불의 신’이다. CNSA는 “불은 인류의 조상들에게 따뜻함과 빛을 가져 왔으며, 인류 문명을 비췄다”며 “중국 최초의 화성 탐사 로버의 이름을 ‘불의 신’으로 이름 붙이는 것은 중국의 행성 탐사에 불을 붙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중국 화성 탐사선 텐원 1호가 촬영한 화성./CNSA

중국의 화성 탐사 장비는 13개로 화성 주위를 선회하는 궤도선에 8개, 로버에 5개가 실렸다. 텐원 1호 궤도선은 화성의 1년(지구 시간으로 687일) 동안 운영하고 로버 주룽은 90 화성일 동안 탐사를 한다. 화성의 하루는 지구보다 41분 긴 24시간 37분이다.

◇두 번째 화성 탐사 도전에서 성공

중국이 화성 탐사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중국은 러시아과 화성 탐사선 포보스-그룬트를 공동 개발해 2011년 11월 9일 발사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중국은 이번에 단독으로 화성 탐사에 재도전해 성공한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공동개발했던 화성 탐사선 포보스-그룬트 상상도.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왼쪽 아래)에서 토양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었지만 엔진고장으로 실패했다./러시아 연방우주국

포보스-그룬트는 러시아가 개발한 탐사선으로 화성의 위성 포보스에서 토양을 채취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었다. 그 안에는 중국 최초의 화성 탐사선인 ‘잉훠(萤火) 1호'도 탑재돼 있었다. 잉훠 1호의 무게는 115㎏이었고, 2년 간 화성을 공전하며 화성의 표면, 대기권, 전리층, 자기장을 연구할 계획이었다.

포보스-그룬트는 발사 직후 로켓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됐지만 엔진 고장으로 화성으로 가는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결국 포보스-그룬트와 잉훠 1호는 지구 중력에 이끌려 2012년 1월 15일 태평양에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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