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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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손을 못 잡는 게 슬퍼"

한겨레21 입력 2021. 05. 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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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초등학교 4학년 강지호·나혜원·송하영·이슬기·이예린이
이야기하는 '코로나 1년', 달라진 우리들의 일상
서울 성북구 길음초등학교 4학년 강지호(왼쪽부터), 송하영, 나혜원, 이예린, 이슬기 어린이가 4월24일 서경대학교에서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그랬어>의 고그토론에서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사진을 찍고 있다.
“학교가 작아졌다!/ 작은 방은 하나의 교실이 되고/ 인형은 내 친구들이 되고/ 컴퓨터 화면은 내 선생님이 되고/ 2층의 작은 책장은 도서관이 되고/ 주방은 급식실이 되고/ 내 방은 놀이터가 된다/ 뭐든지 내 맘대로!/ 그러나 작은 학교에는 나만 홀로 남겨져 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다!”(제6회 꿈키움 문예공모전 ‘방구석 시인상’ 수상작 ‘작은 학교’, 제주 중문지역아동센터 6학년 구자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밉기만 합니다. 학교도 매일 못 가고, 친구와 놀지도 못하고, 가족과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나지도 못하게 만들었으니까요. 집에 ‘갇혀만 있던’ 어린이들에게 코로나19 유행은 “징그러운 추억”(이예린)입니다. 혹시 나중에 어른이 되어 “그때는 마스크를 쓰고 온라인으로만 만났다!”(강지호)고 추억하게 될지라도 말이죠.
지난 1년여 코로나19 탓에 어린이들이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요. 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그랬어>에 실린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 다섯 명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친구들이랑 손잡으면 안 돼서 슬프고” “마음에서 눈물이 내려오는 것 같다”는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은 어떤 답을 해줘야 할지, 학교 선생님,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학부모 등에게 들어봤습니다. 재난은 사회의 약한 고리에는 더 가혹하게 닥칩니다.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더 아픈’ 마음을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이 직접 전합니다.
어른들은 그 아픈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져줄 수 있을까요.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까요. ‘작은 학교’ 말고 ‘진짜 학교’의 문이 다시 활짝 열려서, 아이들이 매일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 재잘대며 까르르 웃는 모습을 보게 될 그날을 기다리며 조금 늦은 어린이날 편지를 띄웁니다._편집자주
권은재, 권준우

마스크, 거리두기, 손소독, 온라인수업…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변했어요. 처음 겪는 일에 어른들은 어리둥절하고 우리도 하루하루 버티는 게 쉽지 않아요. 뉴스와 텔레비전에선 매일 코로나19 소식이 나오긴 하지만 다 어른들 관점에서 본 이야기일 뿐, 우리한테 뭐가 힘든지 뭘 바라는지 물어보지 않아요. 우리도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갈지 고민하는데 말이에요. 서울에 사는 동무들(서울 길음초등학교 4학년)과 코로나19로 달라진 우리의 일상과 잃은 것들, 그리고 얻은 것과 필요한 것에 관해 이야기 나눴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쉬는 시간이 5분 줄었잖아. 5분만 놀려니까 뭔가 아쉬워.” -나혜원

‘집콕’ 2년째… 달라진 일상

강지호(지호) 달라진 걸 이야기하자면, 집-학-집이야. 집, 학교, 다시 집. 다른 데는 거의 안 가. 학원 빼고.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마스크를 쓰게 됐다는 거. 적응하지 못했을 때는 되게 불편했어. 지금은 집-학-집이 2년이나 되니까 괜찮은데, 솔직히 적응하는 게 싫어. 왜냐면 점점 더 코로나에 우리가 적응하고 있다는 거잖아. 난 마스크가 없던 시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강력해.

나혜원(혜원) 집에만 계속 있으니까 사람들이 예민해져. 나도 그래. 층간소음이 엄청나. 위에서 무슨 공사를 하는지 ‘윙윙 쿵쾅쿵쾅’ 이런 소리가 나.

지호 공감, 공감.

송하영(하영) 우리 가족도 많이 싸워. 집에 오래 같이 있으니까 의견이 안 맞거나 충돌이 생기는 것 같아. 그리고 아랫집 아주머니가 예민한 분이거든. 진짜 살금살금 다니고 텔레비전 볼륨도 줄이고 슬리퍼도 신어야 하고. 그래서 엄청 불편해.

지호 맞아. 우리 가족도 거의 매일 싸워.

이예린(예린) 나도 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 받아. 코로나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잖아. 우리 옆집 친구들이 있는데 그 아랫집 아저씨가 되게 예민하시거든. 근데 그 아저씨가 작대기 같은 거로 천장을 막 찌르고 그런 적도 있대. 평소에도 예민한 편인데, 코로나 때문에 더 화가 나서.

하영 예전에는 층간소음이 전혀 안 들렸어. 집에 있는 시간이 짧았으니까.

지호 맞아.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횟수가 늘거나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들 층간소음 문제를 고민하는 거 같아. 전보다 횟수가 훨씬 늘었어.

“어른들도 코로나는 처음이잖아. 그러니 아이들 말도 들어줬으면 좋겠어. 우리 생활에도 엄청나게 영향을 주니까.” -이슬기

놀지를 못해

혜원 내가 최근에 전학 왔잖아. 원래 쉬는 시간이 몇 분이었어?

하영 원래는 쉬는 시간 10분, 자유시간도 40분 있었고.

혜원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쉬는 시간이 5분 줄었잖아. 5분만 놀려니까 뭔가 아쉬워.

지호 내 동생은 2학년인데, 코로나 이전 학교생활이 어땠는지 몰라. 가장 불쌍해. 우리도 학교생활에 익숙해질 때쯤 코로나가 터졌잖아.

혜원 맞아.

지호 2학년 후반 때란 말이야. 학교생활도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는데, 이제는 코로나 상황에 적응해야 해.

김보윤, 양희경

여행도 못 가고

혜원 여행도 못 가잖아. 비행기도 안 떠. 그러면 스튜어디스나 조종사가 할 일이 없어지잖아. 돈도 못 벌고 비행도 못하고, 그러다가 일이 없어지면 어떡해?

이슬기(슬기) 아는 사람이 스튜어디스야?

혜원 그건 아닌데,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 코로나 이후에 비행기는 못 타지만, 나는 그래도 차 타고 가는 여행은 해.

하영 나는 차멀미가 심해서 차 타고 가는 여행도 못해. 그냥 완전 집콕 생활하고 있어.

슬기 우리 가족은 그전에 별로 여행을 가지 않는 편이었어. 코로나 이후 여행을 못 가게 되니까, 갑자기 막 가고 싶은 거야. 그런데 못 가니까 안 좋더라고.

예린 좀 먼 거리는 기차, 케이티엑스(KTX) 타고 다녔잖아. 그런데 코로나가 막 퍼지니까 기차를 못 타. 꼭 가고 싶은 곳은 기차 타고 가기엔 코로나 때문에 위험하고, 차로는 너무 멀고 그래서 불편해.

숙제랑 학원이 늘었어

슬기 집에서 주로 숙제하고. 솔직히 말하면 집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 학원에 많이 다니기 때문에.

혜원 공감, 나도.

지호 나도.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터지면서 학원이 더 늘었어. 집에(있는 시간)는 잠잘 때나 학교 다녀와서 문제집 풀 때 정도야.

예린 학원 다 끝나면 몇 시인데?

지호 6시20분이야.

예린 헐.

지호 다 공감하겠지만, 나는 진짜 (공부 시간이) 줄어들 줄 알았거든. 근데 더 늘어나버렸어. 활동량이 주니까 오히려 수업을 더 해.

“피아노학원 차에 탈 때, 나오는 음악이 우울하게 들려. 코로나가 없었다면 차에서 애들이랑 수다도 떨고 그랬을 텐데.” -이예린

여기저기 줌, 온통 줌이야

하영 전에는 줌이란 게 있는지도 몰랐어. 요즘은 줌을 너무 해서, 내가 시력이 다 나빠졌어. 학교도 화상 수업, 영어학원도 3시간 화상 수업. 코로나 시작되면서 거의 완전 줌, 생활이 그냥 아예 줌이 됐어.

혜원 줌 지겨워.

슬기 사람들을 다 온라인으로 만나고 있어.

지호 학원 수업을 자꾸 줌으로 대체하는데, 나는 온라인으로 만나는 거보다 그냥 진짜 만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만날 수밖에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계속 온라인으로 하는 걸 방치하고 그대로 둔다면 안 좋은 거 같아.

예린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 감염될 수도 있잖아.

지호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마스크 쓰고 책상 간 거리를 유지하거나, 아니면 인원을 제한해서 한 교실에 15명만 입장시키거나, 쉬는 시간에 소독하고 그러면 될 것 같은데, 이런 일을 하기 어려우니까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거 같아서 아쉬워.

“친구들이랑 잘 놀지도 못하는데 어떤 친구들이 나 빼고 놀면은 우울해. 마음에서 눈물이 내려오는 거 같아.” -송하영

오프라인수업 vs 온라인수업

지호 솔직히 온라인으로 수업하면 이해가 잘 안 돼. 온라인수업에서 피피티(PPT) 보여주고 서로 인사하고 말해도 공부가 제대로 되질 않아. 공부가 공부 같지 않다고. 그래서 나는 그냥 5일 다 학교에 갔으면 좋겠어. 교실에서 수업하는 걸 안 하다보면 나중에 갑자기 교실에서 수업할 때, 자세가 비뚤어지거나 자주 돌아다니거나 옆 친구랑 말을 많이 하거나 이래서, 오히려 더 많이 혼나게 될 거야. 코로나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교실에서 5일 수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하영 너무 공부를 잘하고 싶은, 모범생 아니야? 꼭 학교에 5일 갈 필요는 없잖아. 체험학습도 있고. 줌으로 하는 학습에 익숙해지는 걸 걱정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줌이 더 낫다고 생각해. 친구랑 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줌에서 쪽지 보내도 돼.

예린 나도 코로나 위험을 무릅쓰고 학교에 가는 건 좀 아닌 거 같아. 만약 학교에 확진자가 있었다면 억울하게 코로나에 걸릴 수도 있어. 그래서 나라에서 온라인수업을 하라고 정한 거잖아. 이게 바로 위험을 무릅쓰고 학교에 가는 건 아니라는 근거야.

지호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야. 요즘 온라인수업을 하면서 선생님과 교실에서 만나지 못하는데, 화상으로 선생님이 우리를 다 잘 지켜볼 수가 없어. 돌봄 선생님 한 분이 모든 반의 학생을 다 ‘체크체크’ 하지 못해. 그래서 휴대전화 보는 학생이 늘었어. 휴대전화로 유튜브 보고 있다가 나한테 딱 걸려서, ‘삐질’하더라고.

슬기 줌으로는 시야가 좁잖아. 선생님이 아이들을 360도로 볼 수 있다면 더 많은 걸 보실 수 있을 텐데. 우리 돌봄만 해도 수업 시간에 유튜브 하는 애들 있거든. 줌 하면서 책 읽고. 그래서 줌보다는 오프라인수업이 더 낫다고 생각해.

하영 온라인수업에서는 선생님이나 자료를 더 자세히 가까이 볼 수 있는데, 오프라인에서 수업하면 잘 안 보이는 학생도 있고 자리를 옮겨야 하는 학생도 있어. 나는 줌으로 수업하는 게 더 나아. 줌에선 소회의실을 할 수 있어. 회의도 하고 놀고.

예린 그거로 놀지는 못하지. 노는 건 직접 만나서 해야지.

슬기 줌으로 너무 많이 수업하다보면 친구들을 잘 모르는 경우도 있어. 물론 줌에도 이름이 뜨지만 친구들과 대화도 조금씩 줄고…. 그래서 나는 오프라인수업이 더 좋아.

하영 집에서 줌으로 수업하면 가족이 있으니까 활기차고 기운이 넘치는데, 학교에 가는 건 두려워하는 친구들이 있어. 그래서 줌으로 수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우리한테 물어봤어요?

지호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른들 맘대로 결정하는 건 안 좋다고 생각해. 교장 선생님이 전교 회장이나 부회장한테 물어볼 수도 있잖아. 그런데 안 해. 학생 의견은 안 들어.

예린 나는 어른들이 정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 코로나가 퍼지니까 우리를 걱정하는 마음에 혹시 모르니까 일주일에 몇 번씩만 학교에 가자고 정한 거 같거든.

혜원 나도 예린이 생각에 동의해. 왜냐면 어른들이 더 많은 생각을 했고 우리보다 더 많이 알잖아. 그래서 어른들이 맘대로 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하영 나는 반대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스트레스를 엄청 받을 거야.

슬기 어른이 직접 하는 것보다 어린이들의 의견을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해.

하영 어른이 아이들한테 의견을 물어보면, 아이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어. 그러면 어른들이 그 의견을 조금만 다듬어주면 되지 않을까?

슬기 솔직히 어른들도 코로나에 관해서는 우리만큼 잘 모르잖아.

지호 어른들이 더 경험이 많아서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건 나도 인정해. 하지만 합리적 판단이더라도 틀릴 때가 있어. 그러니까 보충, 참고용으로 어린이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어떨까.

슬기 어른들이 아무리 우리보다 많이 경험했다고 해도 코로나는 사상 처음이잖아. 그러니까 무조건 어른만 말하기보다 아이들 말도 좀 들어줬으면 좋겠어. 어른만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도 엄청나게 영향을 주니까.

이태현

코로나 우울증, 불안하고 힘든 사람들

예린 우리 할머니가 코로나 때문에 살짝 좀 우울해하셨어. 사람들도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나오니까 ‘이거 안 멈추면 어떡하지? 나도 걸리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고. 그거 때문에 좌절하고 속상해해.

혜원 코로나 블루로 스트레스 받아서 술이나 담배 이런 거 더 많이 산대. 나 그 소식 듣고 깜짝 놀랐어.

하영 코로나 때문에 회사가 어렵고 문 닫는 데가 많아져서 걱정이야. 우리 엄마도 회사에 다니는데 나이가 좀 많으시다보니 일자리가 없어지면 일을 그만할 수도 있고 그러잖아. 코로나 우울증은 가족 때문에 생기는 거 같아. 코로나로 가족이 힘들어질까봐.

슬기 나도 엄마가 가게 일을 하시니까, 하영이처럼 그런 기분이 들어.

지호 뉴스에는 안 좋은 소식만 나와. 왜 기쁜 소식은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어. 한국이 잘 대처하고 있다는, 이런 뉴스는 왜 전해주지 않느냐고.

예린 나도 코로나로 우울함을 느껴. 학교 갔다와서 피아노학원 차에 탈 때, 나오는 음악이 우울하게 들려. 코로나가 없었다면 차에서 애들이랑 수다도 떨고 그랬을 텐데, 지금은 가만히 앉아만 있고 말도 못해. 코로나가 제발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어.

지호 다른 가족도 다 우울해하는데, 나도 증상이 있는 거 같아. 가끔 학원에 갈 때 살짝 눈물이 나고 쓰러질 것 같은 증상이 있어.

슬기 나도 그래.

지호 공감하면 이거 진짜 우울한 거야. 우리 엄마도 회사 다니며 대학원 공부를 하느라 힘들어하셔. 일 열심히 하고 왔는데 또 줌으로 수업하고, 옆에는 빨래랑 설거지가 쌓여 있고. 그거 다 하고 나면 새벽이야. 엄마 생각하면 가끔 눈물이 나.

슬기 나도 엄마가 일하셔서 그 기분 잘 알아. 일 마치고 오시면 설거지, 빨래가 넘쳐나고 게다가 나랑 내 동생도 있잖아. 우리 돌봐주시는 데 두세 시간 걸리거든. 그러면 우리 엄마가 잠드는 시간이 새벽 두세 시야. 그거 때문에 나도 눈물 나.

하영 나는 살짝 학교에서 우울감이 생기긴 해.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이랑 잘 놀지도 못하는데 어떤 친구들이 나 빼고 놀거나 왕따시키거나 그러면 우울해. 마음에서 눈물이 내려오는 거 같고, 집에 가면 완전 울고.

“하지 말아야 할 것 중에 가장 슬픈 건, 친구들이랑 대화를 못하는 거. 그리고 손잡으면 안 되는 거.” -강지호

코로나로 변한 것, 못하게 된 것, 그래서 하고 싶은 것

지호 모두가 매일 하고 다니는 마스크. 마스크를 무조건 착용해야 해.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가장 슬픈 건, 친구들이랑 대화를 못하는 거. 그리고 손잡으면 안 되는 거.

하영 엉엉, 맞아.

지호 코로나바이러스, 이 쪼끄마한 것이 세계를 마비시키고 있잖아.

슬기 코로나 쪼끄만 게 까불고 있어.

혜원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것은 친구들과의 수다라고 생각해.

하영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잘 못하니까 말이 턱턱 막히고 답답해. 수다 떨고 싶어. 돌봄 선생님이 말을 못하게 하셨잖아. 그래서 지호가 그거 때문에 ‘투쟁 투쟁 투쟁’까지 썼어.

지호 결국 들어주셨지. 지금은 말할 수 있어.

하영 친구들이랑 만나야 해, 반드시.

예린 맞아. 가장 필요한 건 친구를 만나는 거야.

코로나로 얻은 것

슬기 얻은 게 있다면, 내 동생이 학교 가는 걸 싫어했거든. 그런 친구들은 학교에 안 가고 줌이라는 새로운 수업 방식을 얻었어. 그건 좋네.

혜원 마스크를 쓰면 찬 바람을 막아주니까 감기에 걸리지 않게 됐어. 그리고 얼굴이 빨개지는 걸 가려줘.

하영 나는 전자제품에 관심 없었는데, 줌을 하도 해서 전자제품에 관심이 생겼어. 그래서 아빠 노트북을 뺏었다는 거! 크크. 이마트 가면 전자제품부터 살피는 편이야. 이제 휴대전화 고를 때 나한테 맡겨줘.

예린 나는 얻은 게 없어. 아, 혜원이 얻었네. 혜원이. 크크.

지호 여유를 얻었어. 여유라고 함은 비둘기와의 교감. 비둘기가 거리에 많아진 거 같지 않아? 아무튼, 동물과 교감하는 시간이 늘었어. 그리고 마스크 득템. 집에 마스크가 늘었어. 나도 전자기기를 좀 산 거 같아. 무엇보다 학원, 학원 수업이 더 늘었어.

나중에, 코로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혜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

하영 나중에 내 아이에게 ‘엄마 시대에는 코로나라는 감염병이 있었어!’라고 말해줄 거야.

혜원 라떼는 말이야~.

슬기 나는 마스크로 기억할 거 같아.

예린 역사에 적힐 것 같아. 유튜브 채널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 톱 1’로 실릴 거야.

지호 추억으로 남을 거 같아. ‘그때는 마스크를 쓰고 온라인으로만 만났다!’

예린 추억이라니, 징그러운 추억이야.

기획·정리 <고래가그랬어>, 사진 홍덕선 삼촌(아자스튜디오)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그랬어>와 함께 만듭니다. 어린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고그토론’을 요약하고 ‘코로나로 생긴 취미’ ‘차라리 혼자가 편할 때’ 등의 주제로 어린이 독자들이 <고래가그랬어> 엽서에 그린 그림과 사연을 싣습니다. 토론은 마스크 사용 등 방역 수칙을 지키며 진행했습니다. 

*하나뿐인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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