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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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릴까 두려운 것은 학습 아니라 관계"

황예랑 입력 2021. 05. 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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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코로나 1년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교사들.. 초등학생 7%가량 정신건강 적신호
코로나19 유행 이후, 학교 교실 책상에는 가림막이 설치됐다.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친구들 사이 거리도 멀어지고 있다. 2020년 9월 인천석정초등학교 1학년 교실 모습. 류우종 기자
“학교가 작아졌다!/ 작은 방은 하나의 교실이 되고/ 인형은 내 친구들이 되고/ 컴퓨터 화면은 내 선생님이 되고/ 2층의 작은 책장은 도서관이 되고/ 주방은 급식실이 되고/ 내 방은 놀이터가 된다/ 뭐든지 내 맘대로!/ 그러나 작은 학교에는 나만 홀로 남겨져 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다!”(제6회 꿈키움 문예공모전 ‘방구석 시인상’ 수상작 ‘작은 학교’, 제주 중문지역아동센터 6학년 구자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밉기만 합니다. 학교도 매일 못 가고, 친구와 놀지도 못하고, 가족과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나지도 못하게 만들었으니까요. 집에 ‘갇혀만 있던’ 어린이들에게 코로나19 유행은 “징그러운 추억”(이예린)입니다. 혹시 나중에 어른이 되어 “그때는 마스크를 쓰고 온라인으로만 만났다!”(강지호)고 추억하게 될지라도 말이죠.
지난 1년여 코로나19 탓에 어린이들이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요. 어린이 교양잡지 <고래가그랬어>에 실린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 다섯 명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친구들이랑 손잡으면 안 돼서 슬프고” “마음에서 눈물이 내려오는 것 같다”는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은 어떤 답을 해줘야 할지, 학교 선생님,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학부모 등에게 들어봤습니다. 재난은 사회의 약한 고리에는 더 가혹하게 닥칩니다.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더 아픈’ 마음을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이 직접 전합니다.
어른들은 그 아픈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져줄 수 있을까요.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까요. ‘작은 학교’ 말고 ‘진짜 학교’의 문이 다시 활짝 열려서, 아이들이 매일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 재잘대며 까르르 웃는 모습을 보게 될 그날을 기다리며 조금 늦은 어린이날 편지를 띄웁니다._편집자주

학력 격차, 스마트폰 중독, 나빠진 학습 태도와 생활습관…. 코로나19 탓에 아이들이 변했다고 어른들은 걱정한다. “2학기부터는 모든 학생이 매일 대면수업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5월12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밝혔다.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이 잃은 것’을 되찾으려면 학교밖에 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말 어른들 생각처럼, 아이들이 다시 교실에서 선생님 얼굴을 마주 보며 수업받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상흔이 모두 사라질까. ‘코로나19로 달라진 아이들의 일상과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어린이들(38~43쪽)에 이어, 이번에는 어른들 목소리를 들었다. 초등학교 학부모와 교사, 소아·청소년의 마음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정신건강의학과), 청소년 상담전문가 등 아이들 바로 곁에 있는 어른들이다.

이하나

학교의 빈자리

2020년 2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자, 가장 먼저 학교 문이 닫혔다. 4월 중순에야 온라인수업으로 겨우 개학했다. 지난해 수도권 지역 초등학생은 법정 수업일수(190일)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게 드문드문 등교했다. 학교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초등학교 1학년은 받아쓰기, 더하기 빼기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2학년이 돼버렸다. 어른들은 학습결손을 우려했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더 못하게 되고, 중간쯤 하던 아이들이 줄어 학력 격차가 심해졌다는 각종 조사 결과도 나왔다. 2021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매일 등교’를 결정한 까닭이다.

학습은 메워도 몸으로 겪는 배움은 어디

그런데 학습결손만이 문제였을까. “아이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학력 저하가 아니에요. 어른들은 국어·수학을 얼마큼 할 수 있느냐는 ‘인지’에만 관심 있는데, 현장에서 교사들이 보기엔 ‘정서’적 부분이 더 크거든요. 지난 1년간 놀이와 경험이 많이 부족했던 게 지금 드러나요. 아이들은 놀이하면서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사회성을 기르거든요. 그런데 친구들과 함께 놀고 몸으로 익혀 배우는 경험을 못한 거죠.” 경기도 한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은 이상수 ‘교육실천이음연구소’ 대표의 말이다. 그는 현직 교사들과 함께 연구와 토론을 거쳐 <코로나 이후 학교의 미래>라는 책을 펴내면서 “학교라는 공간 자체가 주는 배움이 엄청 크다는 것을 새롭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학교는 공부만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다. “매일 시간에 맞춰 가는 안전한 공간이 있다는 것,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부모처럼 권위를 가진 선생님이 있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중략) 학교 문이 닫히면서 아이들은 이러한 공간을 잃었습니다.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이 갖는 힘이 이토록 컸다는 것을 교문이 닫힌 1년을 보내면서 뼈저리게 느낍니다.”(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지현 지음, <포스트 코로나, 아이들 마음부터 챙깁니다>)

그동안 어른들은 온라인수업을 통해서만 학교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애썼다. 이때 학교는 학습만을 뜻했다. 그사이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몸으로 겪고 배우는 시간을 잃어버렸다. 친구와, 선생님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울 기회도 놓쳤다. “온라인수업만으로는 학교에 오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경험을 못 배운 거죠. 지금 저학년 아이들이 많이 다르다고 느껴져요. 뒤처진 학습 부분은 오히려 따라잡기 더 쉬울 수 있어요. 하지만 정서적 경험은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야 메워질 부분 같아요.”(이상수 대표)

박서은

관계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학부모인 강서희 전 서울 용산혁신교육지구 실무협의회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아이가 잃어버린 것으로 ‘관계’를 꼽았다. “한창 친구와 관계 맺고 사회성을 배워야 하는 시기인데, 실제 만나서 해야 하는 일도 다 온라인으로만 하니 안타까워요. 주 2회 등교해서이기도 하지만, 집 바로 옆이 놀이터인데 코로나19 이전보다 아이들 노는 소리 데시벨이 3분의 1로 줄어든 느낌이에요. 매일 서너 시간씩 나가 놀던 아이가 요즘은 놀이터에 잘 안 나가요. 놀이터에 애들이 별로 없기도 하고,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면 ‘접근금지’ 테이프로 막아놓아서 노는 게 마치 범죄를 저지르는 듯이 느껴지게 하는 것도 문제예요.”

친구관계의 어려움을 많이 호소하는데…

아이는 놀이터에 나가 뛰어노는 대신 하루 3시간씩 사촌오빠와 영상통화를 한다. 스마트폰 영상을 켜놓고 각자 따로 숙제하고, 또 같이 온라인게임을 하는 식이다. “요즘 아이들이 이렇게 많이 놀더라. 덜 외롭기 위해서, 누군가와 연결돼 같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그룹 보이스톡을 하고 영상통화를 하는 것 같다”고 강씨는 아이들의 마음을 풀이했다.

“지난해 초등학교 상담교사로 근무할 때, 아이들이 나를 찾아와서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게 ‘학교가 너무 재미없다’ ‘친구들이랑 놀 수도 없고 화장실도 혼자 가야 한다’ 등이다. 중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느끼지만, 초등학생들은 친구관계의 어려움을 많이 호소했다.” 2021년 5월12일 교육부와 교육정책네트워크 등이 주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건강한 학생 성장을 위한 심리·정서 안전망 구축을 위한 교육정책 토론회’에 패널로 나온 형남교 경기도 이천교육지원청 ‘위(Wee)센터’ 전문상담교사 역시 ‘관계’의 공백을 걱정했다.

“아이들이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한 것은 학습이 아니라 관계였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이 모두 폐쇄되고 정지됨으로써 아이들은 많은 기회와 경험, 그리고 함께 그 기회와 경험을 나누고 해내고 뒹굴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이 고립과 외로움이 아이들의 마음에 남았습니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을 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현수 ‘서울시코비드19심리지원단’ 단장은 △사회적 단절로 인한 외로움 △조절이 쉽지 않은 게임·유튜브 등 중독 △불규칙한 생활과 온라인수업으로 인한 ‘일상 유지’의 어려움 등을 아이들이 겪는 트라우마로 꼽는다.

생활리듬과 일상

초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키우는 임세정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거실에 조그마한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했다. 임씨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일하러 나간 사이에 알아서 원격수업이며 식사를 챙긴다. “아침에 CCTV 알람 기능을 눌러서 애들 깨우고, 실시간으로 아이들 원격수업 하는 모습도 지켜봐요. 너무 많이 노는 것 같으면 잔소리도 하고, 통화도 이걸로 해요.” 임씨가 유별나서가 아니다. 인터넷 맘카페에는 ‘유튜브 보느라 낮밤이 바뀌고’ ‘온종일 스마트폰 게임만 하는’ 아이들을 걱정하는 엄마들의 하소연 글이 끊이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고 점심 먹고 집에 와서 숙제하거나 학원에 가는, 평범한 일상이 1년 넘게 허물어진 탓이다. 전북 지역 초등학교 5학년 담임을 맡은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고문은 “지금 아이들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생활습관”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도 연휴 끝나고 출근하면 생활리듬이 깨지잖아요. 원격수업을 듣는 기간에는 아무래도 늦잠 자고 몸과 마음이 완전히 늘어지게 되고요. 그러고 나서 다시 등교하면 아이들이 붕 떠 있고 학습 태도나 수업 분위기도 안 좋아요. 무언가에 몰입하기 어려운 여건이 길어지는 게 안타깝죠.”

영상으로 배우는 ‘줄넘기’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의 생활 시간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스마트폰 등 미디어 이용 시간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3시간1분에서 5시간36분으로 늘어났고, ‘밤 12시 이후에 취침한다’는 응답 비율이 35.1%(코로나19 발생 이전)에서 62.3%(코로나19 발생 이후)로 갑절 가까이 증가했다(2020년 4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0~18살 아동·청소년 1009명 온라인 설문조사함).

무너진 일상은 아이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신체에도 흔적을 남겼다. “학습결손이 걱정돼서 국·영·수 학원은 계속 보내는데, 체육 학원은 다 뺐어요. 친구랑 축구, 농구 하던 것도 마스크 쓰고 하는 게 불편하다고 점점 안 나가더라고요. 집에 탁구대를 놓긴 했는데, 딸이 폭풍 성장기라서 그런지 1년 새 10㎏ 넘게 살이 쪘어요.” 임세정씨는 “골고루 영양 섭취가 가능한 학교 급식 대신 집에서 간식을 많이 먹었기 때문인가 싶다”고 걱정했다. 요즘 아이들은 체육 시간에 줄넘기도 ‘영상’으로만 배운다.

조예준

우울과 분노

이렇게 많은 것을 잃어버린 아이들은 때로 우울해하고, 때로 분노하고, 때로 좌절한다. 그런데 그런 감정의 결조차 불평등하다. “유일하게 비빌 언덕이 학교인 아이들이 있어요. 코로나19 이전에는 학교에서 정해진 시간에 끝내던 과제를 온라인수업에선 집에서 해와야 하거든요. 등교수업 때는 드러나지 않던 부모의 무관심이 요즘은 더 눈에 띄네요. 꼭 학력 격차만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부모가 챙겨줘야 하는 부분이 안 채워지는 아이들의 안타까운 상황이 코로나19로 수업 방식이 달라지면서 더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정성식 고문)

코로나19 같은 재난은 아이들의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교육, 영양 섭취, 심리적 문제 등에 두루 영향을 끼친다. “부모가 안정적인 돌봄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에, 아이들은 재난 자체의 위험뿐만 아니라 방임 또는 학대 등 ‘2차적 재난’ 위험에도 노출된다.”(‘코로나19로 인한 아동 일상 변화와 정서 상태’, 정익중·이수진·강희주, 2020) 부모의 실직 스트레스나 우울 등의 감정은 아이에게 쉽게 전염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학교와 가정에서 관심받지 못한 아이들은 더욱더 눈에 띄는 행동을 보인다. 소극적인 아이들은 더욱 소극적이 되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더욱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행동을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눈에 띄는 정서발달 장애를 겪는 학생들을 특별히 돌보는 교육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 5월12일 교육정책 토론회를 생중계할 때 한 초등학교 교사가 채팅창에 남긴 의견이다.

백투스쿨블루 + 코로나 블루

“지난 3월 대구 지역 학생 1만여 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정서 관련 검사를 진행했더니 초등학생 7%, 중학생 16%, 고등학생 24%가량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보였다. 초등학생의 경우 분노조절이나 행동에 문제점이 나타났다.” 서완석 영남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는 지금까지 감염 예방에 밀려 소홀히 취급했던 아이들 정서·행동·관계 등의 문제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특히 2학기부터 매일 학교에 가면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잃은 것, 그동안 어른들이 놓치고 있던 것이 심각한 문제로 나타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새학년, 새학기에 학생들이 관계맺기에 어려움을 겪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우울증을 겪는 ‘백투스쿨블루’(Back to School Blue) 현상이 ‘코로나 블루’와 겹쳐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현재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학교에서만큼은 ‘물리적 거리 두기’와 ‘사회적 친밀감 유지하기’로 세분화해, 방역수칙을 지키면서도 아이들이 대화하고 놀이할 수 있도록, 정서적 위험도가 높은 학생이 혼자라는 느낌을 가지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 마음속 빈자리, 잃어버린 경험을 채워가도록 돕는 일은 이제 어른들 몫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무언가를 영원히 잃어버리지는 않도록.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그랬어>와 함께 만듭니다. 어린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고그토론’을 요약하고 ‘코로나로 생긴 취미’ ‘차라리 혼자가 편할 때’ 등의 주제로 어린이 독자들이 <고래가그랬어> 엽서에 그린 그림과 사연을 싣습니다.토론은 마스크 사용 등 방역 수칙을 지키며 진행했습니다. 

*고래가 그랬어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goraeya.co.kr/

친구와 온라인으로 파자마 파티를~
질의문답으로 정리한 조언
아이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올봄에도 올망졸망 손잡고 소풍 가기는 틀렸고, 집단면역이 형성된다는 11월쯤엔 가을운동회에서 신나게 운동장을 달려볼 수 있을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 때까지 아이들과 함께 ‘슬기로운 일상생활’을 만들어가고 싶은 학부모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모아봤다. <코로나 시대 아이 생활 처방전>(이화여자대학교 아동발달센터 지음, 와이즈맵 펴냄), <코로나 이후 학교의 미래>(교육실천이음연구소 지음, 오브바이포 펴냄), <코로나로 아이들이 잃은 것들>(김현수 지음, 덴스토리 펴냄) 등을 참고해 정리했다.

아이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온종일 끼고 살아요.
가족이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고 ‘약속표’나 ‘사용일지’를 만들어보세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원칙을 정하는 거죠. 예를 들어 어린이는 ‘스마트폰을 정해진 시간만큼만 사용하겠습니다’, 부모는 ‘디지털 기기 사용을 덮어놓고 비난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약속해보는 거예요. 아이들은 자신이 디지털 기기를 몇 시간 동안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사용일지를 쓰면 스스로 절제하는 힘을 키울 수 있어요.
그리고 혹시 엄마 아빠도 스마트폰을 종일 손에서 놓지 않는 건 아닌가요? ‘밤 10시 이후엔 스마트폰을 거실에 모아두기/ 와이파이 끄기’처럼 가족 모두가 일정한 시간 동안 디지털 기기와 멀어지자고 약속해보는 건 어떨까요. 스마트폰을 무조건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반려동물이나 식물을 돌보고 같이 요리하는 등 다른 활동의 시간을 만드는 것도 좋아요.
집에만 있으니 아이 체중이 늘어나고 사회성도 떨어질까봐 걱정돼요.
학교에 매일 가지 못해 규칙적인 생활이 무너지고, 활동량이 줄어 체중이 늘 수밖에요.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시간은 몸과 마음을 다 건강하게 해줘요. 가족이 함께 유튜브 영상을 보며 ‘홈트’를 하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좀더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겠죠? 친구들과 안전하게 만나는 시간도 가끔 필요해요. 꼭 놀이터에서 놀지 못하더라도, 창의적인 온라인 만남이 가능해요. 친구와 영상통화를 하며 함께 영화를 보거나 파자마 파티를 하는 거죠. 온라인의 장점을 살려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인터넷 집착에서도 벗어나고 코로나19로 인한 외로움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원격수업을 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니, 아이가 수업에 집중을 못하는 것 같아 속이 터져요.
학교에선 수업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꽉 짜인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데 집에선 스스로 제대로 학습하기가 쉽지 않아요. 어른들이 재택근무를 할 때도 그렇잖아요. 아이가 혼자 집에서 원격수업을 해야 한다면, 포스트잇을 활용해서 집안 곳곳에 메모를 붙여둬보세요. 텔레비전 앞에 ‘우리 딸, 텔레비전 보기 전에 오늘 수업에 대한 짧은 소감을 두 줄로 요약해 적어보면 좋겠다’라고 써놓는 거죠. 숙제를 미루지 않는 등 일상을 관리하는 자기조절 능력은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니까요. 원격수업이 끝난 뒤, 아이에게 기억나는 내용이나 재밌던 순간을 물어보고 대화를 자주 나누면 공부 습관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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