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맏형' 故 이춘연 영결식..이병헌·이준익·이창동 '눈물의 추모사'(종합)

김민지 기자 2021. 5. 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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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의 빈소가 12일 서울 강남구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향년 70세. 1980년대 영화계에 입문한 이춘연 대표는 '접시꽃 당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등을 기획했으며, '여고괴담', '미술관 옆 동물원', '황진이' 등을 제작했다. 또 영화인회의 이사장,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 대표 등을 역임하며 영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발인은 오는 15일,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며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엄수된다. (이춘연 대표 장례준비위원회 제공) 2021.5.1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고(故) 이춘연 이사장의 영결식이 거행된 가운데, 영화계 후배들은 눈물로 그를 보내며 명복을 빌었다.

15일 오전 '영화인들의 맏형'으로 불리는 한국영화계 큰 별 고 이춘연 씨네2000 대표 겸 영화인회의 이사장의 영결식이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층에서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은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추모사를 낭독한 김동호 장례위원장은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남편을, 아버지를, 할아버지를 떠나보내게 된 유가족에게 뭐라 말씀드릴 수 없는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5일 동안 이 곳을 찾아서 고인을 추모하고 애도의 뜻을 전한 영화인 모든 분들께 유족을 대신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먼저 인사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춘연 이사장은 뛰어난 선별력으로 영화계 길을 만든 분으로, 많은 영화들을 제작해왔다"며 "그 과정에서 걸출하고 재능 있는 신인배우들과 감독들을 배출했고,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기틀을 잡아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5일 동안 빈소를 지키면서 영화인들이 빈소를 찾아 오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영화계 큰 별이, 맏형이, 큰 오빠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걸 절감했다"며 "영화계 크고 작은 일을 도와주고, 해결해주고, 함께 고민하고, 기뻐하면서 평생을 영화와 함께 살었던 분"이라며 "앞으로 누가 그런 역할을 하게 될지 정말 말씀드릴 수 없을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 이사장이) 많은 영화인들에게 유훈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이 곳을 찾은 영화인들이 힘을 합치고 화합해서 영화계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라는 엄한 말씀을 남긴 것으로 알겠다"며 "영화계 일이라면 직언을 아끼지 않고 고민해온 분이다, 많은 영화인들이 그 역할을 해주십사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하늘에서 편히 쉬시며 영화계 앞날을 도와주길 바란다"라며 "고인의 영면을 명복을 빈다"고 해 고인의 사망을 애도했다.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고(故)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1.5.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의 영결식에서 김동호 장례위원장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2021.5.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의 영결식에서 이준익 영화감독이 오열하고 있다. 2021.5.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생전 고 이 이사장과 인연이 있던 이준익 감독 역시 추모사를 낭독했다. 이 감독은 "형님, 당신만큼은 이렇게 갑자기 가면 안 되는 것이었다"라며 "남은 우리들은 무엇을 어떻게 할지 막막하고 형이 많이 생각날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감독은 "감독 이전에 기획자의 삶을 살았는데 개인보다 전체의 이익이 낫다는 건 형에게 늘 들은 이야기다"며 "우리 잘 하겠고 빈자리 잘 채우겠다, 하늘에서 꼭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또한 "하늘에선 제발 심장 떨림 멈추지 말고, 가실 때 모습 그대로이길, 우리를 도와주길 바란다"라며 "좋아했고, 존경했고,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배우 대표로 추모사를 낭독한 이병헌은 이 자리에서 "대표님은 저의 30년 인생을 함께해 준 거상 같은 분, 큰 산이자 그림자"라며 "더이상 뵐 수 없게 됐다는 현실이 가슴 찌르고 기탄스럽고 많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0년, 20년 더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셨어야 맞다"며 "무한 존경했고, 사랑했고, 감사하다.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규리는 이 이사장을 추모하며 오열했다.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의 영결식에서 이창동 영화감독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2021.5.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마지막으로 이창동 감독은 "이 자리가 믿어지지 않는다, 이럴 수가 있나, 평소 농담을 좋아하던 형이었기에 이 자리 또한 한바탕 장난이 아닌가 싶다"며 "코로나 때문에 만나는 게 어려워 못 만났는데…지금이라도 나타날 것만 같다"고 말한 뒤 눈물을 흘렸다. 이어 "영화인들의 모임 자리에는 언제나 이춘연이 있었다"라며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주고. 다들 언제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라져서 빈자리가 너무 크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 한국 영화계는 이춘연이 없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이춘연은 모든 영화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었다, 스크린쿼터, 스태프 처우 개선 등 한국 영화의 모든 이슈에 그가 있었다"며 "그는 세대 간 깊은 단절을 잇는 유일한 가교 역할을 했다, 살벌한 현장이 아니라 창의성을 살리는 인간적 현장이 되도록 솔선수범했고, 맏형이었고, 아버지였고, 따뜻한 오라버니가 돼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사망을 애도하고 그의 명복을 빌었다.

이후 유가족들은 고 이 이사장을 위하는 영화인들에게 고마워하며, 남은 가족들은 이 이사장을 잘 보내고 잘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의 영결식에서 배우 이병헌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2021.5.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앞서 이춘연 대표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향년 70세. 고인은 같은 날 오전에 아시아나단편영화제 회의를 한 후 몸이 좋지 않아 자택으로 돌아갔으며, 가족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알린 후 구급차를 불렀고 병원으로 이동 중에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렀으며 장례위원장 김동호, 장례고문으로는 신영균, 정진우, 임권택, 황기성, 손숙. 장례위원으로는 강우석, 강제규, 고영재, 권영락, 김규리, 김두호, 김병인, 김서형, 김세진, 김영진, 김유진, 김인수, 명계남, 문성근, 민규동, 민병록, 박중훈, 박찬욱, 방은진, 배창호, 봉준호, 손예진, 신철, 안성기, 안정숙, 이병헌, 이용관, 이은, 이장호, 이준동, 이준익, 이창동, 유인택, 정상진, 정윤수, 정지영, 주진숙, 지상학, 차승재, 채윤희, 최재원, 최정화, 하정우. 준비위원으로는 김복근, 유창서, 이미영, 이진성. 대외업무는 이창세, 배장수, 오동진, 이무영 등으로 시대를 함께했던 영화계 선후배들로 구성했다.

고 이춘연 이사장은 전라남도 신안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학과 졸업 후 1970년대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 1983년부터 영화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1984년 '과부춤'을 시작으로 '접시꽃 당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영웅연가' '더 테러 라이브' 등을 기획∙제작했고, 씨네 2000 대표로서 '여고괴담' 시리즈를 제작해 한국 공포 영화의 새 지형을 열었다. 이 시리즈는 한국영화계의 신인 감독 및 배우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영화계 선후배들을 아우르며 한국영화의 중흥을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지난 12일부터 치러진 장례식에는 강우석, 강제규, 김유진, 김의석, 김경형, 김태용, 민규동, 류승완, 박찬욱, 방은진, 배창호, 봉준호, 육상효, 임권택, 이장호, 이정국, 이정향, 이창동, 임순례, 정윤철, 정지영, 최동훈 감독 등을 비롯해 김영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채윤희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주진숙 한국영상자료원장,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신철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박광수 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정상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충직 전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 안정숙 전 인디스페이스 관장,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 등이 찾았다.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의 영결식에서 배우 권해효가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2021.5.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또한 배우 권율, 김규리, 김서형, 김수철, 김의성, 류승룡, 류현경, 박중훈, 송혜교, 안성기, 엄정화, 윤유선, 이병헌, 이선균, 장미희, 전도연, 전혜진, 정우성, 정진영, 조민수, 조진웅, 채령, 하정우, 한예리 등과 도종환 국회의원, 진선미 국회의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등 각계 각층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영결식에 이어 15일 오후 5시 김포공원묘지에서는 봉안식이 치러진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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