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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때렸냐 "아니", 아빠가 때렸냐 묻자 '침묵'

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입력 2021. 05. 16. 06:03 수정 2021. 05. 1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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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아들 폭행 혐의' 베트남 엄마·동거남 재판 중
열흘 뒤 보호소 퇴소 아이 "머물 곳 찾아야"
하남시 "관계기관 힘 모아 주길"
지난해 10월 학대를 당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군. 현재는 건강을 모두 회복한 상태다. 하남시 제공
세 살짜리 아들을 장기가 파열될 정도로 폭행해 재판에 넘겨진 베트남 국적 엄마와 동거남 사건의 재판에서 당시 아이가 엄마의 폭행 사실은 부인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폭행을 당했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5단독 방일수 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이 사건 공판에서 베트남 국적 엄마 A씨를 지원해 온 사회복지단체 소속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앞서 A씨는 동거남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초순까지 경기 하남시 자택에서 아들 C(3)군을 여러 차례 때린 혐의(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로 구속 기소됐다.

그의 동거남은 A씨의 아들을 폭행하고 장기를 일부 파열시킨 혐의(형법상 상해 등)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B씨는 "A씨와 5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 왔으며, 매주 A씨 집을 방문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A씨와 동거남이 경찰에 검거되기 약 2주 전인 지난해 10월 29일 A씨 집을 찾았다.

B씨는 "C군의 눈이 충혈돼 있고 몸도 아파보여서 A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에게 맞았는지 물었는데 '아니 아니'라고 대답했다"며 "아빠나 다른 사람한테 맞았냐고 물으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몸을 살피기 위해 일어나서 여러 차례 뛰어보도록 했고 이상은 없어보였다"며 "하지만 옷을 걷어 아이의 몸을 살피니 작은 점 같은 자국들이 있길래 A씨에게 물었더니 '모기에 물린 것'이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C군은 평소 명량했지만, 당시에는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후 B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A씨 주변인으로부터 C군의 상태가 나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수소문해 11월 11일 A씨와 C군을 서울의 한 대형병원으로 데려갔다. 경찰은 아동학대를 의심한 병원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붙잡았다.

이날 A씨와 동거남의 각 변호인들도 C군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아들을 직접 병원에 데려갔고, 아들도 A씨에게 맞지 않았다고 밝힌 점을 강조했다. 반면, 동거남 측 변호인은 A씨가 아들을 병원으로 데려가는 데 소극적이었고 오히려 주변인들이 설득한 끝에 병원에 갔다는 점을 짚었다.

이날 재판엔 베트남 국적의 피고인을 위해 통역사가 참석해 A씨와 동거남에게 재판과정을 통역해줬다. A씨는 연녹색 수의를 입고 재판장에 섰다. 그는 C군과 관련한 이야기가 통역될 때마다 눈물을 훔쳤다. 증인신문이 끝난 뒤 B씨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를 쳐다보며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아이 퇴소 열흘 앞, 재판은 진행 중…'무국적 아이' 어디로 가나

스마트이미지 제공
재판에 주목하는 이들은 변호인단만이 아니다. C군의 사후 관리를 맡았던 하남시도 재판을 참관하고 있다. 재판 결과에 C군의 거취가 달렸기 때문이다.

현재 C군은 경기지역 한 일시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일시보호소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이 일시적으로 머무는 곳이다. 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하지만 C군의 퇴소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입소한 C군은 이달 25일 보호소에서 나와야 한다.

더욱이 C군은 현재 무국적 신분이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신고도 하지 못 한 상태다. 기본적인 의료보험도 보장받지 못 한다.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회 안전망 밖에 놓여 있다.

당초 시는 C군 퇴소 전에 A씨가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나길 바랐다. A씨와 동거남 둘 다 C군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검찰은 C군의 복부에 피가 고일만큼 폭행한 사람은 동거남이라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A씨에겐 보다 약한 형이 내려질 수 있다고 봤다.

A씨가 풀려날 경우 C군과 함께 베트남으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옥살이를 하는 지금도 A씨가 아들의 안부를 묻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기 때문에 친모가 아이를 맡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 결과는 예측할 수 없고, 이달 중순 예정돼있던 A씨의 선고기일도 연장됐다. 결국 A씨의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C군이 머물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시는 베트남 대사관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고 있다. 우선 C군이 있는 보호소 측에 보호기간을 늘릴 수 있게 양해를 구했다.

하남시 관계자는 "아이가 시설에서 나와야 하는 시기와 A씨의 선고날이 얼추 맞아서, A씨가 풀려나 아이와 함께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낫다고 봤다"며 "하지만 재판이 길어지며 아이가 머물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방법이 없어 대사관 측에 수십 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고 있다"며 "우선 C군이 머물고 있는 시설 측에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지 양해를 구한 상태"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보호소에서 기간을 연장해준다고 하더라도 A씨가 형을 산다면 더 오래 머물 곳을 찾아봐야 한다"며 "관련 기관과 함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C군의 친부는 국내에서 불법체류 하던 중 적발돼 지난해 고국으로 추방됐다. 현재 C군은 건강을 회복해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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