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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영국이 띄운다는 항공모함 전투단, 우린 어떻게?

박대로 입력 2021. 05.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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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항모 전투단 광폭행보, 시사점 제공
중국·일본, 이미 항모 전투단 구축 준비
해군, 항모 전투단을 위한 청사진 마련
【뉴욕=AP/뉴시스】11일(현지시간)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은 자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를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10월20일 ‘퀸 엘리자베스’호가 뉴욕만 인근 해상에서 항행하고 있다. 2019.02.12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영국 해군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이 이끄는 항모 전투단이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에 온다.

영국 해군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는 30억 파운드(약 4조3500억원)를 들여 건조한 길이 280m에 6만5000t급 항모다. 2017년 12월 실전에 투입됐다. 이 항모는 병력 1600명과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F-35B 36대를 비롯해 중형 대잠수함 헬기와 공격헬기 등을 동시에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 때 퀸 엘리자베스호는 함재기인 F-35B 스텔스 전투기 8기를 싣고 온다. 구축함 2척(HMS 다이아몬드, HMS 디펜더), 호위함 2척(HMS 켄트, HMS 리치몬드), 군수지원함 2척(RFA 타이드스프링, RFA 포트 빅토리아)이 퀸 엘리자베스호 옆을 지킨다. 여기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탑재된 원자력 추진 잠수함 1척, 헬기 14대, 해병대 1개 중대가 가세한다.

영국은 자국에서 멀리 떨어진 부산 앞바다에서 항모 전투단의 위용을 과시할 전망이다. 나아가 영국은 미국 항모와 연합 훈련을 통해 남중국해 등지에서 중국을 겨냥한 무력 시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항모 전투단의 광폭 행보는 우리 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이 항모 전투단을 띄워 세계 각국에 국력을 과시하고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는 모습은 우리나라 경항모 반대론자들에게 경고가 될 수 있다. 경항모 반대론자들은 항모 운용은 미국에 맡기고 우리나라는 한반도로 범위를 좁혀서 지대지 미사일 개발 등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동맹 관계이면서도 자국 항모 전투단을 띄우는 영국의 모습은 경항모 반대론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싼야=신화·AP/뉴시스] 중국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이 이끄는 항모전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실시했다고 중국 해군이 2일 발표했다. 사진은 산둥함이 2020년 5월29일 모항인 하이난성 싼야기자에 정박해 있는 모습. 2021.05.02

항모 전투단은 해군력을 과시해 적국의 도발을 억제하고 위기 상황 발생 시 조기에 승리를 보장하는 전력이다. 분쟁 때는 해양주권과 국익을 보호하고 다양한 비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킨다.

영국 외에 미국과 프랑스, 중국 등도 항모 전투단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니미츠급 항모 1척에 호위전력 7~9척(순양함 1척, 구축함 4~6척, 잠수함 1척, 보급함 1척), 항공기 75대(전투기 50여대)로 전투단을 꾸린다. 미 해군은 현재 11개 항모 전투단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항모전투단이 보유한 항공전력은 웬만한 나라의 전체 공군력에 견줄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서울=뉴시스] 11일 미 해군이 공개한 사진으로, 4일 동중국해상에서 머스틴함의 지휘관 로버트 브리그스 중령과 부지휘관인 리처드 슬리예 중령이 불과 수천 m 떨어져 있는 랴오닝호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출처: 미 해군 사이트> 2021.04.12

프랑스는 다른 나라와 함께 항모 전투단을 구성한다. 샤를 드골 항모 1척에 호위전력 8척(미국, 벨기에 그리스 포함), 항공기 40대(전투기 20여대)가 항모 전투단에 가세한다.

이웃인 중국과 일본도 이미 항모 전투단을 꾸리기 시작했다. 중국은 현재 항모 2척을 보유 중이고 향후 재래식 추진 항모 2척과 원자력 추진 항모 2척을 추가로 건조한다. 중국 건국 100년인 2049년에는 항모가 10여척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은 호위함인 이즈모함과 가가함을 경항모로 개조 중이다. 2024년부터는 이 경항모에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된다.

2033년께 우리 해군이 계획대로 경항공모함을 확보하면 우리나라도 항모 전투단을 꾸릴 수 있다. 이미 해군은 항모 전투단 구성을 위한 청사진을 갖고 있다.

해군 항모 전투단에는 경항모를 중심으로 한국형 이지스함(KDDX) 2척,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2척,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2척이 가세한다. 여기에 도산안창호급 중잠수함, 수직이착륙 전투기, 해상초계기, 공군 조기경보기, 해상작전헬기, 무인정찰기 등이 합류한다.

[서울=뉴시스]세계 각국 항모 운용 사례. 2021.05.14. (사진=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항모 전투단은 공격능력, 방어능력, 감시정찰능력을 갖춘 무기를 장착한다.

경항모 자체에는 함대공유도탄과 유도탄방어유도탄, 근접방어무기체계, 어뢰대항체계가 장착된다.

구축함들은 탄도탄요격유도탄, 함대공유도탄, 유도탄방어유도탄, 함대함유도탄, 함대지 유도탄, 경어뢰, 장거리대잠어뢰 등이 갖춘다.

도산안창호급 중잠수함은 잠대함유도탄, 잠대지유도탄, 자항기뢰, 중어뢰 등을 앞세워 수면 아래에서 경항모를 지킨다. 경항모에 대한 어뢰 공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 디젤 잠수함보다 기동력이 더 뛰어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울산=뉴시스]현대중공업이 개념설계를 수행한 경항공모함 조감도.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직이착륙기에는 공대공유도탄, 공대함유도탄, 공대지유도탄, 정밀유도폭탄이 장착된다.

우주에 있는 군사위성은 항모 전투단에 적 동향 관련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이 같은 항모 전투단이 한반도에서 활용할 전력이 아니라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있다.

전시에 항모 전투단 내 구축함은 대지타격유도탄으로 적진 내 주요 지점을 공략한다. 수직 이착륙기는 적 핵전력과 미사일을 타격한다. 서해상 경항모에서 이륙한 수직이착륙기는 대공방어망을 우회해 적진을 공격함으로써 수도권 서쪽으로 침투하는 특수작전세력을 조기에 격퇴할 수 있다.

항모 전투단은 또 개전 초 적 해안의 지대함유도탄, 작전통제부대, 레이더 등을 무력화시켜 해양 우세를 확보한다.

[서울=뉴시스] 경항모 전투단 개념도. 2021.02.04. (사진=해군 제공)

항모 전투단이 있으면 유사시 적 해안에서 우리 군의 단독 상륙작전이 가능하다. 해병대 상륙작전 때는 경항모에서 발진한 상륙기동헬기와 상륙공격헬기가 해병대원들의 돌격을 돕는다. 이 때문에 적은 접경에 집중된 병력을 일부 분산시켜야 한다.

항모 전투단은 전시에 우리 군에 많은 선택지를 부여한다. 미국 항모 전투단이 한반도에 도착하기 전에 우리 항모 전투단이 주한미군 육군 전력과 함께 조기에 연합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적이 잠수함을 투입해도 지레 겁먹을 일은 아니다. 항모 전투단에 포함된 구축함과 잠수함, 대잠 항공기가 적 잠수함에 대응할 수 있다.

반대론자들이 우려하는 대로 적이 잠수함으로 항모를 공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잠수함은 기본적으로 핵 보복 타격을 위한 자산이다. 우리 항모 전투단과 싸우다 위치가 발각되고 나아가 격침될 경우 이는 적에게 큰 손실이다.

[서울=뉴시스]항모 전투단. 2021.05.14. (사진=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항모 전투단은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필요시 항모 전투단은 동해와 서해에 전개된다. 우리 정부의 대응 의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항모와 각종 함정을 대량 건조하며 서해를 자국의 내해(內海)로 삼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우리 군도 항모 전투단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독도나 이어도 근해에서 일본이나 중국과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항모 전투단 효용가치는 커진다. 항모 전투단이 있으면 공군 단독으로 대응하는 것에 비해 위력이 배가된다.

공군 비행기지에서 이륙한 전투기는 작전 운용시간이 길지 않다. 독도나 이어도까지 왕복하는 이동시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중 급유로 체공시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재무장을 하려면 부득이 지상 비행기지로 복귀해야만 한다.

[서울=뉴시스]경항공모함의 능력. 2021.05.14. (사진=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경항모에서 발진한 수직이착륙 전투기는 근거리에 있는 경항모로 돌아가 재급유와 재무장을 하면 된다. 이를 통해 기존 공군 전투기에 비해 더 빨리, 더 자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항모 전투단은 평시에도 쓸모가 많다.

국제 분쟁 등으로 해상교통로가 봉쇄되면 항모 전투단이 현장으로 이동해 원유와 원자재, 식량을 수입하는 우리 상선을 보호한다.

항모 전투단은 테러와 해적 위협 등이 예상되는 해역에서 장기간 해상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2011년과 2014년처럼 아프리카 등지에서 해외동포 이송작전이 실시될 경우 경항모에서 이륙한 다양한 항공기가 우리 국민 구조에 활용된다.

경항모 건조가 우리 경제에 가져오는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경항모 건조비 대부분이 국내 산업에 투자돼 경제적인 효과가 크다. 국내 조선사업 생산유발효과는 약 3조2000억원, 산업 전반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약 1조2000억원, 국내 건조를 통한 고용창출 규모는 약 2300여명으로 추산된다고 해군은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적이 우리 전투기를 무력화하기 위해 공군 비행기지를 집중 공격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항모 전투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인승 공군사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한국형 항공모함 도입계획과 6.25전쟁기 해상항공작전의 함의' 논문에서 "개전 초 북한이 사정거리 내 공군기지를 우선 타격대상으로 삼는다면 1950년 7월의 상황처럼 대구기지 이북에 위치한 모든 공군 비행장이 순식간에 무력화될 수 있다"며 "여기에 더해 추정 최대 사정거리가 690㎞에 이르는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KN-23)가 근시일 내에 실전 배치될 것을 고려하면 대구 이남에 위치한 공군기지의 안전 역시 담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 전력화한 한국의 주력 전투기들이 개전 초기 비행장 사용의 제한으로 무력화될 위험성이 존재한다"며 "현재 공군력의 무력화 가능성에 대비한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며 이런 측면에서 움직이는 비행장인 항모의 유용성은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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