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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가족" 33살 순직 동료에 전국 소방관 5억 조의금

박민지 입력 2021. 05. 16. 11:12 수정 2021. 05. 1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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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소방서 소속 고(故) 신진규(33) 소방교가 성남의 농기계 창고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던 도중 사망한 다음 날인 지난 10일, 전국 6만여명의 소방관에게 '순직조의금을 모으고 있습니다'라는 휴대전화 메시지가 도착했다.

전북 지역의 C소방관은 "나도 같은 상황에 닥치면 동료들이 모아 준 순직조의금이 내 가족에게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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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고(故) 신진규 소방교 영결식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조문을 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용인소방서 소속 고(故) 신진규(33) 소방교가 성남의 농기계 창고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던 도중 사망한 다음 날인 지난 10일, 전국 6만여명의 소방관에게 ‘순직조의금을 모으고 있습니다’라는 휴대전화 메시지가 도착했다. 계급별로 1만~3만원으로 차등을 둬 24일까지 납부하도록 안내하는 내용이었다. 모금에는 전국 소방관 99%가 동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신 소방교의 순직조의금은 최소 5억원 이상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동료들이지만, 십시일반 신 소방교의 순직조의금을 내는 소방관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동료 대신 살았다’라는 미안함을 담아 조의금을 낸다고 했다. 서울 지역의 A소방관은 “목숨을 빚진 기분이 든다”며 “슬픔보다 미안함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는 모금 메시지를 받고 곧바로 조의금을 입금했다. 강원 지역의 B소방관은 “소방관이 아닌 사람들은 안타까움 같은 감정을 느끼겠지만, 우리는 완전히 동화돼 부채감이 든다”고 전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16일 “신 소방교 모금에도 전국 모든 소방관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순직조의금 모금이 소방청 내부 문화가 된 건 2007년부터다. 위험직무순직(직무상 발생한 재해가 사망의 직접 원인이 된 경우)에만 모금을 진행한다. 이전에는 전국 소방서에서 산발적으로 모금을 진행했는데, 2007년부터 기부금 단체인 대한소방공제회에서 한꺼번에 모아 전달한다. 전국 소방서가 공제회에 입금하면 기부금 형태로 유족에게 돌아가는 식이다. 원칙은 별도 입금이지만, 소속 소방관 전원이 모금에 동참하는 소방서가 많아 일부에서는 월급에서 차감하는 형태로 단체 모금에 나선다.

동료 소방관들은 조의금을 건네 받을 신 소방교의 유족을 떠올리며 자신의 가족과 겹쳐본다고 했다. 2017년 화재 현장에서 동료를 잃었던 B소방관은 “죽음의 문턱에 있다고 느낀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난 건 가족이었다”며 “신 소방교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아 유족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북 지역의 C소방관은 “나도 같은 상황에 닥치면 동료들이 모아 준 순직조의금이 내 가족에게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들이 조직적인 모금에 나서는 건 국가에서 나오는 사망보상금으로는 충분한 예우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C소방관은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내부에서 모금하는 순직조의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7월 출범을 앞둔 소방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가장이 사망했을 경우 유족은 생활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현장 출동이 잦은 20~30대의 젊은 소방관이 순직 위험도 높은 상황인데, 대부분은 이제 막 가정을 꾸린 단계여서 유족들에게 남겨질 재산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순직 보상금은 2006년 ‘위험직무 관련 순직공무원의 보상에 관한 법률’ 제정 당시 정한 수준에서 진전되지 않았다. 당시 공무원 전체 기준소득 월 평균 금액의 44.2배로 책정했는데, 2018년 공무원 재해보상법을 제정할 때 45배로 상향하는데 그쳤다. 노조는 “유족의 의견을 청취해 적절한 보상 수준을 논의한 뒤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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