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대학생' 친구측 "6번 경찰 조사..성실히 임했다"

이상학 기자 2021. 5.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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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와 A씨, 언제든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사이"
"극단·충동적 행동 걱정돼..심리적 안정 위해 변호사 선임"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故 손정민씨 추모 집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손정민씨를 추모하며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2021.5.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의 친구 A씨가 현재까지 6번의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의 정병원 변호사는 17일 입장문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협조해야 한다는 생각에 A씨과 A씨의 부모는 요청받은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까지 A씨를 상대로 3번의 참고인 조사를, A씨 아버지와 어머니를 상대로 각각 2번과 1번의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A씨에 대해서는 두 번의 최면조사와 한 번의 프로파일러(범죄분석가) 면담도 벌였다.

졍 변호사는 "A씨는 지난달 26일 첫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진술하려고 노력했지만, 만취로 인해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았다"며 "경찰은 최대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27일 오후 최면조사를 실시했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변호사 선임 과정에 대한 설명도 내놨다.

먼저 그는 "A씨는 절친한 친구가 실종된 충격과 걱정, 자신이 끝까지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큰 상태였다"며 "어떤 감정적인 동요가 생길지, 극단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지 부모로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8일 (A씨의 부모는) 작은아버지와 상의해 그의 친구인 저를 만나 A씨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자책감으로 인한 충동적인 행동을 막으며 안전하게 보호해줄 방안을 상의했다"며 "제 조언에 따라 29일 2차 최면조사부터 변호사를 동행하게 해 A씨를 보호하고 자책하지 않게 조언하고, 최대한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손씨와 A씨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제든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손씨와 A씨가 대학입학 후 여러차례 국내여행은 물론 해외여행도 함께 갈 정도로 친분이 있는 사이이며, 같은 독서실을 다닌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실종 당일인 지난달 24일 A씨는 다른 친구와 오후 10시까지 술(청주 2병씩)을 마셨고, 더 마시고 싶어 손씨에게 연락했다.

A씨는 손씨의 집이나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자고 제안했으나, 손씨가 집 근처인 한강공원에서 마시자고 해 두 사람은 한강공원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두 사람은 당시 도수 6도의 막걸리 3병(750㎖)과 도수 13도의 청주 2병(300㎖), 도수 16.9도의 소주 2병(640㎖ )과 도수 16.9도의 360㎖ 소주 1병, 도수 20.1도의 360㎖ 소주 1병 등 총 9병의 술을 구매했다.

정 변호사는 "A씨는 만취해 어떤 술을 어느 정도로 마셨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며 "A씨가 기억하는 것은 자신이 옆으로 누워있던 느낌, 나무를 손으로 잡았던 느낌, 손씨를 깨우려고 했던 것 등 단편적인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후 A씨는 25일 오전 3시37분쯤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했으나 아버지가 받아 1분57초간 통화했는데 이 사실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당시 "손씨가 취해 깨우기 힘들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아버지는 "잘 깨워 집에 보내고 너도 빨리 택시 타고 돌아와라"며 전화를 끊었다.

당일 오전 4시15분쯤 A씨 거주 아파트에서 화재 신고가 있어 소방관이 집마다 방문하는 일이 발생해 A씨의 부모는 다시 일어났고, A씨가 귀가하지 않자 오전 4시27분쯤 A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정 변호사는 "A씨 휴대전화의 전원이 꺼져 있었다"며 "실제 A씨의 휴대전화는 손씨와 만날 때 배터리가 1%였고, 공원에 머물던 중 휴대전화 충전기를 사 일부 충전했으나 어느 정도 충전됐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A씨는 오전 4시30분 '토끼굴'을 통과한 후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타고 귀가했다"며 "당시에도 A씨는 취해 있어 구체적 경위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A씨과 A씨의 부모가 한강공원으로 돌아가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A씨의 아버지는 귀가해서 자려는 A씨에게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물어봤는데, A씨가 취해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함께 있던 손씨의 안부가 걱정돼 확인했다"며 "손씨가 여전히 한강공원에서 자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고, 새벽에 손씨 집에 연락드리기 송구스러워 직접 한강공원에 가 확인해보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손씨가 술에 취해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그리 찾기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돌아봤으나, 보이지 않았다"며 "그 당시에도 A씨는 여전히 만취한 상태로 비틀거리거나 토하거나 길에 눕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손씨가 귀가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손씨 집에 확인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 측은 그간 입장을 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고인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된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아직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해야 할 때이며, 진상은 경찰이 파악할 수 있을 것이기에 최대한 경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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