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상" 軍이 반박한 사진..부실급식 역풍만 더 커졌다

이가영 2021. 5. 1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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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16일 오후 부실급식 제보에 반박하며 공개한 정상 제공된 도시락 사진. 사진 국방부 페이스북

국방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격리된 장병에게 제공되는 급식 관련 종합대책을 내놓은 뒤에도 또다시 부실급식이 제공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상 도시락’ 사진마저도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16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계룡대 예하 부대에서 지난 14일 ‘쌀밥과 볶음 김치, 건더기가 없는 오징어 국’ 등 부실급식이 제공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사진을 제보한 이는 “집에서는 이렇게 먹을 수 있다”며 “근데 군대는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지난 16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부실급식 제보 사진. 이와 관련 국방부는 계룡대 근무지원단이 관리 중인 격리장병들에게는 ″모든 메뉴가 정상적으로 제공되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사실상 제보 내용을 부인했다. 사진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은 이날 오후 늦게 국방부 페이스북 페이지인 ‘국방부에서 알려드립니다’에 국방부 직할부대인 계룡대 근무지원단이 관리하는 대대 소속 격리 장병들에게 제공된 급식 사진 3장을 게시했다.

국방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계룡대 근무지원단이 직접 관리하는 7개 부대 중 3개 대대(관리대대, 수송대대, 군사경찰 대대)에 총 8명의 격리 장병이 있다”며 “이들에게 제공된 도시락은 배식하기 전 간부들이 검수를 위해 아래와 같이 사진을 촬영했고, 그 결과 모든 메뉴가 정상적으로 제공됐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계룡대 근지단 직접지원부대뿐만 아니라 계룡대 내 육해공군 전 부대를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가 올린 ‘정상 제공된 도시락’ 사진에는 쌀밥 외에도 김치, 계란을 포함한 반찬 세 가지가 담겨 있고 250㎖ 우유와 별도 용기에 국이 지급됐다. 국을 포함한 ‘1끼 4찬’ 원칙은 지켜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예외적으로 ‘육군훈련도 대신 전해드립니다’ 게시물 댓글에도 입장문과 해당 도시락 사진을 올렸다. 신속히 문제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국방부가 이야기한 ‘정상’ 식단이 일반 국민 눈높이에는 부실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여서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네티즌들은 국방부 입장에 “이게 정상 도시락이냐” “정상 메뉴도 제대로 된 것 같지는 않다” “검수한 사진이 저렇다면 더 문제” 등 400개 넘는 댓글을 달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종합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에 물론 미비한 점이 있겠지만 개선해 가고 있다는 취지”라며 “예하 부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경각심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지난 7일 격리 장병 생활 여건 보장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격리된 장병에게 일반 장병과 똑같은 수준의 배식이 보장되고 격리 기간 이용이 제한됐던 군부대 매점(PX)도 카카오톡으로 주문해 일부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루 8500원 정도인 기본급식비를 내년부터는 1만5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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