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건설사업 싹쓸이한 중국..일대일로 초석 다지기?

박소령 인턴기자 2021. 5. 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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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건설시장에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최근 아프리카에서 진행된 주요 건설 프로젝트를 중국 기업들이 싹쓸이 했다는 것.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의 철도 건설 현장에서 중국 기술자들이 현지인과 인사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SCMP에 따르면 중국 건설업체 지안시건설조합은 최근 잠비아 루사카에 위치한 케네스 카운다 국제공항 연장 건설을 수주했다. 루사카와 콩고민주공화국을 잇는 321km 길이의 2차선 도로를 건설하는 총 12억 달러(약 1조3587억6000만 원) 규모의 사업이다.

또다른 중국 기업인 거저오바는 2011년에 준공된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 프로젝트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높이 155km, 길이 1.8km의 댐을 건설하는 총 공사비 46억 달러(약 5조2085억8000만 원)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탄자니아의 경우 중국 건설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80퍼센트를 넘는 수준이다.

미국의 세계적 건설전문지 ENR( Engineering News Records) 또한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계약을 따내는 국가가 중국이라며 “이제 중국의 영향력이 너무 거대해졌다'”고 언급했다. 매체에 따르면 2019년에 아프리카 건설시장 내 외국 기업의 수익의 60%는 중국 기업들이 가져갔다.

홍 즈앙 조지메이슨 대학 샤르 스쿨 공공행정대학원 연구원은 최근 연구에서 중국 건설기술업체들이 아프리카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도 그 중에서도 규모가 크고 보다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는 프로젝트들을 위주로 진행해왔다고 짚었다.

즈앙은 연구에서 “다른 국가들에게 있어서 아프리카 시장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며 “중국 기업들은 비록 이익률이 확실하지 않더라도다른 국가 기업들보다 아프리카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중국의 시장 점유 요인을 분석했다.

데보라 브루티감 존스홉킨스 대학교 국제정치경제학 교수 겸 중국-아프리카 연구공동체의 책임자는 중국의 성공적인 시장 진출에 대해 “틈새시장을 아주 잘 공략했다. 유럽 기업들에 비해서는 저렴한 비용과 아프리카 기업보다는 더 나은 질을 갖췄다”며 “(중국이) 중소규모의 프로젝트부터 거대 규모까지 모든 범위의 건설 프로젝트를 커버할 경쟁력을 갖춘 만큼 앞으로 40년 이후 즈음에는 훨씬 더 많은 계약을 따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건설기업들이 아프리카 시장을 장악한 데에 있어서는 중국 정부의 지원도 큰 영향을 미쳤다. ENR지는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중국 내의 재정 지원 기관들의 도움이 가장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즈앙 또한 본인의 연구자료에서 “중국 기업들은 재정적인 소스는 다양하지만 중국 은행들이 그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중국자본의 물심양면 투자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꼭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폴라 수바키 이탈리아 볼로냐매 경제학 교수는 본인의 칼럼을 통해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대출을 꾸준히 늘려왔다”며 “중국 대출을 가장 많이 받은 50개국이 중국에 진 평균 부채 비중은 2005년 국내총생산(GDP)의 1% 미만에서 2017년 15% 이상까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수바키 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부 개혁이나 반부패 조치를 딱히 요구하지 않으면서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대출을 연장해줬다. 그 결과, 운영비가 많이 드는 여러 사업은 가혹한 대출 조건에 묶여 제대로 된 수익을 낼 수 없게 됐고, 중국의 손에 넘어가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공략은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위한 초석다지기 작업이란 의미도 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9월과 10월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순방 중 처음 언급했다. ‘일대(一帶)’는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 ‘일로(一路)’는 중국에서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뜻한다. 일대일로 선상에 있는 60여개 연선국가의 인구는 약 44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63%, 경제규모는 21조 달러로 전 세계의 29%를 차지한다.

중국 건설기업들이 대륙간 경계를 넘어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며 통로를 개척해왔다. 화웨이 같은 기술개발 업체부터 시노하이드로 , 중국 토목공정집단, 도로교량집단, 항만 엔지니어링 등 중국의 주요 건설기술 업체들이 아프리카 내에서 수많은 인프라 구축을 주도해왔다.

중국과 아프리카는 이런 사업교류 경험을 바탕으로 일대일로 프로젝트 또한 한층 원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프리카 개발은행(AfDB) 또한 최근 연구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활발한 건설 계약 추진 등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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