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인 척' 16억 가로챈 '로맨스 스캠' 조직 검거
[앵커]
SNS를 통해 친분을 쌓아 연인이 된 것처럼 상대방이 착각하게 만든 뒤 돈을 요구해 뜯어낸 외국인 조직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요즘 말로 '로맨스 스캠'이라고 하는데, 외국에 사는 의사나 변호사인 척하며 가로챈 돈이 16억 원이 넘습니다.
윤나경 기잡니다.
[리포트]
검은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은행으로 들어가더니 ATM기에서 돈을 찾고 사라집니다.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에게 접근해 연인이 된 것처럼 안심시킨 뒤 돈을 요구해 뜯어내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조직 인출책입니다.
국내와 해외 양쪽에 조직을 두고 활동해온 외국인 일당 십여 명은 9개월간 사기 행각을 벌였는데, 피해자만 26명, 피해액은 16억 5천여만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이 조직의 국내 중간 관리책인 31살 A 씨 등 외국인 조직원 4명을 검거했습니다.
나머지 국내 관리책 2명은 해외로 도피한 상태입니다.
[윤희동/사이버수사대 팀장 : "사귀거나 금전적인 대가를 줄 것처럼 얘기를 하기 때문에 거기에 속아서, 설마 이렇게까지 정서적 교감을 했는데 나한테 거짓말을 하겠나 싶어서 (사기를 당했다)"]
이들은 외국에 살고 있는 의사나 변호사, 군인 등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직업을 주로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는데, 오랜 기간 연인처럼 관계를 맺어오며 정서적으로 가까워진 뒤, '퇴직금 등을 받을 예정인데 변호사 비용이 필요하다'고 속이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돈을 가로챘습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인출 은행 등을 수시로 바꾸고 매번 다른 복장으로 갈아입는 등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경찰은 나머지 조직원 검거를 위해 국내 수사와 함께 해외 현지로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나경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차영수
윤나경 기자 (bellen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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