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씨 뿌리고 바이든은 침묵"..중국이 이·팔 충돌 美책임론 띄우는 이유

권지혜 2021. 5. 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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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날로 격화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미국 책임론'을 띄우고 있다.

미국이 친이스라엘 중동 정책을 펴 양측 갈등을 부채질했을 뿐 아니라 사태 해결에도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 매체에 "미국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 대한 중국의 처우를 비판하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슬림을 억압하고 살해하도록 방관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문제는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위선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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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매체 "트럼프의 2017년 결정이 유혈 사태 불러와,
바이든은 의미 없는 외교적 제스처만"
中, 미얀마 쿠데타엔 침묵하다가 이·팔 문제엔 큰목소리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전투기 공습으로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일부터 지금까지 1180회가 넘는 공습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어린이 58명, 여성 34명을 포함해 204명이며 부상자는 1300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날로 격화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미국 책임론’을 띄우고 있다. 미국이 친이스라엘 중동 정책을 펴 양측 갈등을 부채질했을 뿐 아니라 사태 해결에도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할 때 침묵해 비판받았던 중국은 이·팔 분쟁에선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8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2017년 결정이 지금의 이·팔 갈등과 유혈 사태의 씨앗을 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뒤집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이·팔 대치 국면을 진정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고 기껏해야 아무 의미가 없는 외교적 제스처만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 매체에 “미국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 대한 중국의 처우를 비판하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슬림을 억압하고 살해하도록 방관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문제는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위선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하는 데 집중하느라 중동 문제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매체가 언급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7년 결정은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일이다. 3대 종교(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 발원지인 예루살렘은 국제법상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도시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 전쟁 때 동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이곳을 자국 수도로 삼으려 했지만 국제사회의 반대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못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980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때문에 대다수 국가는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이 아닌 텔아비브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텔아비브에 있던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으로 중동 지역은 들끓었고 우려대로 결국 피바람을 몰고 왔다.

17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도시 라말라 인근 베이트 엘 정착촌에서 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타이어를 불태우며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력 충돌 사태를 규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전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응당한 책임을 지고 이·팔 사태 완화 및 신뢰 회복, 국제사회의 정치적 합의를 위한 유엔 안보리 역할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그러나 중국이 유독 팔레스타인 문제에서만 국제사회의 역할을 강조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국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군부의 무차별 총격으로 미얀마 시민 수백명이 사망했을 땐 내정이라는 이유로 국제사회 개입을 반대했었다.

미국에서도 일방적인 친이스라엘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은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정부를 위한 변명자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엄청난 군사력을 보유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로켓포 공격에 대응할 때마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말한다”며 “미국은 왜 가자지구에서 쏜 로켓포가 이스라엘에 떨어질 때만 양측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관심을 두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기의 시점에서 미국은 양측 휴전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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