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으로 말할게, 탈퇴해"..세브란스의 '노조 와해 전략'
[앵커]
신촌 세브란스 병원이 용역업체에게 지시해 청소노동자들의 노조 설립을 방해하고, 조합 탈퇴를 종용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일부러 힘든 업무를 배정하기도 했다는데요.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종수 씨는 2016년부터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을 청소해 왔습니다.
그런데 노조 분회장이 된 뒤부터 줄곧 쓰레기만 모으고 치우고 있습니다.
남들이 가장 꺼리는 업무입니다.
[조종수/공공운수노조 연세세브란스병원분회장 : "4년 3개월째 하고 있어요. 엄청난 모욕을 느꼈죠. 그게 왜냐하면 내가 자의로 해서 간 것도 아니고, 물론 분회장이라고 해서 일부러 보냈다고 얘기는 안 하죠."]
2016년, 청소 노동자들이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추가로 만들었습니다.
병원 측과 청소노동자를 고용한 용역업체는 노조 설립 단계부터 방해했습니다.
[용역업체 직원/2016년 당시 : "내가 노골적으로 이야기할게. 이 세브란스 병원은 민주노총은 안 된다는 거야 절대. 하지만 자체노조는 하라는 거야."]
노조가 설립되자 조합원들을 상대로 탈퇴하라고 회유하거나 종용했다고 노조 분회장은 말합니다.
[조종수/공공운수노조 연세세브란스병원분회장 : "비조합원이 되자마자 생트집과 감시는 중단됐습니다. (탈퇴 안 하면) 병원과 용역업체가 청소노동자들을 쥐잡듯이 잡아대고..."]
노조 설립 초기 130명이 넘던 조합원은 한때 19명까지 줄었습니다.
검찰은 세브란스 병원과 용역업체가 공모해 노조 와해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했다며 당시 병원 관계자 3명 등 모두 9명을 기소했습니다.
[류한승/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부장 : "이제부터라도 병원이 가장 밑바닥에 있는 노동자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인권을 신경 쓰는 그런 자세로 바꿔 주셨으면 하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은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사과하거나 범행에 연루된 내부자를 징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차정남/화면제공: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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