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대통령, 쿼드+ 참여 결단하고 北비핵화·백신·반도체 문제 성과 내야"

임재섭 2021. 5. 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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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일정 소화를 위해 방미길에 오른 것과 관련해 "(한미정상회담에서)쿼드 플러스 참여에 대한 결단을 내리고,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쿼드 워킹그룹에는 반드시 참여해, 동맹으로서 최소한의 신뢰를 보여야 한다"며 "이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기술표준과 국제적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우리의 위치를 확고히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북한 비핵화, 백신, 반도체 문제에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다시 태평양을 건너 되돌아오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로 회담에 임해 주기 바란다"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원칙 있고 의미 있는 성공적인 회담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런 각오와 의지로 정상회담에 임하시겠다면, 비록 정치적 입장은 달라도 저는 문 대통령을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동맹의 강화, 북핵 폐기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 백신 스와프, 미ㆍ중 패권 경쟁 속에서의 쿼드 참여와 반도체, 배터리 투자 문제 등 양국 간의 많은 현안 문제들이 명쾌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의 정확하고 냉철한 상황인식과 결단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4년간 현 정권의 감성적 민족주의에 기반한 도를 넘은 대북 굴종 자세와 대중(對中) 경도 경향이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경시 정책과 맞물리면서 한미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왔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선 지금이야말로, 악화 일로를 걷던 한미관계의 방향을 재정립하고 굳건한 동맹관계를 복원해야 할 때"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회담이 가지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의 이해가 걸린, 수많은 외교, 안보 및 경제 현안들에 대해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당당하게 받아내는 '일괄 타결(package deal)'을 해야 한다"며 "양국의 진정성과 신뢰를 재확인하고, 비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지듯 동맹관계를 더 튼튼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북핵 폐기를 위한 의미 있는 조치 없이 대미·대남 비난으로 일관해온 행태에 대해 부정적인데,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미북 정상회담 개최부터 하자는 등 현 정권의 기존 대북정책 입장만을 고집한다면 문 정권의 남은 1년 임기 동안의 한미관계 역시 이전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남북관계는 남북관계대로 교착상태에 빠지고, 한미동맹은 더욱 삐걱거릴 것"이라며 "북한의 냉철한 국익 추구 전략 앞에 남북정상회담이 얼마나 무력하고 무의미한지 거듭 확인되었다. 북한은 남북정상회담과 합의를 겉치레 정도로 여기고 실질적으로는 미북정상회담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따라서 우리 정부는 강력한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대한민국이 미북 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북한에 다시 인식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마찬가지로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려 할 때는 대한민국과 먼저 협의하도록 만드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반도체 문제 역시 한미동맹의 큰 의제라고 했다. 안 대표는 "일본에는 반도체 공장을 직접 미국에 지으라고 강요하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강하게 요구하는 배경을 잘 따져봐야 한다. 일본은 의심의 여지 없이 확고한 미국의 동맹이기에 동맹이라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없지만, 한국에게는 동맹이라는 증거를 내놓으라는 것"이라며 "이것이 지금 미국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예전 수준의 한미동맹 복원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우리가 미국에게서 반드시 얻어내야 할 것도 있다. 바로 코로나19 백신"이라며 "그간 우리 정부는 백신 문제에 있어 K-방역을 자화자찬하며 정권 스스로 '국뽕'에 취해있는 사이에, 우리는 백신 확보에 뒤쳐졌다. 이제 선진국들이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을 바라보며 손가락만 빨고 있는 백신 후진국 신세가 됐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반드시 충분한 백신을 신속하게 확보해야 한다"며 "백신은 총 몇 명 분을 확보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빨리 들여와서 접종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휴대폰 앱을 통해서 언제쯤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를 알 수 있도록 하고,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정말 중요한 시기이고 중요한 회담"이라며 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안 대표는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좌표 없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균형 외교라고 칭하며 국익을 위해서라고 미화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북한 핵 비대칭 상황에서 확고한 동맹 없는 평화는 굴종의 유예에 불과하며, 그 끝은 국제적 미아 신세나 폭력에 대한 종속의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줄타기로 잠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평생을 줄 위에서 살 수는 없다"며 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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