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이랑 인터뷰 안해"..흑인 여성 시카고 시장 발표에 갑론을박

취임 2주년을 맞은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 그는 최근 유색인종 기자들과만 일대일 인터뷰를 하겠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미국 시카고 시장이 유색인종 기자와만 독대 인터뷰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민주당 출신의 흑인 여성인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2페이지 분량의 공개 서한을 통해 "시카고 지역 매체에는 압도적으로 백인과 남성이 많이 노출된다"며 "시카고 시장 취임 2주년을 맞아 유색인종 기자들과만 일대일 독점 인터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라이트풋 시장은 이번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안타깝게도 시카고의 많은 매체들에서 시청에 출입하는 기자들은 대부분 백인이고 소수의 유색인종 기자만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기존 권력의 장벽을 깬 시카고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이자 동성애자 시장이 됐다"며 "시장으로서 내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뿌리깊게 제도화된 인종차별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트풋 시장의 이번 결정에 대해 대담한 결정이라며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집단들도 다수 등장했다.

전국흑인기자협회(NABJ)는 "역사적으로 미국 정치관련 출입처에는 흑인 기자들이 출입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결정이 미디어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성, 형평성, 포용력을 요구했다"고 환영했다.

다만 "라이트풋 시장이 단 하루동안만 일대일 독점 인터뷰를 한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이 과정에서 배제되는 기자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정 자체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카고 현지 라디오 매체인 WBEZ는 "시청 출입 기자 3명 중 2명은 각각 히스패닉계와 남아시아계로 유색인종"이라며 라이트풋의 주장을 반박했다.

라이트풋 측으로부터 인터뷰를 하자고 요청을 받았다고 밝힌 시카고 트리뷴의 라틴계 기자 그레고리 프랫은 트위터를 통해 "정치인들은 자신들을 취재할 기자를 선택할 수 없다"며 "그에게 이번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그쪽에서 거절했고 결국 나도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 소속으 터커 칼슨은 "라이트풋은 인종차별 시장이자 괴물"이라고 부르며 강하게 비판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