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 매각에도 외면 받던 DB하이텍, 알짜 계열사로 변신

우수연 2021. 5. 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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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순수 파운드리 기업 DB하이텍이 8인치(200mm) 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3년 산업은행 주도의 동부그룹 구조조정 당시 2000억원의 헐값에도 매각이 유찰되며 '미운 오리' 취급을 받던 DB하이텍이 꾸준한 시장 장악력을 확보하며 시총 2조원이 넘는 '백조'로 완전히 변신했다.

최근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단가가 오르면서 DB하이텍은 올해 1분기 2437억원의 매출액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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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올 1Q 수주잔고 10만장 돌파
슈퍼사이클 당시보다 잔고 높아
8인치 반도체 부족 현상에 공장 풀가동
1Q 사상 최대 분기 매출 이어 연간 1兆 매출 기대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국내 최초 순수 파운드리 기업 DB하이텍이 8인치(200mm) 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3년 산업은행 주도의 동부그룹 구조조정 당시 2000억원의 헐값에도 매각이 유찰되며 ‘미운 오리’ 취급을 받던 DB하이텍이 꾸준한 시장 장악력을 확보하며 시총 2조원이 넘는 ‘백조’로 완전히 변신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B하이텍의 수주잔고는 10만153장으로 10만장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7만6306장)보다 30% 이상 늘어난 수치이며 앞선 반도체 슈퍼사이클(2016~2018년)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아직 이행되지 않은 수주량을 뜻하는 수주잔고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주문량이 많이 밀려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8인치 반도체 품귀 현상과 맞물려 DB하이텍이 이미 2022년 수주까지 선주문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올해는 고객 수요를 겨우 맞출 수 있을 정도로 100% 풀가동의 타이트한 생산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동안 탄탄한 고객 수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옛 동부그룹은 1997년 DB하이텍의 전신인 동부전자를 설립한 이후 2000년 국내 최초로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다. 당시에는 파운드리의 개념이 생소했을 뿐만아니라 정부 지원도 없었기 때문에 전기와 용수 등 제반 인프라를 스스로 마련해야만 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었기에 2014년 연간 흑자 전환까지 무려 14년의 세월이 걸렸다.

2014년 당시 ‘아날로그 반도체 세계 1위’라는 내부적인 자신감은 있었지만 2000억원의 헐값에도 실제 매각 흥행은 부진했다. 소품종 대량 생산이 트렌드였기에 다품종 소량생산을 위주로 하는 DB하이텍은 삼성, LG 등 대기업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었다.

결국 매각은 불발됐지만 그룹 차원에서는 전화위복이 됐다. 올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이 일어나면서 8인치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이 각광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DB하이텍은 8인치 공정을 주력으로 전력반도체,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한다. 일부 차량용 반도체도 생산하고 있지만 비중이 크지는 않다.

최근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단가가 오르면서 DB하이텍은 올해 1분기 2437억원의 매출액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연간으로도 1조원 매출을 거뜬히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비메모리 분야의 8인치 파운드리 공급 부족 현상이 적어도 2022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최근 정부의 K반도체 전략 발표로 DB하이텍도 세제 및 금융혜택, 규제 개선의 수혜를 볼 것"이라며 "유례없는 비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에서 본격 성장이 가능한 좋은 환경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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