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북한군 거짓말 인터뷰 김광현 기자 절필하라"

정철운 기자 2021. 5. 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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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동아일보, "1980년 광주에 없었다" 김명국 거짓말 '실토' 보도 없어
민주언론시민연합 "5·18 진상규명조사위, 거짓 방송 경위 엄중한 조사 필요"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5·18 북한군 개입설을 뒷받침했던 핵심인물 '김명국'(가명)씨가 거짓말을 실토하며 2013년 5월15일 그의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냈던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이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당시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김광현 동아일보 기자에게 절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채널A는 '5·18 북한군 개입의 진실'이란 제목의 당시 방송에서 “방송사 최초 광주 투입 북한군 인터뷰”라는 타이틀을 걸고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김명국씨는 지난 7일 JTBC와 인터뷰에서 1980년 당시 자신은 평양에 있었으며 광주에 내려간 적이 없다고 실토했다. 채널A 방송 이틀 전에는 TV조선에서 탈북자 임천용씨가 출연해 “광주민주화운동은 북한의 특수군 개입에 의해 움직여진 폭동”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에도 TV조선과 채널A는 5·18 기념식을 중계하는 데 그치거나 '문재인 대통령 입술이 부르텄다'는 주제로 시사 대담을 하는 추태를 보였다”면서 “채널A와 TV조선은 자신들의 오보가 단초가 된 '5·18 북한군 개입설' 허위조작정보가 고개를 들 때마다 오보를 정정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시작은 채널A·TV조선 두 방송사가 2013년 방송 영상 삭제와 면피성 사과로 어물쩍 넘어간 것을 확실히 바로잡는 정정 보도 및 진정성 있는 사죄”라고 강조했다.

채널A는 2013년 5월21일 '김광현의 탕탕평평'과 당일 메인뉴스를 통해 “지난주 광주민주화운동 때 광주에 침투해 활약했다는 탈북자의 인터뷰 방송을 내보냈다. 이 방송 내용으로 인해 마음을 다친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 광주 시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고 “제작진은 방송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엄밀하게 검증해서 다시 사실을 밝히도록 할 것이며, 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와 본질을 존중하는 자세를 계속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채널A와 동아일보는 5월21일 현재까지 김명국의 실토에 대해 단 한 건의 기사도 내보내지 않았다.

민언련은 “채널A·TV조선의 '5·18 북한군 개입설' 거짓말 인터뷰 방송은 5·18민주화운동 은폐·왜곡·조작사건에 포함되는 내용으로써, 그 경위를 분명하게 밝히기 위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엄중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진상조사위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두 방송사에 대한 조사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했다. 박진언 진상조사위 대외협력담당관은 김씨가 채널A 방송에 출연하게 된 계기와 관련, “본인이 원하지 않게, 방송에서 몰래 촬영해서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3년 5월15일자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의 한 장면. 가운데 얼굴을 보이고 있는 이가 김광현 동아일보 기자다.

“김광현 기자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절필하라”

민언련은 2013년 방송에서 “(김명국씨) 증언이 제대로 전파를 타지 못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던 김광현 동아일보 기자를 향해서도 “당시 출연자를 섭외한 김광현 동아일보 기자는 지금껏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채 회피하고 있다. 언론인으로서 부끄러움을 안다면, 2013년 지지 않은 책임을 이제라도 통감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절필하라. 그것이 독재에 항거한 5·18 희생자와 생존자, 유가족과 광주 시민들에게 저지른 잘못을 조금이라도 씻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은 해당 방송과 관련해 김 기자에게 수년간 수차례 입장을 요구한 바 있으나 김 기자는 “통화하고 싶지 않다”며 답을 피하고 있다. 김명국씨의 거짓 주장을 책으로 쓰고 2013년 문제의 채널A 방송에도 출연했던 탈북자 이주성씨는 “당시 김광현 부장에게 몇 번씩 전화가 왔고 출연 요청을 받았다. (그는)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어했다”고 밝힌 바 있어 방송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선 김 기자가 입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김광현 기자는 '5·18 북한국 개입설' 외에도 본인이 진행하던 '김부장의 뉴스통' 2015년 5월6일자 방송에서 2003년 농민시위 사진을 '세월호 폭력집회' 사진으로 둔갑시켜 사회적 비판을 받았다. 이후 프로그램은 폐지됐다. 그러나 그해 말 김 기자가 편집국 부국장으로 승진하며 내부에서조차 '자숙해야 할 보도 책임자를 승진시킨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채널A 한 기자는 “오보 당시에도 김 부장은 프로그램에서만 물러나고 이렇다 할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말했고, 동아일보 한 기자는 “두 번이나 대형 오보를 냈던 프로그램 진행자가 징계는커녕 부국장으로 승진하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 기자는 지난해까지 논설위원으로 지면 칼럼을 썼다. 지난해 8월13일자 칼럼 제목은 '대국민 사기극 주의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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