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네타냐후에 경고 날린 바이든..이-팔 휴전 막전막후

정은혜 2021. 5. 2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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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새벽 가자지구 주민들이 휴전 소식에 거리로 뛰어나와 환호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21일(현지시간) 오전 2시를 기해 휴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가자지구 주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밤하늘에는 축포가 터졌다. 신에게 감사 기도를 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 10일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 이후 11일 만의 휴전이다. 240여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유혈 충돌은 2014년 이후 최악의 분쟁으로 평가받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워싱턴 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나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똑같이 안전하고 동등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것을 향해 조용하고 끈질긴 외교적 노력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상호 공격을 조건 없이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새벽 가자지구 주민들이 휴전 소식에 거리로 뛰어나와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이집트 정부가 휴전 중재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측의 분쟁이 시작된 이후 네타냐후 총리와 6번이나 대화를 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와의 (조금 전) 대화에서 적대 행위를 종결하기로 결정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아이언돔 방어 시스템을 보충하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팔레스타인 당국과 협력해 가자지역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하마스가 무기를 보강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가 무기를 도입하는 통로에 이란의 지원이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네타냐후에 경고 "미·이 관계 달라질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맺었다고 발표하면서 양측의 분쟁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워싱턴 정가와 국제 사회로부터 받는 압력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통적 관계를 흔드는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네타냐후 총리와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 협상 고문 데니스 로스는 "네타냐후는 세계를 친구와 적으로 나눠서 본다"면서 "그에게 바이든 대통령은 친구이기 때문에 그의 비판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유럽이 새로운 정치적 압력에 직면하면서 양측의 휴전을 독려했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스라엘의 동맹국 가운데 그 누구도 이스라엘을 공개 비판하지 않았다"면서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라는 민주당 유권자들의 요구가 거세졌고 네타냐후의 '협상 불가' 입장이 민주당으로서도 그를 방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진보 성향의 정치인들이 의회에서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은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무기 판매를 불승인하는 결의안을 준비 중이었다. 하원에서도 비슷한 결의안이 발의됐다. 팔레스타인 출신 민주당 하원의원인 라쉬다 틀라입 의원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과 함께 무기 판매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발의하고, 행사장에서 만난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자지구 보호를 간청하기도 했다.


무슬림 많은 유럽도 부담…반유대시위 비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프랑스와 독일도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느끼고 행동에 나섰다고 NYT는 전했다. 가자 지구 분쟁이 2014년처럼 지상전으로 비화하거나 2006년 레바논 사태처럼 헤즈볼라가 개입할 여지를 남길까 우려한다는 것이다. 또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의 분쟁이 심화할수록 유럽으로 이민 오는 무슬림이 늘어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 이후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지는 데다, 이것이 반(反)유대 시위로 비화하면서 인종주의가 꿈틀대는 양상을 띠어 더 우려하고 있었다.

헤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하마스의 행동을 비판하면서도 "중동에서의 폭력을 종식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이스라엘로 직접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요르단 왕과 19일에 만나 공동 성명을 발표하면서 양측이 휴전하도록 압박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2주간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230명과 이스라엘에서 12명이 사망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에서는 어린이만 65명 이상이 죽음을 맞이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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