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韓 생산력 결합.. '세계의 백신 공장' 기반 마련 [한·미 정상회담]

이진경 2021. 5. 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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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파트너십 주요 내용은
삼바,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키로
백신 원액 받아 '완제공정' 처리
AZ·노바백스 이어 mRNA 생산
美 기술과 韓 생산력 결합 효과
장기적으로 기술적 자립도 기대
美, 軍 징병 위해 55만명분 공급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하비에르 베세라 미 보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생산과 글로벌 공급 협력 강화를 위한 회담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한국은 ‘세계의 백신 공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백신 생산·공동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기술 자립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군 장병을 위한 55만명분 외 바랐던 백신 조기공급 소식은 전해지지 않아 아쉬움은 남는다.

◆안정적 백신 수급·기술 확보 기대

23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에 따르면 한·미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확대, 국내 백신 생산시설 투자, mRNA 백신 연구·개발 협력 등을 골자로 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 이번 합의의 성과가 조기에 가시화하도록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그룹’을 구성해 후속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사의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기술이전에 곧바로 착수해 3분기부터 수억회 분량의 백신 제조를 시작할 예정이다. 원료 의약품을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최종 형태로 만드는 이른바 ‘완제 공정’을 담당하는 것으로, 백신 원액 제조 기술을 이전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완제 공정도 인체 투입 전 최종 단계인 만큼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철저한 무균 처리가 이뤄져야 해 기술이전부터 설비 운영 및 관리, 생산 현장 프로세스 등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현지시간) 모더나사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사의 계약으로 한국은 전달체 방식의 아스트라제네카와 스푸트니크V 백신, 합성항원 방식의 노바백스 백신에 이어 mRNA 방식의 백신까지 다양한 플랫폼의 백신 생산을 맡게 됐다.
모더나사가 한국에 mRNA 백신 생산시설을 설립하게 되면 백신 생산 허브로서 한국의 역할은 더 강화될 수 있다. 모더나는 한국 지사 설립 이상의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시설투자 시 한국 고급인력 채용, 공장 부지 추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문동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모더나는 한국에 백신 생산시설을 설립하고, 잠재적인 한국 내 투자·생산 시설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며 “투자와 인력채용 규모 등은 추가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양국 간 백신 협력 관련 논의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우수한 생산 역량과 인적자원, 품질관리 수준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며 “미국의 기술력·원부자재 공급 능력과 한국의 우수한 제조·생산 역량이 결합해 코로나19 백신 대량생산으로 글로벌 보건위기 극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도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와의 백신 기술 연구개발 협력은 자체 백신 원천기술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서 노바백스와 합성항원 방식 백신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에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독감 결합 백신 개발과 생산을 위해 다시 손잡았다. 질병관리청 소속 국립보건연구원은 모더나사와 mRNA 백신 연구 프로그램 개발, 비임상·임상 연구 수행에 나선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외 결핵 등 다양한 감염병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방식의 백신으로, 국내 제약사들도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토착화해 독감 백신처럼 정기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자체 백신 기술 확보와 백신 생산은 수급 안정화에 중요한 과제다.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생산 투자 협력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뉴스1
◆모더나·노바백스 공급 일정은 미정

백신 파트너십 구축으로 장기적으로 안정적 백신 수급에 긍정적인 결과물은 얻었지만, 단기적으로 손에 쥐는 백신은 없다. 백신 스와프 등을 통한 백신 조기 공급이 예상됐으나 한국군 55만명분의 백신만 지원받게 됐다.

모더나나 노바백스 백신의 공급 일정도 이번 만남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가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이번 주에 첫 회분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공급이 임박했다는 예상은 나온다. 강 2차관은 “국내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은 위탁생산과 관계없이 계약된 일정에 따라 도입될 예정”이라며 “공급일정은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군에 제공될 55만명분의 백신은 모더나 혹은 화이자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백신이 공급되면 6월로 예정된 30세 미만 장병의 접종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군 당국은 현재 30세 미만 장병 약 41만4000명 중 접종 동의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 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경·나기천·박수찬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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