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글로벌 백신 허브 '큰 그림'..구체성 확보가 과제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2021. 5. 2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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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노바백스, 스푸트니크 이어 모더나도 국내 생산
mRNA 충전·포장은 핵심과 거리 멀다는 한계
"하반기 물량 확보 위한 실리적 타협인듯"
도입 일정 앞당기진 못했지만, 정부는 수급 자신
"이제부터가 더 중요..디테일 잡고 기술 확보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글로벌 백신 허브로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성공했다.

다만,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구체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인 백신 대량 생산기지 구축"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국내 백신 공급기반 마련"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더나도 국내 위탁생산…장기적 백신 공급망 확보

한미 양국은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하고, 미국의 기술·원부자재 공급 능력과 우리나라의 생산역량을 결합해 전 세계 백신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인 성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났다.

2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삼성바이오로직스 건물이 우뚝 서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는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부터 모더나 백신 수억 회분을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할 예정인데, 우리나라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에 이어 mRNA 형태인 모더나 백신의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생산 기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모더나와의 위탁계약은 백신 원료를 들여온 뒤, 우리나라에서 충전하고 포장하는 부분에 그쳐 있어 mRNA 백신을 만드는 핵심 기술과는 거리가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원료 개발까지 함께 할 수 있다면 최적이지만, 우리나라에는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어떠한 기초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일단 생산기지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는 의미를 찾아야 하고, 계속 협의를 진행해 mRNA의 핵심 기술도 이전받는 등 역량을 축적해야만 한다"고 제언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도 "국내에서 전체 공정을 구축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모더나도 전체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며 "우리로서는 하반기 백신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실리적으로 나쁜 조건은 아니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더나 백신이 우리나라에 우선 공급되는 것은 아닌데, 정부는 모더나와 국내 우선 공급에 대해서도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연구 개발 협력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문 대통령,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연합뉴스
◇사라진 백신 스와프 논의, 명분 챙긴 국군 55만명분 지원만

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백신 스와프' 방식으로 추가 물량을 들여오거나 적어도 도입 일정을 앞당기는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지만, 모두 불발됐다.

대신 미국은 주한미군과 공동의 목표를 갖고 함께 생활하고 있는 국군 55만명을 위한 백신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립외교원 민정훈 교수는 "우리는 9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는데, 제3세계 국가와 같이 백신을 계약조차 하지 못한 국가가 많아, 미국이 우리를 지원하기에는 명분이 없다"며 "대신 주한미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한국군에게 백신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55만명분을 추가 확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계약된 백신 수급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9900만명 분을 가능한 빠르게 도입할 수 있도록 개별 제약사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도입을 자신하고 있다.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이 전시돼 있다. 이날 행사에서 노바백스와 모더나는 우리나라 업체와 연구, 생산 협력 MOU를 체결했다. 연합뉴스
◇mRNA 연구협력·모더나 국내투자·노바백스 결합백신 모두 출발단계

이외에도 mRNA 백신 관련 연구협력 강화, 모더나의 국내 직접 투자, 노바백스와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결합백신 개발 협력 등 의미 있는 내용에 원칙적 합의가 있었지만, 모두 출발단계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다.

mRNA 백신 관련 협력은 정부와 모더나가 이제부터 세부적인 연구협력 주제를 정해나가야 하고, 모더나는 우리나라에 공장을 세우고 국내 인력을 채용할 뜻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이나 규모, 시점 등은 모두 미정이다.

노바백스도 결합백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언제쯤 상용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재갑 교수는 "코로나19와 독감은 겨울철에 함께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같이 편하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노바백스처럼 합성항원 형태는 기존에 인플루엔자 백신도 있고, 우리나라 업체가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에 강점이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지만, 개발 방식와 임상시험을 생각한다면 언제쯤 맞게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한미 정상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고, 위탁생산부터 연구 협력까지 교류가 진행될수록 신뢰가 쌓이고, 추가 협력의 여지가 넓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정훈 교수는 "한미 정상이 리더십을 가지고 합의를 이룬 만큼 관료들이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작업이 끝난다면 조만간 더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 예상한다"며 "기술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각 제약사가 공개하기를 꺼리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조율됐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분석했다.

이승규 부회장도 "백신 허브라는 목표 달성에 가능성이 있다고 보며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며 "단순히 충전·포장만 해서는 백신 생산기지라 할 수 없으므로 디테일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이번 기회에 백신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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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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