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거부한 그 남자..'그녀의 포옹'에 난리난 스페인 [이 시각]

최정동 2021. 5. 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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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적십자사의 한 직원이 아프리카 이민자를 따뜻하게 포옹했다. 그러나 이 장면은 곧 격렬한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8일 스페인 적십자사의 루나 레이즈(20)가 북 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세네갈 출신의 불법이민자 남성을 포옹해 진정시키고 있다. 바다를 헤엄쳐서 세우타에 도착한 그는 모로코로 송환되는 것을 강하게 거부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7~18일 이틀간 모로코 북부 해안의 스페인령 세우타에는 8000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이 몰려들었다. 스페인 경찰은 현지에서 이들을 강제로 모로코로 돌려 보냈다. 이 와중에 찬반양론을 불러 일으킨 장면이 목격됐다. 스페인 적십자사의 루나 레이즈(20)가 바다를 헤엄쳐 오느라 지친 세네갈 출신의 남성을 따뜻하게 포옹한 것이다. 그녀가 이 사진을 SNS에 올리자 곧 찬반양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극우 정당 지지자들과 불법 이민에 반대하는 스페인 시민은 레이즈의 SNS를 총공격했다. 결국 그녀는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해야 했다.

루나 레이즈가 모로코로 송환되는 것을 거부하며 우는 세네갈 남성을 진정시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레이즈가 공격당하자 그녀를 응원하는 움직임이 곧 일어났다. 한 마드리드 시의원은 "이 포옹을 스페인 최고의 상징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혐오자들보다 더 많다"고 트위터에 썼다. 국제적십자사 및 적신월사 연맹의 사무총장인 자강 샤파강도 "인류애가 어떤 건지 보여줘서 고맙다"고 했다.

세나갈 남성이 모로코로 송환되는 것을 거부하던 중 갑자기 돌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가격하자 루나 레이즈가 황급히 제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네갈 출신의 이 남성은 강제 송환을 거부하며 갑자가 해변의 돌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치기도 했다.

루나 레이즈와 스페인 군인이 자해를 시도하는 세네갈 남성을 진정시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레이즈는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을 껴안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정상적인 것"이라며 "포옹 당시 세네갈 남성은 자신을 꼭 붙잡았으며 그 포옹이 그에겐 생명줄이었다"고 말했다.

루나 레이즈와 스페인 군인이 자해를 시도하는 세네갈 남성을 진정시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9일 아프리카 북부의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스페인 여군이 불법 여성 이민자를 모로코로 돌려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레이즈가 포옹했던 남성은 곧 해안에서 자취를 감췄다. 스페인 정부는 8000명의 불법 이민자 중 5600명을 모로코로 다시 돌려보냈다.

지난 19일 스페인 군대가 아프리카 북부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불법 이민자를 모로코로 돌려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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