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수주잔고 80조→130조원..'잃어버린 시간' 찾는 SK이노

김성은 기자 2021. 5. 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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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투자에 속도전이다. 지난 4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전 합의 이후, 그 간의 전쟁으로 허비됐던 2년의 시간을 만회한다는 각오로 읽힌다.

포드와 합작으로 수주잔고 단숨에 80조→130조원
2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포드와의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 설립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누적 수주 규모는 최근 수치 대비 67% 늘어난 1000GWh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 공장을 방문한 날,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부문 사장은 현장에서 "포드와 합작 계약을 감안하면 누적 수주량은 1000GWh, 금액으로는 130조원을 넘을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시장수요에 맞춰 글로벌 공급망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의 수주잔고를 가진 곳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 CATL 등 글로벌 탑3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잔고는 향후 몇 년간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담보한단 의미에서 중요한 수치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이노베이션이 밝힌 최근 수주잔고는 600GWh로 이를 매출액 환산시 80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550GWh·70조원) 대비 각각 50GWh, 10조원 가량이 늘어난 수치였다.

늘어나는 수주 대응을 위해 생산능력(캐파) 확장도 공격적이다.

이번 합작 법인 발표로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기존 예측치(125GWh 이상) 대비 52% 늘어난 약 190GWh까지 키울 전망이다. 합작법인에서 100kwh 용량 배터리 탑재 전기트럭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인 연산 60GWh 규모 공장을 짓기로 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포드사 경영진을 인용해 이 합작사가 북미에 공장 두 곳을 짓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생산능력이 40GWh로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향후 이 수치를 4년 내 5배 가까이 늘리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능력이 올해 155GWh, 2023년 260GWh 이상에 달한다고 전망되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소송과 관련한 사업 불확실성이 있었는데 이 이슈가 해소됐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논의되던 추가 수주 건도 가까운 시일 내 가시화 예정"이라 밝혔었다.

포드처럼 다수 완성차 업체들이 안정적 부품 공급망을 갖추기를 희망함에 따라 향후 SK이노베이션의 JV 사례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소송이 촉발되기 시작할 때쯤 SK이노베이션이 독일 폭스바겐과의 JV 설립을 검토했었던 만큼 연내 1~2개의 JV가 더 발표되지 않겠냐는 기대들이 나오고 있다.

SK이노의 독한 혁신, 9년 만에 생산능력 1.1GWh→190GWh
지난 한 달 여간의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경로를 따라가면 숨가쁘다.

4월 중순 현대차·기아와 HEV(하이브리드차) 배터리 공동 개발을 발표했고 같은 달 말에는 기아와 배터리 순환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술 기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이달 초에는 분리막 등 소재 자회사 SKIET의 상장을 완료했고 최근에는 중국 배터리 업체 EVE와 양극재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의 움직임이 공격적 경영 속도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김준 총괄 사장이 2017년 취임하면서 선언했던 '총체적 변화'에의 예고를 곱씹으면 오히려 '약속의 준수'에 더 가깝다. 특히 지난 2년간 소송전에 휘말렸던 것을 감안하면 더는 지체할 수 없다는 내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2017년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짧은 여름과 긴 겨울의 '알래스카'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만큼 이제 경영 전쟁터를 '아프리카 초원'으로 옮긴다"고 선언했었다. 약육강식 규칙이 지배하지만 경쟁력만 있다면 생존을 넘어 성장에 제약이 없는 곳으로 전장을 옮긴단 의미였다. SK이노베이션이 전통 정유강자지만 '자기존재'를 부정하는 수준까지의 혁신을 감수, 배터리에 미래를 걸고 대규모 투자를 밀어붙이기로 확정한 때다.

2019년 5월 김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430GWh 수준인 당시 수주잔고를 2025년 기준 700GWh로 늘리고 연간 약 5GWh 수준인 생산규모를 100GWh로 키운다고 밝혔었다. 현재의 수주잔고와 생산능력을 보면 당시 목표치에 예정대로 도달하는 것은 물론 초과 달성해 나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체질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결정한 후 최근 몇 년간 내부 임직원을 설득, 결속하고 조단위 투자금을 지속 지원하면서 배터리 사업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며 "2016년 말 1.1GWh에 불과했던 생산능력이 올해 40GWh, 2025년에는 190GWh까지 늘어날텐데 이는 업계에선 상당히 빠른 속도의 확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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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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