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엔솔 '배터리 동맹' 亞시장 선점

이윤재,서동철 2021. 5. 2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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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첫 배터리공장 설립
현대차 印尼공장 인근 유력
내년에 전략 전기차 생산 계획
LG엔솔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
현대·LG 전략적 관계 공고해져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최초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동남아시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세워지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가 2년여의 고민 끝에 인도네시아를 배터리 생산 기지로 최종 낙점한 이유는 전기차 시장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동남아시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국내 완성차-배터리 업체가 손잡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국내 업체 간 기술동맹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는 최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2017년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한 후 아세안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를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약 15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브카시시(市) 델타마스공단 내에 완성차 공장 설립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생산 공장은 아세안 지역을 겨냥한 현지 전략 기지 성격이 강하다. 아세안 국가별로 5~80%에 달하는 완성차 관세 장벽과 자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 장벽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거점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연간 25만대 생산 규모의 인도네시아 공장은 이달부터 시험생산에 들어가 올해 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부터 아세안 전략 모델 전기차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공략을 위한 전기차 생산기지로 활용된다면 싱가포르에 건설 중인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는 아세안 전략 모델 전기차 생산 플랫폼을 테스트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HMGICs에는 소규모 전기차 시범 생산 체계를 갖추고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실증할 '테스트베드(Test Bed)'로 활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들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25년까지 201만대, 싱가포르는 2050년까지 53만대, 태국은 2036년까지 12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이번 인도네시아 공장 건립으로, 배터리 영토 확장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됐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충북 청주)을 포함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주요 대륙별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동남아시아 첫 배터리 공장 진출이라는 기록을 보탰다.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이 양산에 돌입하는 2023년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생산 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120GWh에서 2023년 260GWh로 뛰어오른다. 동남아시아 수많은 국가 가운데 인도네시아를 최종 낙점한 것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천연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한 점, 여기에 인도네시아 정부의 전기차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의 풍부한 자원을 앞세워 2030년 '전기차 산업허브'가 되겠다고 지난해 4월 선언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년 동안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공장 유치를 위해 양국을 오가며 공을 들인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있었다.

한편 이번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으로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양사의 전략적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린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가 해외 배터리 생산기지를 함께 설립함으로써 국내 업체 간에도 기술동맹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윤재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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